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산업, 고부가가치 전환 시급”
"TOP브랜드 육성" CEO 인식 전환, ‘개선’아닌 ‘혁신’수준이어야
“한국밴더 업무 수행 탁월하나 ‘물량’ 이미지”아쉬워
전스트림 구축·열정·순발력 강점 ‘메이드 인 코리아’ 부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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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장 내년 하반기 회복전망…아웃도어는 지속성장”
“한-터키 FTA, 물량은 움직이나 가격 회복은 부진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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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인력 부족하고 고령화,
외인근로자 활용방안 확대해야”

“SPA 분야 지나친 쏠림에 염려,
리스크 각오…자금 등 무장해야”

“현재 불황은 호경기 맞이할
기업 체질개선의 좋은 기회”

“싸구려로 100만 달러 이익보다
중가로 80만 달러 알찬이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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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섬유신문> 창간 20주년 '한국섬유패션산업의 현황과 나아갈 길’특별 좌담회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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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섬유-패션산업 선진국 도약 단계에서‘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제섬유신문>이 창간 20돌을 맞아 마련한 ‘한국섬유패션산업의 현황과 나아갈 길’ 특별 좌담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나라의 섬유-패션 산업이 현재 새로운 전환점에 있다며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향상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겸한 특별좌담회는 김동수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남해공 (주)선익 사장, 박상태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이상 가나다 순)과 본지 조영일 대표이사 등 우리나라의 섬유-패션 전문가 6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좌담회는 특히 최근 미-유럽 경기의 바닥탈출 신호와 한-터키 FTA 발효, 개성공단 조업 중단 등 섬유수출 경쟁력에 대한 제고 시점에서 마련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리 섬유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주로 초점에 맞췄다.

좌담은 사회를 맡은 본지 조영일 대표이사가 현안에 대한 주제를 제시하고,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별좌담 지상중계… 26·27면에 계속>

[국내 섬유-패션산업 현황]
조영일 대표이사(이하 조): <국제섬유신문사>는 신문 창간 20돌을 맞아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면서 향후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인지, 섬유패션업계 전문가들의 고견들 듣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 오늘 좌담회는 독자 뿐 아니라 섬유-패션업 종사자들에게 소중한 정보가 될 것이다. 먼저, 섬산련에서 파악하기에 우리나라 섬유패션 산업의 현황과 실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김동수 부회장(이하 김): 섬유산업이 세계적 레벨에 근접한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가 경제력과 비교할 때 섬유패션업계가 다소 위축이 돼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소 밀리고 있는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소프트웨어 측면(패션 디자인)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 우리 섬유산업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김: 수출기준 세계 7~8위 수준이다. 1위는 중국이다. 우리나라가 외형적으로 7~8위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조: (원대연 회장에게) 패션산업 부문도 말해달라.
원: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세계적 위상을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 다만 순위로 4~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4대 패션 강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미국 정도로 보고 있는데, 유럽국가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아시아는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를 들 수 있다.

조: 우리나라의 섬유시장은 가방, 신발 등 포함하면 40조 규모다. 전체 생활용품 소비재 시장 300조 원 중에서 섬유가 자동차(30조 원), 가전(20조 원)보다 많으니 엄청난 규모다.
김: 섬유만 따지면 20조 원 정도다. 식료품(60조 원), 유류(50조 원)이고.

조: 직물의 현황은 어떤가.
박상태 이사장(이하 박): 직물 쪽은 불경기에서 호황으로 가다가 작년 9월 이후 주춤한 상태다. 직물이 부진하다보니 니트가 직물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부진하다. 유럽 경제 위기의 영향이 직물 쪽엔 약간 늦게 나타난 듯싶다. 섬유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직물도 지난 4월부터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가격회복은 안되고 있는 상태다.

조: 가격회복이 더딘 원인은 뭔가.
박: 한국합섬·금강함섭의 합섬재고에 대한 덤핑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재고가 거의 소진되면서 원자재도 안정되고 있어 이달 이후 가격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동 및 터키(한-터키 FTA)시장도 물량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으나 역시 가격은 부진하다. 결국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재고 과잉이 아닌가 판단한다.
원: 전반적으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 않나. 유럽도 이제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미국도 개선되고 있으니.
박: 직물 분야는 경기 후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조: 직물과 의류는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의류산업은 해외에서 대부분 소싱을 하고 있고 밴더만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국내 생산은 어느 정도인가.
남해공 사장(이하 남): 국내 생산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FTA 발효로 의류 쪽이 좋다고 하는데 실제 반영되는 것은 체감하기 어렵다. 일부 소규모 니트만 국내에 남아있는 정도다.

조: 그러고 보니 80~90년대가 전성기였던 것 같다. 그래도 밴더들은 대형화돼서 잘 버티고 있지 않나.
남: 그렇다. 밴더들이 해외 소싱을 잘 하고 디자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 오피스는 유지하고 있지만 바이어들이 점점 생산하는 국가에서 직접 소싱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서 할 수 있는 기능이 얼마나 지속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

조: 바이어들이 국내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남: 그렇다. 바잉오피스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 나가 있는 업체는 한국 사람들이 직접 나가서 일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바잉오피스·해외소싱]
조: 현재 해외 소싱은 어디가 가장 유리한가. 중국은 비용이 많이 오르지 않았나.
남: 내가 진행하는 어카운트를 보면 중국이 유리한 편이다. 약간 고급 매장인 경우 중국이 유리하고, 저가인 경우는 인도네시아가 유리하다. 베트남도 많이 올랐다.

조: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베트남이 유리하지 않나.
남: 베트남의 경우 이미 진출한 호치민, 하노이, 다낭을 제외하면 이젠 들어갈 만큼 매력적인 곳이 없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를 비롯해 펼쳐 나갈 곳이 많다. 인도네시아가 잠재력이 많은 것 같다.
박: 베트남도 이젠 사람 구하기가 힘들지 않나.
남: 하노이의 경우 전자 쪽이 들어가면서 섬유가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조: 그렇다면 국내 유턴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나.
남: 우리회사도 패션주얼리를 하는데 중국 청도에서 15~20년 정도 재미를 봤다. 중국당국의 규제 및 임금상승 등으로 주얼리 업체들이 익산으로 U턴 한다는데 실상을 그렇지 않다. 패션 주얼리가 요구하는 젊은 노동력이 거의 없다. 한 때 U턴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으나 현재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섬유산업 전스트림 유지 강점]
조: 우리 섬유 산업의 강점은 무엇을 들 수 있나.
김: 우리나라가 원사부터 직물, 봉제 등 섬유분야에서 모든 스트림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OECD국가에서 거의 유일하다. 이렇듯 잠재력과 비전은 있는데 얼마나 경쟁력으로 현실화 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선진국은 디자인파워, 기술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트림을 갖춘 상태에서 우리 고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조: 패션은 어떤 점이 강점이라 할 수 있나.
원: 취약점은 있지만 전 스트림이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강점이다. 디자인 능력은 선진국에 밀리지만 수십년 간 지속돼온 노력과 열정 때문에 패션 또한 세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열정과 순발력이 최대 강점이다. 그런데 경쟁은 늘 존재한다. 따라서 CEO들이 좀 길게 보고 양보다는 질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할 때다. 브랜드의 밸류를 높이는 쪽으로 좀더 서둘러 가야한다는 것이다. 직물쪽도 그동안 수출이나 많이 파는 데만 골몰해오지 않았나 싶다. 지금부터라도 브랜드를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10년 후엔 그 원단을 쓰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수준이 될 것이다. 특화된 이미지가 심어지면 그것이 바로 경쟁력이다. 패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SPA쪽으로만 지나치게 몰리고 있는 인상이다. 개인적 생각으로 지금 잘 나가는 SPA가 위기가 될 수도 있다. SPA는 어마어마한 투자와 장기전을 치를 수 있는 자금력과 CEO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조: 직물은 어떤 상황인가. 직물-화섬 분야는 우리가 상당히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박: 화섬은 업체 수가 줄었다. 특화된 업체들만 살아있다. 화섬의 경우 다품종 소량생산을 시도했다가 큰 재미를 못봤다. 소량생산으로 단가를 많이 받으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의류 쪽은 투하한 원가에 비해 그다지 단가를 많이 안준다. 타산이 안맞으니 현재 살아있는 업체는 특화된 업체 뿐이다. 직물은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고 있는 연사물을 이용한 니트직물을 한국과 일본이 행해왔는데 일본이 이탈함으로써 한국이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이 부분을 잘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
원: 최근 H나염 안산공장 방문했는데 이 회사는 전공정이 콘베어시스템으로 공장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놀랐다. 그러다보니 효율이 다른 공장보다 훨씬 높았다. 디자인 개발 및 제품 생산도 디지털 방식의 소량 생산 체재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결과 다른 업체보다 2~3배 더 받는 제품이 나오고 있었다.

[한국 밴더의 역량 및 강점]
조: 한국의 밴더들의 강점은 무엇인가.
남: 한국 밴더들은 디자인이나 업무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고가로 향하면서 접목이 되면 좋
을 텐데 저가 바이어 위주의 시장으로 형성됐다. 그같은 장점과 노력에 대해 빛을 못보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조: 그래서 OEM에서 ODM쪽으로 오퍼를 많이 하는 추세인가.
남: 그렇다. 아쉬운 점은 저가 물량위주로 셋업이 돼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외국 바이어 눈에는 한국 밴더들은 돈만 아는 서플라이어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 밴더들은 패션이나 브랜드를 팔기보다는 물량으로 기업을 부풀리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조: 밴더들이 경쟁 상대를 의식하면서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해외 고급 백화점-바이어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데는 무리 없나.
남: ‘메이시’가 활발한 편이고 ‘노드스트롬’ 등은 한국의 미니멈이 높다는 이유로 힘들어 한다. 해외소싱으로 나가기 전 한국에서 생산할 때만해도 유연했었는데... 고가로 들어왔던 해외 백화점들이 한국에서 발을 못붙이는 것 같다. 일본 밴더들은 이탈리아 원단을 사용하는 등 퀄리티를 무기로 큰소리 치며 팔고 있다.

조: 일본 밴더들이 살아나고 있나.
남: 일본 밴더들은 잘하고 있다. 일본이 살아남는 요인은 주로 중국에 베이스(생산)를 두고 작은 공장을 콤팩트하게 운영하면서 할 수 있는 양만큼만 한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 우리는 크게 벌려놓고 거꾸로 그것을 받거나 채우는 식이다.

조: 우리나라 밴더의 강점-약점들을 말씀하셨다. 올해 미국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남: 미국시장은 올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밴더들도 예상보다 위축되고 있다.

조: 오더가 많지 않다는 얘기인가.
남: 예년에 비해 힘들어하고 있다. (홍수·혹한 등)미국의 날씨마저 받쳐주지 않고 있다. 올해는 섬유경기가 살아나기 힘들지 않겠나.

조: 수출 환경이 여러모로 우호적이지 않는 것 같다. 국내 S사의 경우 올해 초 수출 목표를 15억 달러 목표로 잡았다가 최근 14억 달러로 낮춰 수정했다.
남: 경기 회복이 더딘데 그 정도도 달성할 수 있겠나. 지난해도 목표에 미달되지 않았나.

조: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남: 미국시장의 경우 올 하반기는 힘들고 내년 후반기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들이 크게 움직이고 있지 않고 있다. 반면 레저부문(아웃도어)은 괜찮다. 미국 아웃도어 시장은 지금보다 내년엔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조: 미국 의류시장의 경우 경기둔화와 기상이변 때문에 내년 하반기 쯤 회복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으셨다.
남: 소비심리 중 (먹는 것이 우선이고) 옷을 사입는 단계가 맨 마지막인 것 같다.

조: 세계 최대인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대량생산보다 고급시장 쪽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오늘 좌담회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김: 누가 가격 파워를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남: CEO가 철학을 가지고 도전을 해야 한다.
원: 세계적 회사를 만들겠다는 경영자의 철학이 있으면 중국에서 생산을 하더라도 고급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조: 미국의 리테일 쪽은 전체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 ‘자라’, ‘H&M’ 등 SAP브랜드 쪽은 급팽창하고 있다. 불황에도 중저가 시장은 무풍지대다.
남: 현재는 저가는 되고 중가 이상은 힘들 것 같다.
김: 불황을 우리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경기가 장기간 둔화되면서 선진국 소비층이 합리적인 구매성향으로 변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질도 좋은 제품 쪽으로 우리가 맞춰 가야 한다.

조: 우리 밴더들의 시장 접근성이나 공급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남: 홍콩은 중가 이상 브랜드 많이 하는 반면, 바로 아래는 한국 밴더들이 포진하고 있다. 한국 밴더들은 물량위주로 가고 있다. 홍콩의 경우 공장 규모가 훨씬 작지만 각각의 공장에서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직물 산업의 경쟁력]
조: 직물분야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박: 섬유 쪽은 당분간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연사물을 이용한 아이템은 한국이 독점하고 있어 우리끼리 경쟁하는 식이다. 합섬은 고가 소재가 아닌 게 아쉽다. 고가 대접을 받는 소재가 나와서 몇 단계 뛰어넘는 시장으로 바꿔야 되는데 부진한 편이다.

조: 섬유 쪽은 생명선이 매우 강하다. 그동안 구조조정 등 진통이 있었지만 더 이상 대량 도산은 없을 것으로 보는데.
박: 직물업계는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일부 니트 쪽에선 시장 정립이 미흡한 상황이다. 합섬은 덜 하는데 경기도 포천에 기반을 둔 몇몇 면(綿) 업체들이 해외로 나감으로써 생긴 공동화가 다소 염려스럽다.
김: 국내에 제조기반이 있는 편이 조금이라도 더 파워를 갖게 되겠지.
남: 한국업체들이 중국 쪽에서 공급을 많이 받고 있지만, 소량으로 퀄리티를 높이는 식으로로 차별화하면 수요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박 : 그런 경우 기업을 영위는 하겠지만 성장이란 단어에는 맞지 않는다.
남: 저가로 성장해서 100만 달러의 이익을 내느냐, 80만 달러를 벌어도 중가로 알차게 버느냐는 것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박: 기업하는 사람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한 가지만은 불안하게 느낀다.

[패션산업의 나아갈 방향]
조: 우리 패션산업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원: 불경기는 호경기를 누리기 위한 체질 개혁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업의 경쟁력은 상품의 질과 마케팅의 체질강화에서 나온다. CEO의 특화된 차별우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겠다는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단순한 개선이 아닌 혁명수준이어야 한다. 패션의 경우 SPA 트랜드를 맹목적으로 쫓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싸구려는 또 다른 싸구려가 나오면 금방 그 자리를 내준다. 한때 잘 나갔던 P브랜드의 경우 반짝 하다가 이미지 밸류가 없어 3~5년 만에 사라졌다. 패션도 브랜드 밸류를 올리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직물 패션업계 공히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 CEO의 인식전환은 계속 나왔던 얘기 아닌가.
원? 남: 그럼에도 실천하지 않더라.
원: 몇 해전 이탈리아의 방모산업이 휘청거릴 즈음 중국업체가 이탈리아의 프라토(PRATO) 공장을 인수했다. 중국업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국의 저임금 인력을 대거 싣고 가 그곳에 투입했다. 모든 공정이 중국에 의한 중국 제품임에도 ‘메이드인 이탈리아’로 세계시장을 누볐다.

조: 패션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지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원: 정부지원이 일부분에서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크게 개선될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정부 지원 자금이 충족하지도 않을 뿐더러 지원을 해주면서 정부가 간섭을 하다보면 장사꾼의 의지와 맞지않는 경우가 생긴다. 능력있는 CEO라면 자력갱생해야 한다. 다만 영세업체들에 대한 정부 도움은 필요하다.

조: 정부도 패션산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원: 서울시, 산업부, 문화부가 패션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데 3개 기관이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 한국 패션산업은 양호한가.
원: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렵다. 세계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패션은 계절상품이기 때문에 계절이 죽으면 안팔린다. 불황에 계절까지 수요를 일이키지 못하니 설상가상이다. 그러나 기초 체력이 튼튼해 도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쟁의 심화 속에서 일부 트렌드는 잘 나가고 있다.

조: 직물산업의 패러다임은 어떤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나.
박: 화섬 쪽은 나름대로 특화되고 있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니트 쪽이 과당경쟁일 뿐 직물은 양호하다. 역시 고품질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조: 직물의 세계 시장 전망은.
박: 원천기술을 바라는 데 쉽지 않다. 또한 인력이 부족한데다 노령화되고 있다. 국내 공장에 해외인력을 늘리고는 있지만 양에 안찬다. 그러다보니 투자도 부진한 편이다.

조: 해외 의류시장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남: 해외 생산기지를 유지하면서 중저가 상품을 줄이고 고가 상품을 늘리는 등 포션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조: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 비즈니스는 어디가 양호한가.
남: 생산은 베트남이 가장 좋다. 포화상태이지만 안정에 들어갔다. 직물은 한국 사람들이 거의 빠져나왔다. 중국에서 해오던 중-고가품을 우리가 베트남 쪽으로 이전하면 어떨까 싶다.

조: 섬산련 입장은 어떤가.
김: 섬유산업도 전환기다. 비즈니스 능력, 창의력을 동원해야 한다. 앞서 나온 얘기처럼 양보다 질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부가가치를 위한 노력 즉, 제품·마케팅·브랜드·패션·디자인 등 모든 것에 창의력 및 창조력을 발휘할 시점이다.

조: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끝>

사진설명: 이달 13일 열린 <국제섬유신문 창간20주년 특별좌담회>에서 국내 섬유 전문가들은 “불황은 호황을 맞이할 체질개선의 기회”라며 “한국 섬유산업이 양적팽창보다 질적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옆모습)부터 김동수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박상태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 남해공 (주)선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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