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2014년 경기 전망

환편 니트직물. 김형련 (주)코라인터내셔날 사장
3월부터 점진적 회복 기대 제값받기 관건
미국 경기 회복 급물살, 이란ㆍ이라크 시장 큰 팽창 기대


수출 섬유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니트직물,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환편니트직물 경기를 전망하기 전에 2013년 경기를 회고할 필요가 있다.

사실 환편 니트직물 경기가 급속히 추락한 것은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유럽은 물론 미국 경기도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했고 대형 시장인 중동지역 경기가 기대를 저버리고 침체 일로를 걸어 국내 업계의 고통이 컸다. 특히 한ㆍ터키 FTA를 계기로 오더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터키가 활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솔직히 터키시장의 수출 가격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원가 밑으로 거래되고 있다. 원인은 터키에 있는 에이전트들의 책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업계의 제살깎기 투매경쟁이 원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니트원단을 생산하면서 무역창구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가격 질서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반해 단순 생지 생산업체나 트레이딩 업체들에 의해 시장질서가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니트직물 수요가 대량으로 늘어나면서 니트 생산업체가 급증했고 그들의 생지 생산이 대량으로 증가해 공급과잉이 생긴 것이다.

생지 생산업체들은 재고가 쌓이면 자금이 급한 월말에 생산 원가를 불문하고 자금위기를 넘기기 위한 막장 투매가 정례화 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업체들은 그야말로 헐값에 이를 인수해 염색가공한 다음 싸게 산만큼 수출도 상식 이하의 가격으로 해외 시장에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딩 업체들이 생지를 싸게 샀더라도 적정마진을 붙여 팔면 시장질서가 무너지지 않을 텐데 싼 물건 사서 싸게 파니까 시장이 망가진 것이다. 이 같은 우리 내부의 제살깎기 투매가 사라지지 않으면 시장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우리 업계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문제는 새해 경기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내 판단으로는 3월 이후부터 회복기미가 두드러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미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유럽도 최악의 침체의 늪을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중동에서의 ITY싱글스판이나 베네치아 등 니트직물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중동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이란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가 풀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의 니트 수요가 크게 팽창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란뿐 아니라 이라크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벌써부터 이란에서의 오더는 2013년보다 호전되고 있는 분위기다. 바닥 밑으로 추락한 터키 시장도 2013년보다는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강조하듯 제값받기 전략이다. 원사가격도 새해 벽두부터 꿈틀거리고 있다. 인상은 아니지만 10월, 11월에 내린 만큼 이를 환원시키겠다는 분위기다. 코라인터내셔날의 이 같은 여러 정황을 고려해 새해부터는 니트원단 수출 가격도 반영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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