전문가가 본 2014년 경기 전망

폴리에스테르 직물. 백정현 (주)성안 전무
터키시장, 지난 10월부터 물량 증가 뚜렷
이란용 두바이 시장 호전. 사우디는 계속 흐려

폴리에스테르 직물시장은 새해에도 획기적으로 나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2013년 보다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여전히 니트직물 강세 속에 우븐직물이 크게 부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마이크로 박지와 후직물의 경우는 다를 수 있으나, 우리가 주종으로 하고 있는 야드 당 300g기준의 여성정장용 후직물은 시장이 갑자기 호전될 수 있는 소지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중동지역에 의존율이 높은 폴리에스테르 아바야 직물은 무엇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큰 변수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사우디의 자국민 고용 확대를 위한 외국인 추방정책은 새해에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에는 수백만명의 인접 중동사람이 들어가 취업하고 있고 상당수는 원단 장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추방당하고 신규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까다롭게 해 저지하는 정책은 새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13년 사우디 장사가 고전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새해에는 미국이나 유럽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나 폴리에스테르 후직물은 가격 경쟁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산과의 가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채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행히 이란시장을 겨냥한 두바이 시장이 변화될 가능성은 있다. 특히 유렵용 봉제의 대량 수요처이자 자국 수요가 큰 터키 시장은 변수가 있다고 본다. 터키에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산 물량이 늘어나 시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폴리에스테르 우븐직물은 그동안 인도네시아산에 시장을 뺏겨 한국산이 크게 고전해왔다. 한국산은 10년 동안 반덤핑 관세(기본 14.6%)를 부과 받고 있고 여기에 대행료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은 가격격차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 10월부터 한국산 폴리에스테르(후직물) 직물이 터키에 들어가는 양이 늘어난 것은 인도네시아산이 터키 수요를 모두 커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 구조로는 인도네시아산이 엔티덤핑 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한국산과 중국산(덤핑관세율 70%)보다 크게 싸지만 품질과 딜리버리 등 사후관리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 바이어들은 인도네시아산이 가격 메리트 외에는 딜리버리 약속이 제멋대로 이고 선L/C개설이 안 되면 아예 생산 자체를 하지 않는 고자세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딜리버리나 품질 약속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신용으로 일정 기간 여신까지 주는 앞선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산이 터키 시장을 휩쓸수록 손을 못 대는 것은 역시 가격경쟁력이다.

또 걱정스러운 것은 폴리에스테르 직물 중 우리의 독점물이었던 치폰직물을 중국이 대량으로 생산함으로써 우리 업계에 결정타를 안기고 있다.

2013년 상반기까지 불티나게 팔리던 한국산 치폰직물이 하반기부터 주저앉은 것은 중국의 대량 생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에서 중국산 생지를 들여와 염색 가공해 수출하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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