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신기술 특허기록 보유한 공부하는 기업인

신소재 개발부문 올해의 수상자는 작지만 강한 회사 벤텍스를 이끌고 있는 고경찬(50) 대표에게 돌아갔다.

고 대표는 성균관 대학교 섬유학과를 졸업한 후 86년 코오롱에 입사해 경험을 쌓아 99년 벤텍스를 창업했고, 꾸준히 연구와 개발에 매진한 결과 초고속 건조섬유 ‘드라이존(Dry Zone), 냉감섬유 ‘아이스필(Ice-Fil)’, 보온성 섬유 ‘메가히트(Mega Heat)’, 아토피 완화섬유 ‘스킨닥터’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들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

2000년에 개발한 1초만에 마르는 섬유 드라이존은 미국의 노스페이스, 뉴발란스, 일본의 블랙앤 화이트, 와코루 등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사용하고 있고 드라이존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며 회사 규모도 매년 30% 가량 급속도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벤텍스는 2004년 드라이존으로 다산기술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2010년 개발한 인공지능 섬유 ‘오토센서(Auto-Sensor)’로 작년 6월 'IR52장영실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본지에서 시상하는 대한민국 섬유소재품질대상 인공지능섬유 부분에서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의료섬유 분야에서도 벤텍스가 보여준 최근 행보는 남다르다. 약을 바른 후 착용하면 약물 흡수를 빠르게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DDS섬유를 개발 중이다. 드러그 딜리버리 시스템(Drug Delivery System)의 약자인 DDS섬유는 기존의 약이 표피에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진피까지 흡수되도록 돕는 기능을 갖고 있다. 올해 말 임상실험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결과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고 대표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이미 모교인 성균관대학교에서 유기소재공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지만, 더욱 깊이있는 연구를 위해 이번 학기부터 중앙대학교 전문의학대학원서 새로운 학문에 도전을 시작한 것. 의료분야가 섬유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할 것을 염두에 둔 한 발 앞선 도전인 것이다.

그의 이런 치밀한 신소재 개발 노력은 고스란히 벤텍스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는 특히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기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실험기기와 객관적인 데이터 산출과 분석법까지 꼼꼼히 마무리 돼야만 소재개발을 완료했다고 평가할 정도이다.

고 대표는 중소기업에게 높은 시장진입 장벽을 허문 보여주는 실전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개발된 신소재의 핵심 기능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툴을 개발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바이어와 소비자가 자연스럽고 빠르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중언부언하기보다 눈앞에서 기능시연과 함께 효능까지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이는 전략으로 벤텍스는 외국 기업에 먼저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벤텍스는 작년 28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4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현재 진행 중인 중국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70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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