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MB정부보다 유연. 개성공단 눈부신 약진 기대
123개 입주기업 북측근로자 5만 3000명 아직 2만명 부족
저비용 근로자 합숙소지원 학수고대 5ㆍ24조치 해제도
임금, 노동의 질, 숙련도, 생산성. 중ㆍ인니ㆍ베트남 보다 우위
관세 없고 물류 비싸고 당일 딜리버리 최상의 조건 일취우러장 자신감
100만평 미입주 완료되면 450개사 입주. 북측근로자 20만명 될듯
초코파이 열풍 북한사회 황색바람 자본주의 위력실감 확산 서둘러야
속 좁은 퍼주기 왜곡 시정. 브랜드들 당장의 이익 장기투자 차원 거래 늘려야



MB정권 5년 공포와 정체 변화 기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크게 환호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동안 지속돼온 남북관계 경색으로 긴장과 공포감을 떨치지 못했던 개성공단에 어느 정도 서광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박근혜 정부도 원칙 있는 대북관계를 고수하겠지만 사안에 따라 이명박 정부보다는 남북관계가 훨씬 유연해 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대북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유연성은 개성공단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활성화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2004년 말 동토의 땅 개성에 공단이 조성돼 가동이 시작된지 9년째를 맞고 있다. 당초 2000만평 규모로 추진됐으나 겨우 1단계 100만평 규모가 조성됐고 그중 절반 수준이 채 안되는 규모로 현재 123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그동안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천안함 폭침, 연평도사건 그리고 최근의 미사일 발사 등 경천동지할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도 단 한차례 가동이 중단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의 긴장상태가 고조되기도 했고 이로 인한 12ㆍ1, 5ㆍ24조치가 발령되는 등 곡절이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가동이 중단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측면이 있다.

남북관계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지만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남북 양측에 유일한 긴장완화의 대화통로로서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 직통전화나 적십자 창구마저 봉쇄된 상황에서 남북대화의 유일한 수단이자 방법은 개성공단 밖에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남북 양측이 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개성공단은 북한에 대한 자본주의 실험장으로서 뿐 아니라 북한판 심천이 될 북한경제의 산소호흡기가 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죽의 장막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끌어낼 유일한 창구인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비약적인 발전요소는 크지만 더 이상 나빠질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대북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북측근로자 올 들어 3000명 증가 안정 기조

현재 개성공단에는 123개 입주기업이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북측근로자 5만 3000여명과 남측 근로자 780명 규모가 종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측근로자 증가추세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와는 다르지만 올 하반기 들어서만 3000여명이 증가될 정도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2005년 7621명에 불과한 개성공단 북측근로자가 8년만에 7배나 늘어났다. 이중 여성근로자 비율이 72%이며 학력은 고졸이 81.8%, 대졸 9.5%, 전문학교 8.7%순으로 전원이 고졸 이상이다.

연령대는 30~40대 근로자가 6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평균 연령은 38.6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인력이 5만 3000명이지만 공단 입주기업들의 인력 수요에는 아직도 2만여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온 근로자 합숙소 건립요청을 박근혜 정부에서 해결해 줄 것을 간곡히 바라고 있다. 합숙소를 건축비용이 많이 드는 남측 기준으로 건립할 것이 아니라 북측 실정에 맞게 건립하면 훨씬 비용이 적게 든데다 향후 합숙소 건립에도 선례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안정감을 갖고 자신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에서 비교우위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질의 노동력에 인건비가 월 최저 이 67달러(사회보험료 15%제외)에 불과해 연장근무를 해도 월평균 108.89달러(2011년)에 불과한 것이다.

임금, 숙련도, 생산성, 품질, 물류. 중ㆍ베트남보다 탁월

임금인상률도 연평균 5%를 초과할 수 없도록 남북 양측에 합의했기 때문에 급진적인 임금인상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임금이 안정됐다는 인도네시아도 최근 최저 임금이 60%나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서 개성공단만큼 임금부담이 적은 곳은 지구촌에서 찾기 힘든 것이다.

특히 개성공단 가동 9년째를 맞아 근로자들 숙련도는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동남아ㆍ중남미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급격한 이직이나 전직이 없어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눈 감고 떡 자르는 숙련기술이 보편화된 것이다.

생산성에서도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시간당 생산성에 개성공단은 71%, 중국은 60, 베트남 40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확고한 비교우위가 입증되고 있다. 동남아 중 생산성이 비교적 앞섰다는 중국보다 8%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그뿐 아니다. 내수용일 경우 내국거래로 인정돼 무관세 혜택을 갖고 있는 것도 더 없는 장점이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들여올 경우 관세만 6.5~13%를 부과 받지만 개성공단 제품은 그런 비용이 필요 없다.
또 개성공단은 아침에 갖다 오후에 돌아오는 수도권 거리에 있다. 서울에서 부산에 가면 출장이지만 개성공단에 가면 외출일 정도로 근 거리에 있어 업무의 효율성이 뛰어난 곳이다.

개성공단에서 사용되는 원부자재 역시 100% 남측에서 조달된다. 남측 원부자재 협력 업체수가 4000여개에 달하고 종사자만 3만명에 육박한 것도 남측경제와 고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과 유럽이 북한산 제품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역외가공 인정을 못 받고 있지만 한ㆍ중 FTA에서는 개성공단제품이 역외가공 인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북한 핵무기 문제가 걸림돌이지만 이것이 해소돼 역외가공만 인정되면 개성공단이야 말로 내수용과 수출용 생산기지로서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섬유봉제 입주기업의 60%점유

이와관련 개성공단의 장점을 입주기업들에게 스스로 평가해본 결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가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대다수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남북간의 긴장고조와 경색국면으로 신산고초 불안감에 시달려온 입주기업들이지만 개성공단 진출에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88.9%가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불과 11.1%만 ‘후회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위험부담 많은 개성공단 입주에 대해 “잘한 선택이었다”고 반응한 것이다. 다만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3.7%만이 “철수계획이나 사업축소 계획이 있다”는 반응을 보여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음을 반응했다.

현재 개성공단 123개 입주기업중 업종별 분포를 보면 섬유봉제가 72개사로 전체의 58.5%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이 기계금속업종 23개사(18.7%), 전기전차 13개사(10.6%), 화학업종 9개사(7.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생산량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어 2009년 2억 5647만달러에서 2010년 3억 2332만달러로 증가됐고 2011년에는 7853달러가 늘어났고 올해는 추정이지만 1억달러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정치, 군사적으로는 남북간 긴장이 불가피하겠지만 경제적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의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다고 본다. 1단계 100만평의 절반도 채 입주하지 못한 현상태를 벗어나 입주희망 업체들이 투자에 착수하면 나머지 50만평 규모까지 총 45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게 된다.

1단계 100만평 450개사 입주 북측근로자 20만명 돼야

이렇게 되면 단순 생산액을 기준해도 연간 12억 9000만달러(1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판매가격으로 보면 86억 2000만달러(9조 5000억원)에 달하고 남측 협력업체 수는 1만 6000개에 고용인원도 8만 4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측 섬유패션산업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이렇게 해서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만 제대로 입주가 돼 가동되면 북측 근로자 수도 20만명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수가 20만명에 달하면 평양도 꼼짝 못하고 북한군부 역시 강경노선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총칼로도 할 수 없고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할 수 없는 무서운 압력수단이다. 이미 초코파이 맛을 본 북측근로자와 그 가족친지들은 남측의식이 깊게 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중이 고기맛을 보면 빈대가 안 남는다”는 속설처럼 자본주의 맛을 보면 그들은 사상적 이념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개성 인근 지역뿐 아니라 북한 전역 주민들이 자본주의의 매력을 체험하고 초코파이맛에 길들여지면 통일로 가는 길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일부 보수층에서는 아직도 개성공단을 마치 ‘퍼주기’로 왜곡하고 폄하하고 있지만 이것이야 말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지극히 어리석은 사고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북한 김정일, 김정은 체제 좋아서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임금에 인력난으로 생사기로에 선 기업을 살리기 위해 동토의 땅 북한 땅에 투자한 것이다.
그래서 기업도 살길을 찾았고 덕분에 북한근로자들에게 자본주의의 우월성과 남측의 자유와 잘사는 실상을 가르쳤다. 그토록 삼엄한 감시체제 하에서도 북한 근로자들의 의식이 이미 절반 쯤 남측사람으로 바뀌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같은 엄연한 현상을 직시하고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대북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경제계의 대다수 의견이다. 개성공단의 활성화는 남북 모두가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전제에서 남측 브랜드 업체들도 개성공단 거래가 단순한 이익증대도 크지만 장기적인 투자란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거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전체 조건은 북한 측의 태도변화임은 부인할 수 없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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