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림핏’ 수트, 내추럴한 여유와 실루엣으로 재해석

유럽 패션의 중심지 밀란과 파리에서 남성복 패션 위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밀라노 도심 전역에서 펼쳐진 ‘밀란맨즈패션위크’에는 ‘조르지오아르마니’, ‘디스퀘어드2’, ‘베르사체’, ‘알렉산더 맥퀸’, ‘마크제이콥스’ 등 총 48개의 유명 브랜드들의 패션쇼가 펼쳐졌다. 올해도 밀란의 패션 하우스들은 파격적인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컬렉션으로 쇼 장을 찾은 바이어와 프레스들을 기쁘게 했다.
밀란에 이어 ‘파리맨즈패션위크’도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개최됬다. ‘랑방’, ‘헤르메스’, ‘존갈리아노’, ‘입생로랑’, ‘앤더뮐미스터’ 등 총 48개 브랜드의 기교 넘치는 테일러링과 관능미를 강조한 런웨이가 펼쳐져 파리만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 테일러드 수트 슬림하되 여유롭게
몸에 피트 되는 슬림핏의 인기는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보테가 베네타’, ‘엠포리오 아르마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 주요 브랜드에서 선보인 슬림핏 수트는 좀 더 내추럴해지고 어깨 패드 높이는 낮아졌다. 활동에 적절한 여유분량과 자연스러운 어깨선, 부드럽고 잘록하게 표현한 허리라인 등 남성 인체의 곡선을 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트라우저의 경우 슬림핏이 여전히 강세이지만, 허벅지까지 좁아지던 실루엣이 무릎에서 부터 일자로 떨어져 발목 부분에 여유가 있다.
넥타이는 생략하거나 슬림핏 수트와 잘 어울리는 폭이 좁은 타이를 매치한다.

- 다양한 체크 패턴의 향연, ‘블루’ 컬러의 새로운 해석들
컬러는 모노톤이 기본 베이스로 쓰였고 S/S시즌에 어울리는 ‘블루컬러’가 다양한 소재와 패턴, 톤 조절로 등장해 눈에 띄었다. ‘베르사체’는 블랙&화이트 스트라이프 패턴에 90년대 럭셔리 브랜드를 재해석한 화려한 프린트 믹스를 선보였으며, ‘로베르토까발리’는 강렬한 애시드 블루컬러의 풀코디네이션을 선보였다.
체크패턴 또한 브랜드마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재해석되어 등장했다. 하운스 투스 체크 무늬를 극대화 시킨 ‘닐바렛’, 번진 듯한 수묵 느낌의 선을 일정한 간격으로 그린 ‘알렉산더 맥퀸’의 컬렉션에 주목 할 것. 또한 체크무늬로 상하의 착장을 풀 코디네이션으로 연출한 브랜드가 많아 오는 2012년 봄, 여름엔 거리에는 체크무늬의 물결이 넘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복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도 눈에 띈다. 작년 겨울에 이어 올 봄까지도 유행하는 여성 망사패션의 영향으로 얇은 시스루 니트, 굵은 네트 아이템이 쏟아져나와 남성의 관능미를 드러낸다.

- 하이패션 키워드 ‘와이드팬츠’와 ‘그레이 컬러’
파리의 하이패션은 ‘릭오웬’의 ‘수도승(Monk)'을 테마로 절정에 이르렀다. 회색을 메인 컬러로 고른 ‘릭오웬’의 컬렉션과 ‘요지 야마모토’의 와이드 팬츠는 기교 넘치는 테일러드 재킷이 범람하는 가운데 꾸밈없는 스타일링으로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신체를 구속하지 않는 넓은 폭, 단순한 구조의 동양의상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연구와 동양의 깊은 정신 세계에 대한 존경은 앞으로도 파리 하이패션의 단골 테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혜 기자 p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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