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현대의 美로 승화시킨 최고의 마술사”

한국 전통 건축 기법 ‘단청’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오버 더 레인보우’
그의 무대는 하나의 종합 예술 무대 해외 패션 관계자 쏟아진 찬사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 기법중 하나인 ‘단청’을 연구했다. 경복궁 안에만 수백 가지의 단청문양이 존재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소재와 디자인에 녹여내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과거의 전통을 현재에도 즐기고 사용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나의 무대는 매번 신선하고 새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이너 이상봉의 2012 S/S 서울컬렉션이 열린 10월 20일 오후 7시.

서울무역전시장 1관에 마련된 메인 패션쇼장에는 최대 수용객인 1500명을 초과한 수천 명의 인파가 발 디딜틈 없이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패션쇼장 프런트 로우에는 해외 초청 패션관계자들과 각국의 바이어, 프레스, 패션계의 수장들과 스타들까지 가득 메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무대를 향해 수천 명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었다.

경쾌한 북소리가 울리면서 어둠 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PAC crew 비보이들이 가면을 쓰고 현란한 춤을 춘다.

움직일 때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네온빛의 단청 문양이 아름답게 아른거렸다.

비보이가 사라지자 무대 정면에 층층이 쌓여있던 특수 LED 큐브에 하나씩 네온 빛이 켜지고 오색빛깔의 단청무늬가 형형색색 빛을 내뿜는다.

뉴욕과 파리 컬렉션에 이어 서울까지 연결된 그의 2012 S/S 컬렉션은 경복궁에 그려진 ‘단청(丹靑)’을 모티브로 과거의 전통을 현대로 연결시켜주는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도구이자 서로 다른 세계의 만남을 뜻하는 투명 마스크를 소품으로 활용했다.

첫 번째 무대는 입체적으로 표현한 단청의 패턴들이 가슴과 소맷단에 장식된 수트를 입은 가수 카라의 강지영의 워킹으로 시작됐다.

이어 미래적인 느낌을 담아낸 마스크를 쓴 모델들은 화려한 컬러의 단청이 반짝이는 시퀸과 만나고 두 개 이상의 프린트를 레이어드 해 또 다른 프린트를 연출하기도 했다.

직선과 곡선이 유기적으로 만나고 결합해 자연을 상징하는 화려한 패턴을 만들어내는 단청은 이번 컬렉션에서 화려하게 되살아났다.

디자이너 이상봉만의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그래픽의 패치워크 프린트 코트와 저지 드레스, 홀로그램 레더 슈즈는 정제된 실루엣 안에 이상봉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구조적인 요소들이 숨겨져 있는 새로운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됐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그가 이번 무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결과물이었다.

마지막 휘날레 무대에 선 레이저 커팅 드레스가 나오자 국내는 물론 해외 프레스와 바이어들은 “최고의 예술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silk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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