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中國’재현 우려속 해외기업 동일적용 안도
“고부가가치 집중, 생산성 높여 경쟁력 강화”

베트남 당국이 내년 최저임금 인상 시행령을 발표한 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14일 국내 일반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수상령을 공포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1,2,3,4 지구로 나누어 1지역의 경우 올해 연간 최저임금 225만 동(11만 2500원)에서 내년에는 270만 동(13만5000원)으로 올해 대비 35만동(14.8%) 인상된다.

1지역은 하노이, 하이퐁, 호치민 등 대도시와 동나이성 빈즈엉성 바리아-붕따우성이다. 이들 지역은 한국섬유업체들이 다수 진출해있는 곳으로 베트남 경제 산업의 요충지다.

KOTRA 호치민 무역관 측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 결정으로 섬유, 봉제, 신발, 전자 등 노동집약적 산업분야에서는 내년도 임금 인상폭에 대한 고용주들의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베트남 최대 명절인 설과 맞물려 인력확보를 위해 기업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관 측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외국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일부 자금동원이 어려운 베트남 중소기업들은 경영난이 더욱 어려운 반면 임금수준이 높은 외국계 기업들에게는 인력이 집중될 가능성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은 이처럼 인력-자금난으로 3000여개의 기업이 도산했고 이중 절반이상이 섬유관련업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에 따르면 최근 가파른 임금인상과 관련 대응책 마련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가 40~50% 규모로 폭등 수준의 임금을 인상함에 따라 이미 고임금에 따른 ‘탈중국’ 현상을 경험한 우리기업들은 베트남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 중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인근 캄보디아 및 미얀마 쪽으로 생산시설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하노이 인근 방장성에 프라우덴 공장을 증설한 태평양물산의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베트남의 임금 인상 부담이 점차 현실화 되면서 장기적으로 제3시장 쪽으로 공장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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