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옷 직접 수선하는 열혈 대리점주"

-10:10:10 원칙
“그냥 고객은 10원이 들지만 신규 고객 유치에는 10만원이 들고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는데는 10년이 걸린다”

세정(회장 박순호)은 대리점주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회사다. 충만한 물량지원 및 ‘세정아카데미’라고 불리는 철저한 대리점 교육, 운영 노하우가 그 비결. 이번 주는 ‘올리비아로렌’으로 전국 대리점 매출 1등을 달리고 있는 상봉점의 정희윤 대표를 만났다.

-고객 2000명에게 손글씨 편지 보내
-이틀간 떡 3말, 돼지고기 50근 오픈 축하 잔치 벌여
“시동생이 의류 대리점을 하고 있었는데 상봉 상권은 안 된다며 저를 말렸어요. 세정 직원조차도 고개를 저었지요. 하지만 저는 넓은 매장 평수와 지하철, 버스 정류장이 근접한 이 가게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대리점을 열기로 결심했어요”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정 대표는 노무현 정권 때 ‘5ㆍ4 정책’ (1가구 2주택의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이 발표되자 평소 관심이 많던 의류 판매업으로 과감히 업종을 전환했다. 한 달반 동안 상권을 조사하며 많은 고민 끝에 2006년 9월 ‘올리비아로렌’ 점포를 열었다. 하지만 당시 상봉지역은 D급 상권에 해당하는 낙후된 곳. 지금 매장 자리는 ‘올포유’ 점포가 있던 자리다.
“그 때 올포유는 연매출 5~6억 원 하던 C급 매장이었어요. 그 점포를 인수해 지금의 상봉점을 열었고 지역 고객 2000명에게 ‘올리비아로렌’ 오픈에 초대한다는 내용의 손글씨 편지를 보냈어요”
정 대표는 오픈날 대리점 앞길에 축하 화환을 길 한가득 깔아 놓고 떡 3말, 돼지고기 50근으로 이틀 동안 잔치를 벌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너도 나도 ‘올리비아로렌’ 상점에 놀러왔고,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도 매장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왔다.
오픈 첫날 매출은 1000만원이 넘었다.

- 고객 관리의 달인, 파워점주로 세정에서 인정받아
오픈 때부터 지역 상권에 강한 인상을 심어놓은 정 대표는 지금도 고객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며 고정고객을 관리한다.
“저는 직원들에게 ‘이것안되요!’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해요. 고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죠”
캐주얼 의류 대리점 일색이던 상봉지역에 컬러가 화려한 ‘올리비아로렌’의 옷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자식 교육비며 생활비 지출이 많은 3040대 주부들에게 부담 없는 가격도 매력 포인트.
올리비안 로렌 상봉점은 주부들이 편하게 수다를 떨며 놀다가 옷 한 벌씩 사가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진접, 평래, 상계동에서도 손님들이 온다.
“우리 쇼윈도에는 마네킹이 13개예요. 일주일에 한 번씩 코디네이션을 제가 직접 바꿔요”
젊은 시절 국제복장학원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했을 정도로 옷에 관심이 많은 정대표는 43평 매장면적에서 10평을 과감히 잘라내 수선실과 창고를 마련했다. 웬만한 고객의 옷은 직접 수선한다.
“제가 수선을 직접하니 우리집에는 안 되는게 없다며 고객님들이 좋아하세요. 저는 쉬는 시간에도 지나가는 여성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날리고, 미소를 지어요”
세정의 지원 정책 워크샵에서 들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10:10:10 원칙’이라는 정 대표는 ‘그냥 고객은 10원이 들지만 신규 고객 유치에는 10만원이 들고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는 데는 10년이 든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고객 감동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디자인 샘플을 자비 구입해 본사에 보내기도 해
“평소에 옷을 팔다 느낀 문제점이나 아이디어들을 메모해 뒀다가 점주 품평회 때 발표해요. 쉬는 날이면 여행을 가거나 백화점을 돌며 내 가게에서 팔고 싶은 디자인을 구입해 본사로 보내요”
이 같은 정 대표의 적극적인 활약에 세정의 박순호 회장도 감복했다. 오픈 5개월만의 D급 상권 대박 소식에 박회장이 직접 대리점을 둘러보고 가는가하면, 두 번째 방문 때는 금일봉까지 건내며 노고를 치하했다.
세정은 대리점 물량지원 폭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 품목 또한 티셔츠, 니트T, 다이마루, 점퍼 등 종류와 소재가 다양하다.
“여름 물건은 다 나왔고 가을 상품이 들어오는 시기에는 손님들에게 옷을 권하기가 까다로워요. 그런데 본사에서 제 마음을 알았는지 지난 주 7벌의 스팟 상품이 입고 됐어요. 신이 나서 원도우 디스플레이를 바꿨죠.”
재고가 남아도 ‘세정 21’에서 처리해주니 걱정이 없다. 카드 결제 지원도 최고 수준. 국민, 롯데, 외환 3개월 무이자에 금액별 부분 무이자 혜택도 알뜰 주부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하다.

- 올해 매출 18억원 예상, 앞으로 매장 5개 운영이 목표
직원 4명을 데리고 대리점을 운영한지 3년째 오픈 이후 매출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작년에 1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8억원이 목표다. 앞으로 세정 브랜드로만 5개 점포를 더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는 정희윤 대표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박성혜 기자 p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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