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얼컴퍼니 권병국 부사장-

호황브랜드 매출 떨어지자 구세주로 친정 복귀
회사명 빼고 전면 개편 단행, 매출 빠르게 회복
‘소싱귀재’ 평판…500~1000억브랜드 10개 목표

“브랜드 소싱-디자인파워 승부
개성중시 젊은층 우리편 확신”

(주)리얼컴퍼니(대표 맹주옥) 권병국 부사장의 승부수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가 회사 대표 브랜드 에스크(ASK)와 도크(DOCH)의 부활을 위해 4년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후 시장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에스크는 백화점 매출 1위를 달리더니 지난해 대비 매출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페이스라면 에스크의 올해 매출 목표 400억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병국 부사장(55)는 2009년 총괄전무를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가 지난 2월 리얼컴퍼니에 다시 합류했다.

시장의 위기가 지속되자 소싱-마켓팅 노하우에 탁월한 권 사장에게 두 브랜드가 SOS를 친 것.
리얼컴퍼니는 효자브랜드 ‘에스크주니어’ 등을 앞세우며 2009년 매출 2650억 원을 달성, 업계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그러나 연매출 3000억을 눈앞에 두고 급전직하했다.

“일종의 경영 미스라고 봅니다. 책임자들의 판단착오가 아니라면 잘 나가던 유명 브랜드가 이렇게 추락하지는 않았겠죠.”
권 부사장은 한 때 자신이 관여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두 브랜드의 초라한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패션시장이 아무리 나빠도 순식간에 20% 이상 빠지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침체 땐 마켓세어를 줄여 잡고 호황을 대비한 투자도 따라야 하는데, 무조건 허리띠만 줄이는 방식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그는 기업 개선작업부터 단행했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구성원간 소통과 융합에 앞장서고, 업계서 내로라하는 실력파들도 영입했다. 최근 합류한 배슬기 CD도 이 같은 케이스다.

“패션업은 유능한 경영인 한 명의 ‘원맨쇼’로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경영-생산-마케팅 등 각 분야의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죠.”
결국 6개월에 걸쳐 구성원 인선작업을 끝내고 브랜드 리뉴얼 및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회사 이름만 빼고 모두 바꿔 놓은 셈이다.
그는 당장 나서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감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한다.
“이지캐주얼에만 장기간 머무를 수는 없어요. 변화를 모색하며 살길을 찾아 나선 거죠. 위기 때 물량-가격(인하) 경쟁은 일시 방편에 불과합니다”

권 부사장은 회사 U턴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철저한 시장조사를 벌였다.
이지의 생명력은 향후 2년 정도로 예상해 사업 방향을 재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현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현재 가장 임팩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기능성에 바탕을 둔 ‘디자인’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에스크와 도크도 기능성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등산복,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등 표방하는 브랜드마다 비슷한 기능성ㆍ디자인ㆍ가격을 강조하다보니 젊은 소비자들은 그곳에서 빠져 나오고 싶어합니다. 이를테면 메트로스타일이나 평상복을 입어도 나만의 개성을 연출하고 싶어하죠. 디자인입니다”
“‘리얼’의 컨셉은 디자인에 포커스를 맞춰 주력 소비자인 젊은층과 호흡하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29~11월 1일 성수동 본사에서 주력 브랜드 ‘에스크’와 ‘도크’를 중심의 2014 S/S 리뉴얼 론칭에서도 이점이 집중 부각됐다.
바이크 매칭 등을 모티브로 기능성에 디자인과 스타일리시를 특히 강조한 것.

“도크는 옷이 튑니다. 튀는 것이 컨셉입니다. 한 단계 위를 선호하는 ‘추종자’들은 개성을 향해 갑니다. 바로 도크가 그 길목에서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디자인과 소싱력이 리얼컴퍼니의 가장 큰 장점이자 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권 부사장은 현재 의류시장 판도와 관련, 불황의 돌파수단으로 기존 캐주얼 업체까지 SPA 및 아웃도어로 방향을 틀고 있는 모습에 아웃도어 시장의 포화상태가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아웃도어 업체들이 경쟁적 할인행사를 계획하고 있고, K사가 골프웨어, B사가 안전화 사업진출 발표하는 등 ‘서브브랜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우린 스포츠-아웃도어 경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장을 타개해 나갈 것입니다. 메이저 아웃도어업체와 정면대결은 현재로선 역부족입니다”

그는 500~1000억 브랜드 10개가 목표라면서 3~4년 주기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얼컴퍼니는 현재 수출보다 내수에 올인하고 있다.
수출 쪽은 국내시장부터 살린 뒤에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회사는 수출과 관련 이미 중국 및 미국 바이어와 구체적인 의견이 오갔고, 이 지역 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아이덴티티가 확실하지 않은 브랜드는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리얼’이 표방하고 있는 SN(Super Natural)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15개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기능성과 천연소재 사용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덧붙였다.

권 부사장은 차기 론칭 등 향후 계획과 관련 내년에 에스크 주니어 50억, 에스크 시니어 20억 흑자를 목표로 집중할 계획이고, 도크는 현재의 적자 규모 정도로만 묶어둔 채 터닝포인트로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두 브랜드의 정상복귀를 확신했다.
“에스크와 도크가 백화점ㆍ유통 쪽에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매장으로 두 브랜드를 집어넣겠다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는 “교만하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시장을 읽으면서 고객의 니즈에 정확히 대응하는 것이 브랜드 비즈니스의 첫 번째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권병국 부사장은 신원과 네티션닷컴을 거친뒤 리얼컴퍼니에서 2003~2004년 에스크와 도크를 론칭했다.
이후 2009년 LG패션으로 옮겨 소싱업무를 총괄하다 올해 2월말 리얼컴퍼니로 복귀했다. 가는 곳마다 그의 위력이 발휘되면서 업계에서 소싱의 귀재로 불리고 있다.
오윤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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