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샤넬 · 루이비통 · 곧 실현 될 것”

“삼성 TV, 현대 중공업 선박, 박지성과 김연아… 이젠 한국에 루이비통 못잖은 명품이 탄생할 차롑니다.”
지난 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있었던 ‘명품창출포럼’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뽑힌 신원 박성철(72) 대표의 얼굴은 확신에 차 있었다.

세계 일류 제품을 만들어보자며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주최로 국내 9개 업종 100개 기업이 뭉쳐 발족한 '명품창출포럼'을 2년간 이끌게 된 박 회장은 “품질과 디자인 모두 해외 명품의 턱밑까지 따라 잡았다”며 “브랜드에 스토리와 영혼을 입히고 가치를 유지 ?고양하는 노하우만 더한 다면 문제없다”고 밝혔다.
한국 패션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거장(巨匠)의 청사진을 들어 봤다.
원유진 기자 ssakssaky@itnk.co.kr

품질은 해외명품 턱밑까지 추격
소비자 인식전환이 마지막 퍼즐

해외 명품업체에 한국은 최고의 시장이다. 본국보다 가격을 더 높게 받아도 한국 매장의 반응은 언제나 뜨겁다. 샤넬은 2008년 이후 매년 가방 가격을 20~30%씩 꾸준히 인상해 왔다.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 정보를 고의로 흘려 소비자들의 사재기를 부채질한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견제할 국산 브랜드는 전무한 현실이다.

이에 박 회장은 “해외 유명 명품들의 행태는 얄밉지만 샤넬이나 루이비통이 좋은 원·부자재에 멋진 디자인을 입힌 뒤 완벽하게 생산하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기술력은 이들 명품의 수준에 80~90%까지 근접했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패션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한다면 이제 ‘메이드인코리아’를 달고 있는 한국산(産) 명품을 인정할 수 있는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남겨진 가장 큰 숙제인 셈이다.

박 회장은 “브랜드 이름만 따지던 구매자들이 점차 품질과 스타일에 주목하는 가치 소비에 눈을 뜨고 있다”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덕분에 브랜드에 입힐 스토리도 풍부해 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소비재든 자본재든 최고 상품이 세계 시장을 리드한다”며 “포럼의 모든 회원들이 인식을 같이 한 만큼 세계 최고 명품을 향한 무한한 열정과 의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시장 도전하는 ‘반하트옴므’
저비용 고효율 개성공단도 한 몫
글로벌 명품 창출이 바로 내수 진작과 고용창출, 수출증대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박 회장의 믿음은 신원의 운영에도 고스라니 반영되었다.

박 회장의 철학이 담긴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반하트옴므’를 들 수 있다. 반하트옴므는 정장 한 벌 가격이 200만원에 달하는 고급 남성복 브랜드다.

2009년부터 명품중의 명품인 ‘브리오니’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신원은 자체 명품 브랜드 개발을 위해 브리오니를 철저히 연구?분석했고 현지 공장도 수차례 방문했다.

박 회장은 “세계 최고 브랜드인 브리오니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고스라니 반하트옴므에 녹여냈다”며 “원자재는 이탈리아산을 쓰고, 제작은 이탈리아와 개성공단에서 맡고 있지만 손재주가 좋은 한 민족답게 옷을 입어 본 사람들은 개성공단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또한 박 회장은 개성공단이 2시간 거리에 있는 것도 향후 한국산 명품 브랜드가 나오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개성공단의 인건비는 중국의 3분의 1에 불과한데 품질수준은 오히려 20% 이상 높다”며 “명품은 기계를 대신한 수작업이 많은 만큼 개성공단을 활용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에도 두 차례 개성공단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말했다.

신원은 오는 7월께 중국 최대 백화점인 항저우다샤(杭州大厦)에 반 하트 옴므 1호점을 낸다. 이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 명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 인수 계획
명품은 경쟁력 확보 위해 필수

신원은 명품 브랜드 개발을 넘어 해외 명품 브랜드 인수에도 나선다. 박 회장은 “현재 유럽 브랜드 한두 개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로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유럽기업들이 명품 브랜드를 시장에 헐값으로 내놓고 있는 만큼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패스트패션 시장에도 도전한다. 박 회장은 “값비싼 것만 명품이 아니라 스웨덴 H&M처럼 저렴하지만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들도 일종의 명품 아니냐”며 “지난해 론칭한 ‘이사베이’를 앞세워 패스트패션 시장도 공략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원가나 품질, 시간의 우위에 기초한 경영으로는 세계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한국 기업도 이제 세계 최고의 명품이 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명품시장 도전의 이유를 밝혔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