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직물업계, 중국서 수입하는 것보다 성능 좋아 인기
“국내수요 많은데 왜 해외매각인가” 본지에 거부감 토로
대구직물업계 “당초 직수출합의 이행을” 찬반대립



<속보> 태광산업의 대규모 혁신직기 개체에 따른 구직기 매각방법을 둘러싼 국내 중소기업들의 구매요청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당초 합의한 직수출 조건에 대한 재검토 여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이 당초 기존 경주공장에 일본 쯔타코마산 최신형 워터젯트룸 600대를 기존 직기 400대와 교체하기 위해 이를 추진하던 중 대구직물업계가 대기업의 대규모 혁신직기 증설로 인한 중소직물업계의 피해와 인력스카웃 부작용 등을 들어 동반성장위원회에 사업조정권을 신청해 격렬한 대립현상을 보였었다. <본지 2월 13일자 3면 톱기사 참조>

대구ㆍ경북직물공업협동조합이 창구가 된 대구중소직물업계와 태광 간에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온 이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2011년 5월 23일 태광의 신직기 도입 규모를 당초 계획한 600대에서 400대로 축소키로 하고 구직기 398대는 해외에 매각한다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의 중재로 양측이 합의 했었다.

이에 따라 태광은 작년 말까지 쯔타코마산 최신 혁신직기 400대를 기존 경주공장에 도입 설치하고 중동용 아바야와 로브원단을 생산ㆍ수출하고 있다.

문제는 태광이 보유하고 있는 구직기 398대에 대한 직수출조건 이행을 둘러싸고 태광측 뿐 아니라 국내 중소직물업체들이 이 직기를 구매하려는 요구가 쇄도하면서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태광이 보유하고 있는 398대의 워터젯트직기는 도입연한으로는 20년이 다 됐지만 대기업이 가동하면서 부품을 적기에 교체하는 등 성능이 매우 우수해 중국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는 중고직기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점에서 국내 원매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태광 보유 중고직기를 구매하길 원하는 중소직물업체들은 “멀쩡한 직기를 동남아에 수출해 경쟁대상국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중고직기를 수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는 국내 실수요자에게 매각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서나 중소직물업계를 위해 당연한 것”이라며 해외 매각 합의에 강한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반월에서 심지를 전문생산하고 있는 S산업 H사장은 “괜찮은 중고직기를 구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에서 수소문 했으나 관리가 제대로 안돼 포기하고 대신 일본에 수소문해 겨우 16대를 대당 500만원씩에 구매했다”고 전제. 자신은 “당장 50대~100대 규모의 중고직기 필요하다”면서 “엄연히 실수요자가 국내에 있는데 업계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직수출조건을 주장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본지에 알려왔다.

또 한 중소직물업체 대표는 “자신이 직기가 부족해 필요한 생지를 중국에서 구매하고 있다”며 “생지를 중국에서 사오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중고직기를 외국에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며 일부 구매의사를 밝혀왔다.

또 다른 중소직물업계 인사는 익명을 요구하며 “태광이 계열사를 위장해 구직기를 재구매할 꼼수를 우려한다면 대구직물조합이 이 직기를 인수해 태광 관계사가 아닌 실수요자에게 매각하는 방법을 채택하면 된다”며 태광직기의 해외매각 합의는 수정돼야 한다고 잇따라 밝혀왔다.

이 같은 업계의 태광 구직기 구매요구가 국내 중소업계들로부터 늘어나자 당사자의 하나인 태광은 “당초 직수출조건에 합의한 배경이 당시 대기업 매도 분위기 속에 어쩔 수 없이 이뤄졌지만 이것은 지극히 합리적이지 못한 행태였다”며 “태광이 의심스러우면 대구직물조합이 구직기를 인수해 국내 원매자에게 매각하면 될 것”이라고 직수출 조건에 여전히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중소직물업계의 국내 매각요청에도 불구, 대구직물조합을 창구로 한 대구직물업계 일각에선 “당초 약속대로 해외로 매각하는 것이 옳다”고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에 따른 쟁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대구직물업계 일각에서도 국내 원매자가 있다면 “굳이 해외매각이란 당초 약속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논리를 제기하고 있어 이 문제를 심도 있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예상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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