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천ㆍ타천 후보 7명 윤곽. ‘섬유ㆍ패션 대통령’ 전례 없는 과열
17일 이사회. 회장 추천 5인위 선정. 2월 초 만장일치 추대
노 회장, 3연임 여부 관건. 최병오, 박상태, 김웅기 회장 출사표
우오현, 원대연, 염태순 회장 추대 여론도 아직 안개속



섬유ㆍ패션 대통령으로 불리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차기 회장 선출일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면 아래서 정중정으로 거론되던 후임 회장 후보군에 대한 윤곽이 수면 밖으로 본격 드러나고 있다.

이는 차기 회장 선출에 따른 절차상 섬산련 총회 개최 2개월 전에 후보 추천위원 5인을 이사회에서 선정한 후 이 후보 추천위원들이 전권을 위임받아 한 사람의 적임자를 정해 이를 2월 27일로 예정된 섬산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17일 개최되는 섬산련 이사회에서 회장 선출을 위한 위원 5명이 선정되는 순간 앞으로 이들 추천위원들이 갑론을박 의견 조율을 거쳐 한 사람의 단일 후보를 선정해 총회에 상정, 통과시키게 돼 있어 우선 후보추천위원회에 누가 들어가는 가를 놓고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관례상 섬산련 회장은 과열국면으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경합을 통해 투표로 뽑는 것이 아니라 섬유ㆍ패션 산업발전을 위해 능력과 지도력을 갖추고 가장 헌신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단일 인물을 추대하여 만장일치로 총회에서 선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자천ㆍ타천으로 차기 섬산련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인사는 무려 6~7명.
과거에 볼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 여부와 상관없이 거명되고 있어 자칫 과열 현상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현재 거명되고 있는 인사는 3연임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노희찬 현 회장과 최병오 의류산업협회장, 박상태 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 우오현 티케이케미칼 회장(SM그룹 회장), 원대연 패션협회장,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등 7명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이 중에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거나 맡겨주면 봉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나 자칫 과열국면을 우려해 자진 포기하는 인사도 포함돼 있어 최종 유력후보는 3~4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당초 차기 섬산련 회장으로는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1순위로 거론되면서 후보군으로 거명된 인사 모두가 성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할 예정이었으나 3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절대고사 입장을 표명해 의외로 많은 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다.

먼저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 6년간 탁월한 지도력과 헌신적으로 섬산련 회장으로 봉사해온 노희찬 회장의 3연임 여부다. 노 회장 자신은 고사하고 있지만 섬산련 이사진과 대의원 대부분이 그의 3임을 권하고 있어 노 회장이 3연임 의사만 있으면 따 놓은 당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력 인사들 모두 노 회장이 3연임 의사가 있다면 경합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노 회장 자신이 그동안 사석에서 3연임 의사가 없다고 거듭 강조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업계의 권유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끝내 고사하고 후임에게 바통을 넘길 지는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 회장이 3연임을 자진 포기할 경우 후보군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 경우 최병오 의류산업협회 회장과 박상태 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이 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중 김웅기 회장은 올해 수출 규모가 14억달러에 달한 세계 최대 의류수출 벤더로서 글로벌 경영의 대가이자 중견 패션업체인 인디에프의 회장이라는 막중한 비중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 세아상역은 국내 거래 협력업체가 1000여개에 달하고 인디에프는 개성공단에 자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등 수출과 내수를 병행하는 글로벌 기업인의 장점이 돋보이고 있어 섬유ㆍ패션업계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고 있고 김 회장 역시 세계 최대 의류수출 벤더로 성장한 위상을 살려 섬유ㆍ패션업계에 봉사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병오 의류산업협회 회장은 동대문 시장에서 출발해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오늘의 패션그룹 형지를 축성한 입지전적인 기업인으로서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의류산업협회 회장으로서 지난 3년간 봉사하며 탁월한 지도력과 봉사를 온몸으로 보여준 최 회장은 섬산련 회장을 향해 적극적인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의류산업협회는 지난 11월 이사회에서 최 회장의 지도력과 능력을 거울삼아 차기 섬산련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만장일치 의견통일을 보일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또 유력 인사 중 돋보이는 인사는 박상태 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을 꼽을 수 있다. 박 이사장은 전통적인 대구섬유업계의 대표기업인 (주)성안과 성안합섬, 성안염직 등 섬유제조업계의 간판기업이란 명성을 얻고 있는데다 선대 고 박용관 회장의 대를 이어 장기간 섬유단체장으로 봉사하고 있기 때문.

특히 화섬과 직물ㆍ염색까지 섬유산업 전반을 운영하고 있는 대구 섬유업계의 대표주자로서 대구섬유업계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고 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을 3연임하는 동안 탁월한 지도력을 검증 받고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오현 티케이케미칼 회장은 기업 규모가 26개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한 SM그룹 회장으로서 국내 최대 규모의 화섬기업인 TK케미칼의 오너란 점에서 화섬업계 대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려운 모방협회장으로서 많은 출혈을 감수하며 봉사해오다 후임에게 바통으로 넘겼지만 최병오 회장과 함께 중견기업협의회 부회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본인보다 업계에서 우 회장의 다각경영능력과 지도력을 앞세워 추대하자는 의견이 많지만 “본인이 만장일치 추대가 아니면 절대 나서지 않겠다”는 정중정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원대연 패션협회장도 그의 탁월한 능력과 헌신적인 봉사능력을 높이 평가해 전문 경영인의 능력을 섬유패션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줄 것을 많은 인사들이 권유하고 있다. 그가 처음 패션협회장에 취임할 당시 짊어지고 가기 힘든 부채를 말끔히 청산하고 성수동에 어엿한 자체 사무실을 구입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 점을 업계가 평가하고 있기 때문.

섬산련은 건물 임대료만으로도 재정자립은 물론 많은 사업을 벌이고 넉넉한 재정사정을 감안할 때 이제는 꼭 오너회장을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진보적인 의견이 많은 가운데 원 회장 자신은 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 섬산련 회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어 최근 다크호스로 등장한 유력 후보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이다. 가방 전문 수출 회사로 시작해 대우그룹의 대형 섬유ㆍ패션회사인 신성통상을 인수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있는 뚝심 있는 탁월한 능력에 업계 일각에서 추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릇이 크고 기업경영능력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통 큰 지도력을 보이고 있는 그는 2년 전 한국패션협회장 출마설이 나오다 걷어 들인 바 있다.

수출과 내수를 겸하고 있는 대형 기업 오너로서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에 이어 재작년 섬유의 날에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어 업계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편.

이 같이 본인의 강력한 의사가 있건 없건, 자천 타천으로 차기 섬산련 회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인사는 7명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7일 선출될 추천위원 5명이 누구를 최종 후보로 선정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

그러나 섬산련 회장은 우리나라 섬유패션업계 수장이란 점에서 노희찬 협회장의 의중이 어디에 있느냐가 결정적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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