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협ㆍ직련ㆍ모방협 首長 임기만료 교체폭 클 듯


방협, 조규옥 회장 유임고사. 김준 경방사장 바통 받을 듯
직련, 윤성광 회장 4년 임기만료. 지도력 인정 유임대세
모방협, 우오현 회장 TK케미칼 등 24개 기업그룹 총수. 연임고사
왕벌 허재명 회장 후임 내정됐지만 완강히 고사 난항
이동수 대경섬산련 회장 건강상 이유 내세워 3월 사퇴의사
임기 2년 남기고 공사석에서 사퇴의사 밝혀 대구섬유단체장들 충격


섬유단체의 총회시즌이 임박했다. 섬유단체 총회시즌이 되면 의례히 임기 만료된 단체장의 가는 사람, 오는 사람의 얼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올해는 임기 만료된 섬유단체장이 극소수에 불과해 교체 대상은 작지만 대상자에 비해 교체폭은 클 것으로 보여진다. 여전히 자천을 통해 하겠다는 사람보다 고사하는 지도자가 많은 것은 섬유단체장 자리가 희생과 봉사에 비해 실질 이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선 속된 표현으로 폼도 잡고 경우에 따라 자신의 기업에 대해 눈에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이익이 있었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는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인품과 덕망을 갖춘 지도자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시간과 몸, 돈을 희생하며 봉사하겠다는 지도자가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다. 업계 발전을 위해 말없이 묵묵히 봉사하는 섬유단체장에게 업계는 아낌없는 성원과 갈채를 보내야 한다.
2월과 3월에 집중된 총회시즌에 가는 사람과 새로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을 점검해 본다.

방협회장 임기 1년 매년 회장선출

대한방직협회는 조규옥 현 회장의 임기가 2월로 종료돼 2월 20일 총회에서 유임여부를 다시 결정한다. 방직협회는 과거 원로 일각에서 회장임기를 변칙적으로 조정해 3년 임기가 아닌 1년 임기로 제한한 상태여서 매년 회장선출을 하는 번거로움을 반복하고 있다.

대방(大紡)인 전방회장인 조회장은 2010년 5월에 임기를 채우지 않고 도중하차한 전임 김형상 회장(국일방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받아 정확히 2년 9개월 동안 방협을 이끌어 오고 있다. 통이 크고 지도력이 탁월해 업계에서는 유임을 원하고 있지만 본인이 주변에 고사의사를 밝히고 있어 변수가 큰 것으로 보여진다.
조회장은 광주 평동공장을 2011년 말 완공한데 이어 지난해 전북 익산에 또 하나의 대규모 면방공장을 건설하느라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시간이 많아 방협회장직에 충실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호소해왔다.

또 연 2년 이상 대규모 공장건설에 전력투구하는 사이 회사 고위임원이 사고를 쳐 큰 피해를 당하는 등 안팎으로 신경 쓰는 일이 많아 바통을 넘기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조회장이 업계의 유임요구를 끝까지 뿌리칠 경우 부회장인 경방의 김준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지금까지도 조회장이 회의를 주재하지 못할 경우 김준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바통터치가 이루어질 전망.

그동안 김사장의 방협회장 선출이 논의된 과정에서 본인이 아직 젊어 회장직 수행에 걸맞지 않다고 고사해온 점을 감안하면 김준 회장체제가 등장할 경우 대형 섬유단체이자 보수성이 가장 강한 면방업계에 가장 젊은 수장(首長)이 탄생할 듯.

직련회장 아직 공식논의 없지만 유임 분위기

◦…대한직물연합회의 윤성광 회장의 임기도 이번 2월로 일단 종료된다. 전임 정우영 회장이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바통을 승계한데 이어 직련회장도 4년전 정회장이 업계의 만장일치 연임추대를 고사하고 단임을 고집하며 윤회장에게 바통을 넘겼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선출직 이사장은 협회나 수출단체와는 달리 임기가 4년이어서 윤회장이 이번 2월 총회에서 유임되면 직련회장을 8년간 맡게 된다. 또 직련회장은 관례상 FITI시험연구원 이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가운데 윤회장의 유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사가공업체인 동진화섬을 경영하고 있는 윤회장은 봉사정신과 지도력이 투철해 대구 성서공단 이사장, 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직련회장, FITI시험원 이사장으로 무리 없이 지도력을 발휘해와 연임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또 무엇보다 직련회장은 대구섬유업계 인사가 맡아온 관례에 따라 차기에도 대구섬유업계 지도자가 바통을 받아야 하지만 이의열 대구경북직물조합 이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조건부이긴 하지만 지난해 유임돼 임기가 3년이나 남아있어 직련회장으로 가기는 어려운 상태.

우오현 회장, 왕벌 허재명 회장 낙점. 허회장은 고사

한국모방협회는 우오현 SM그룹회장이 계열 경남모직회장 직함으로 3년전 회장에 추대돼 이번 3월로 일단 임기가 만료된다. 국내 최대 화섬업체인 TK케미칼 오너이자 경남모직 회장, 남선알미늄 회장, 우방회장을 비롯한 24개 기업군을 거느리고 있는 SM그룹 회장으로써 방대한 그룹경영을 진두지휘하느라 시간이 쫓겨 연임을 고사하고 후임에게 바통을 넘기기로 했다.

그동안 자리멸렬 상태인 국내 모방산업의 현주소가 말해주듯 회원사가 10개에 불과한 어려운 모방협회의 재정을 우회장이 사실상 지원해오는 등 헌신적인 지도력을 발휘해왔다.
후임은 부산의 중견 모방업체인 (주)왕벌의 허재명 회장이 내정된 상태이나 아직 최종확정은 안된상태.
우회장은 TK케미칼과 건설, 전자, 남선알미늄 등 다각경영을 유지하면서도 섬유산업에 대한 강한 의욕과 애착을 갖고 있어 섬유산업의 육성발전을 위한 역할은 변함없이 수행할 방침이다.

후임으로 내정된 (주)왕벌은 부산에서 1만8000추 규모의 소모방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우회장이 강력히 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허재명 회장이 계속 고사하고 있어 최종결정은 3월에 가서야 드러날 듯.

이같이 서울중앙 섬유단체장의 임기만료로 3명의 단체장 중 2명이 교체될 것으로 보여진 가운데 섬유산지 대구에 예기치 않은 변수가능성이 커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바로 대구경북섬유업계 수장(首長)인 이동수 회장((주)신흥회장)이 최근 갑자기 오는 3월 총회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공사석에서 밝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처음에는 의례적인 고사이거니 생각했으나 이회장이 대구단체장과 중진들에 이어 최근 대구시와 경상북도 고위인사들과 회동에서도 사퇴의사를 분명히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회장은 2009년 전임 안도상 회장 후임으로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해 3월 3년 임기가 만료돼 만장일치 연임이 확정 돼 임기 2년을 남겨놓은 상태. 도중하차 이유는 개인의 건강상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심각한 지병은 아닌데도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대구 단체장과 업계 중진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탁월한 지도력과 친화력이 좋고 봉사정신이 강해 업계의 리더로서 존경받아온 이회장의 사퇴이유는 대구가 갖고 있는 특성상 섬유산업연합회장 업무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격무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크고 작은 행사와 회의에는 빠짐없이 참가해야 되고 업무를 챙기고 추진하는 과정에 회장의 역할이 빠짐없이 요구돼 정신적, 육체적 과로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변 단체장들의 전언이다.
구미 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바 있는 이회장은 대경섬산련회장 직무가 몇배 더 힘들다고 하소연할 정도.

문제는 이 회장을 대체할만한 마땅한 인물이 나서지 않아 지역섬유업계지도자들이 벌써부터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내심 전전긍긍한 상태.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오는 3월 총회에서 끝내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이의열 대구직물조합 이사장의 긴급차출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태.

작년에 4년 임기중 1~2년 재임조건을 전제로 유임된 이의열 이사장은 협동화사업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고 또 최근에 칠곡상의회장까지 맡고 있어 자신의 기업인 덕우실업 경영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

결국 대안부재란 점에서 이회장의 유임을 강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회장의 사퇴의지가 워낙 강해 이를 번복시키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
섬유단체장! 시간과 돈과 육체적 희생을 강요받는 자리이지만 누군가는 소명의식을 갖고 해야되기 때문에 인격과 덕망, 지도력을 갖춘 봉사자를 찾는 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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