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기어를 입는 다는 것, 자아실현입니다”
남성 복종 혼재속 신개념 ‘어반 유틸리티’ 표출
英 BBC 자동차 버라이어티쇼 ‘탑기어’와 제휴
‘코모도S’ ‘캘번’ 등 성공 론칭 관록…히트 예감

브랜드 인지도 급속 확산
2014캐주얼 복병 떠올라

탑기어(TopGear)가 2014 캐주얼 패션시장의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탑기어’는 (주)케이브랜즈(대표 엄진현)의 조수안 본부장(48)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남성 어반 유틸리티 캐주얼 브랜드다.
탑기어는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서 론칭행사를 개최한 이후 바이어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캐주얼 시장에서 새로운 아이템에 갈증을 느낀 유통 쪽에서 ‘신선한 파트너’를 찾은 것이다.

하반기 신규 론칭이 러시를 이룬 가운데 마켓트레이더들의 주요 관심 브랜드로 부각된 탑기어의 사령탑을 만나보기로 했다.

지난주 기자가 방문했을 때 경기도 판교시 PDCC타워 8층에 있는 브랜드 사업본부에서는 조수안 본부장이 멤버들과 함께 론칭 후속작업에 열중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주)케이브랜즈는 탑기어를 최고 패션브랜드로 성장시키는 한편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10월초 서울 서초동에서 이곳으로 옮겨 새둥지를 틀었다.

조 본부장은 자신이 탄생시킨 브랜드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자료를 펼쳐 놓더니 긴장섞인 설렘으로 차분하게 얘기를 전개해 나갔다.

그는 탑기어를 입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자아실현’이라고 정의했다.
패션과 자아실현. 브랜드 컨셉에 메시지가 있는 듯 보였다.

“최근 패션시장은 아웃도어 일색입니다. 상황과 장르가 무시되면서 패션성이 무시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를테면 산에 갈 때도 결혼식장에 갈 때도 아웃도어 차림입니다. 탑기어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기품있게 표출하는 것이지요.”

그는 남성의 복종이 혼재된 상태에서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궁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고급 ‘어반 유틸리티(Urban Utility)’ 탑기어의 탄생 배경이다.
“아웃도어 시장의 포화상태와 복종의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젊은 고객들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했습니다. 탑기어가 답해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탑기어는 액세서리의 경우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에서 도입했고, 잡화는 일본에서 들여왔다. 잡화 구성비가 20%로 타브랜드의 7~8%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영국 BBC의 세계 최대 자동차 버라이어티쇼 ‘탑기어’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의류 브랜드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모 방송에서 ‘TopGear-Korea’를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고 자동차 동호인들과 마니아를 중심으로 시청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조 본부장이 이를 착안 새로운 브랜드 네임으로 굳힌 것이다.
“슈트를 배제하고 캐주얼을 지향한 겁니다. 남성들의 다양한 취미를 반영한 셈인데 자동차가 모티브입니다. 새로운 조닝인만큼 트렌드를 선도할 것입니다.”

그는 탑기어는 기존 브랜드가 내세우고 있는 감성적ㆍ스타일리시보다 도시적이고 기능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텔리전트와 역동성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 타깃도 에이지리스(Ageless)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장르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패션 시장은 최근 들어 브랜드의 캐릭터가 강조되고 세분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어반-유틸리티를 표방하고 있는 탑기어가 이들 요건을 충족시키고자 등장한 것이다.
그는 신규브랜드의 주 판촉 타깃으로 백화점만을 노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화점의 경우 인테리어 문제 등으로 브랜드 교체에 따른 비용이 부담돼 구조적으로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현실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내년초 6~7개 전문매장 개장을 시작해 연말까지 메트로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15~16곳을 오픈할 방침이다.
국내 백화점들과는 다음 달 하순 입점 계약을 준비 중에 있고 이들 모두 ‘탑기어’에 대해 우호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본부장은 ‘탑기어’의 마케팅과 관련 말을 아끼면서도 전략적 접근 방식을 내비쳤다.

“초기에 브랜드 이슈화가 중요합니다. 탑기어의 자동차 매칭 스토리를 풀어나가면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유발할 것입니다. 이후 브랜드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총력을 쏟아야지요.”
그는 탑기어를 방송프로그램 TopGear-Korea, 카 레이싱 등과 연결시켜 브랜드 인지도를 효율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하되 온라인에 비중을 두면서 쌍끌이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주 공략 타깃이 젊은층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현재 디지털콘텐츠 제작 밑그림이 진행 중에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과의 호흡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결국 여기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예인 PPL광고도 소홀히 할 수 없지요. 결국 브랜드 차별화를 극대화 시켜 나갈 것입니다”
그는 오프라인 시장의 경우 인지도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매장에서 비주얼에 비중을 둘 방침이라고 말한다. 숍에서 고객과의 밀착 소통이야말로 파급효과가 커 매출증대의 핵심이라는 것.

조 본부장의 탑기어 본부는 지난 3월 말 구성돼 디자인ㆍ기획인력 등 핵심인력들이 포진하면서 라인업이 완성단계에 있다. 20~25명이 최종 구성된 후 2014 S/S를 향해 전방위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조 본부장은 지난 주 팀원 4명을 동행하고 4일간 일본을 방문 현지 매장의 상품구성, 인테리어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돌아왔다.
내년 초엔 유럽을 방문 패션시장 동향을 파악할 계획이다.
그는 1992년 톰보이를 시작으로 패션업계의 길을 걸으며 2006년 남성정장 ‘코모도스퀘어’, 2010년 캐릭터 캐주얼 ‘캘번’에 이어 올해 ‘탑기어’가 3번 째 론칭이다.

올해 초 미샤에서 (주)케이브랜즈에 합류했다.
2006년 론칭 당시 전국 60개 매장을 직접 선택하고 현장을 점검하면서 당시로서는 리딩 매출 규모인 600억 원을 찍으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Again 2006! 조수안의 야망이다.
오윤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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