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 중흥시킨 진정한 거목이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모든 섬유인들의 숭상 받는 덕목이신 큰 별 湖山 박용관 회장님을 영원히 보내드리는 통곡의 고통을 현실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회장님을 애도하는 추도사를 써내려가는 이 순간 하염없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는 청천벽력 같은 회장님의 타계 소식을 듣고 충격을 감추지 못해 마음은 화석으로 변했고 어안이 벙벙해 실어증을 겪었습니다. 경북대 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마지막 보는 사진의 온화한 웃는 모습에 더욱 북받치는 슬픔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박용관 회장님!

만나면 헤어지는 ‘회자정리’의 당연한 이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84세의 연세는 숫자에 불과할 뿐 평소 그토록 건강하시고 열정적인 회장님의 타계는 차마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저뿐 아니라 전국 섬유인들의 진심어린 존경을 받으신 생전의 업적과 함께 우리 섬유인들이 어디로 가야한다는 대전제를 제시해준 진정한 지도자를 잃은 망연자실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우리섬유업계의 거목이자 큰 별이신 회장님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은 폭풍 속에서 진로를 제시해준 등불이 사라진 것 같아 더욱 가슴이 허전합니다.

회장님께서는 1928년 대구 화원에서 태어나시어 중등고육을 마치시고 26세 되던 1953년 말에 전답을 팔아 목직기 16대를 사들여 성안직물공업사를 창업하셨습니다. 6ㆍ25사변으로 잿더미가 된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섬유산업의 필요성을 인식하시고 과감히 도전하신 혜안을 가지셨습니다. 회장님은 남다른 창의력과 성실성, 탁월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오늘의 국내 최대 섬유메이커인 성안그룹을 일구어내신 뛰어난 기업인이셨습니다.

스타텍스 브랜드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초일류 화섬직물 전문 수출업체인 (주)성안을 모체로 원사메이커인 (주)성안합섬, (주)성안염직, (주)서진화섬 등 소가 밟아도 끄덕 없는 건실기업을 거느리셨습니다.

성안그룹을 초일류 섬유기업으로 키우신 뛰어난 경영능력은 물론 혼자가면 빠른 길을 느려도 업계와 같이가기 위해 헌신적인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하신 우리업계의 代父셨습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이사장과 대한직물연합회장,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회장, 경영자협회회장, 한국원사직물시험원 이사장을 포함, 크고 작은 공직을 맡아 25시를 봉사하셨습니다.

만 59년 섬유 한 우물을 파면서 사양이란 모진 풍토병을 앞장서 극복하시면서 “섬유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성장한다”는 철학을 실천하셨습니다.

회장님의 힘찬 발걸음이 섬유산업의 신천지를 열어갔으며 재도약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를 따르라”는 선구자를 자임하시어 오늘날 섬유대국의 찬란한 금자탑을 이룩하셨습니다.
섬유에 대한 집념과 미래를 조망하는 남다른 혜안은 세계적인 섬유메카로 자리매김한 대구경북의 위상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 도정에서 가시밭과 가파른 고갯길도 있었지만 “섬유는 신성장동력”이란 강한신념을 통해 헤쳐 나갔습니다. 회장님의 이같은 선구자직 철학과 집념을 거울삼아 후진들이 뒤따랐습니다.
그 결과 고감성 기능성섬유와 슈퍼섬유를 중심으로 한 첨단섬유가 패션과 자동차, 전자, 항공, 조선산업과 융합해 일취월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큰 족적을 남기시어 우리나라 섬유산업 발전에 이정표를 세워놓으시고 홀연히 떠나신 회장님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살아생전 시에 더 많이 존경하고 가까이 모셔야할 도리를 못한 후진들이 마지막 가신 회장님의 영전에 줄지어 오열하는 충정을 받아들여 주소서.

회장님의 탁월한 기업가 정신과 지도력은 물론 마지막 가는 길까지 귀감을 안겨주신 참된 모습은 후진들에게 무심이상의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회장님은 생전 시에 업계를 위해 헌신하신 故최익성 회장과 백욱기 회장, 민병오 회장님의 ‘섬유인葬’을 앞장서 주선하셨습니다.
‘섬유인葬’이야말로 생전에 헌신하신 최고 지도자에 대한 마지막 예우이며 최소한의 보상의 성격이 있습니다.

그러나 회장님께서는 본인에게 당연히 이어져야할 ‘섬유인葬’마저 유언으로 완강히 고사하셨습니다. 그리고 조촐한 ‘3일 가족장’을 당부하신데다 준비된 선영에 화장(火葬)을 유언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한국 최대 섬유기업을 일군 통 큰 기업인으로서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어두운 곳에 과감히 쾌척해온 진정한 거목의 마지막 길도 그렇게 달랐습니다.

박용관 회장님!

회장님은 60년 섬유 한 우물을 파시면서 기업인으로서, 지도자로서, 사회공헌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섬유의 날에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셨고, 대구대학에서 명예 경영학박사학위도 수상하시는 등 수많은 공적이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발자취를 귀감삼아 후진들은 생전의 염원이신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세계 선두 섬유패션대국의 당부를 반드시 계승하겠사오니 안심하시고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주십시오.

회장님 한없이 아쉽고 섭섭하지만 이제 안심하시고 영면하시옵소서. 더욱이 회장님의 4남 1녀 자녀들은 회장님의 혜안과 능력을 빼어 닮아 각기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선대 이병철 회장 타계 이후 이건희 회장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나가듯 성안그룹도 훌륭한 자녀들이 그렇게 키워갈 테니 하늘나라에서 기쁜 마음으로 극락왕생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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