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추위와 폭염에 출고시기, 트렌드 변화
- 불황에 더위 겹쳐 의류매장 경영난 심각

이상고온이 의류업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진 반면 봄·가을이 상대적으로 짧아져 춘추복이 의류매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여름 정기 세일 직후 각 매장에 재킷을 중심으로 가을상품을 총 물량의 10∼20% 출고하고 7월 말 50%, 8월 중순 이후는 교체하는 순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가을상품 판매를 서두르지 않고 여름 상품의 할인 행사 기간을 늘려 외형을 유지했다는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돼 가을상품 출고시기를 결정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초가을 신상품으로 반팔 티셔츠를 출시해 판매하며 긴 여름에 대한 대책에 나섰다. 여성의류 중에는 트렌치코트 대신 간절기 활용이 뛰어난 롤업스타일 점퍼가 많이 팔리는 등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간절기 기후 변화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봄·가을은 짧고 여름이 길어져 춘추의류는 물량이 대폭 축소됐다”며 “여름 정기세일이 끝난 후 출시된 초가을 신상품 상당수가 얇은 원단의 바지류와 반팔 티셔츠 등 과거 여름용 제품”이라고 밝혔다. 날씨 변화는 의류업체 경영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무더위가 의류업계의 매출 하락을 견인한 것이다. 의류 매장들은 여름철이 비수기로, 통상 늦가을부터 겨울이 본격적인 매기로 연매출을 끌어 올리는 최대 성수기지만 폭염이 계속돼 성수기가 짧아져 울상이다.

서울 시내에서 가두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경기침체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비수기인 여름이 길어져 의류 점포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고 나면 임대료 낼 돈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러한 날씨와 소비자 기호의 변동도 짧은 순환주기를 통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SPA 브랜드들은 매출신장을 거듭해 대조를 이뤘다.

원유진 기자 ssakssaky@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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