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면·화섬원료 급락. 면사·화섬사 연쇄하락 역기능 속출
美의류바이어 더 내릴 때까지 오더기피. 가격인하요구
의류밴더들 해외공장 가동차질. 니트·프린트·치폰도 주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국제원면과 화섬원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면사와 화섬사 가격이 연쇄반응을 보이자 이로 인한 후폭풍이 섬유수출업계에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미국과 EU, 중동을 포함한 각국 바이어들이 면사와 화섬사가격이 수식상승할 때는 조기오더에 혈안이 되던 것과는 달리 이제 거꾸로 면사?화섬사 가격이 떨어지자 가격인하압력은 물론 오더자체를 하반기로 미루며 최단 숏딜리버리를 요구하고 있어 잘나가던 수출오더가 급격히 기근형상으로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 대규모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밴더들이 바이어들의 가격인하요구와 오더지연으로 비상이 걸렸으며 대구합섬직물업계와 경기북부직물업계도 넘치던 치폰오더가 하반기 초반부터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고 니트프린트오더도 급감해 관련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까지 파운드당 40~50센트에 지나지 않던 국제 원면가격이 10월부터 고공행진을 거듭해 160년 만에 최고시세인 2.10달러(뉴욕선물기준)까지 치솟아 면사가격이 덩달아 뛰고 수급까지 불안해 올3월까지 심한 파동을 겪었다.

그러나 1분기 후반부터 세계 원면경작면적이 크게 늘어나고 블랙홀인 중국의 긴축정책여파로 수요가 감소 된데다 국제투기세력이 보듬고 있던 원면을 풀어버리고 인도?파키스탄이 제한했던 수출을 재개하면서 7월 인도분이 1.51센트로 다시 급락한 가운데 올가을 수확분이 출하되는 11월은 1.20달러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여파로 국내 면사 가격이 고리당 100~200달러씩 일제히 내렸으며 국산가격보다 비싸던 중국·인도·파키스탄 면사가 다시 반입되면서 면사가격이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다.

또 화섬기초원료인 TPA(고순도 테레프탈산)가격도 작년 10월 이후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톤당 최고 1480달러까지 치솟아 3월 이후 중국 수요감소 등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현물시장에서 운임포함 인도조건(CFR)에 톤당1210달러로 내렸고 MEG가격도 1250달러를 정점으로 내리막을 걸어 최근 110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원면 및 화섬원료 가격인하에 따라 면사와 화섬사 가격이 4월부터 덩달아 약세를 보여 4~5월 2개월 동안 연속 큰 폭으로 인하조정 됐다.
문제는 섬유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면사와 화섬사 가격이 연쇄반응을 보인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번에는 이로 인한 예기치 않은 후폭풍이 불거져 다운스트림 수출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백화점과 스토어 등 바이어들은 면사와 화섬사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때는 조기 선적을 종용하다 이제는 가격인하를 내세워 의류단가 후려치기와 오더지연 전술로 의류밴더들이 비상을 맞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대행스토어 바이어들은 자체고용한 에널리스트들이 하반기후반에는 국제원면가격이 최고점 기준 51%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자료를 받아보고 면사가격이 바닥을 칠 때까지 오더를 기피하다 막바지에 발주 후 3주 이내 선적조건으로 오더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의류밴더들은 이미 비쌀 때 면사와 화섬사를 확보해놓고 막상 제품생산 후 선적시기가 되니까 오더를 지연시키고 가격을 후려쳐 채산악화와 공장가동중단의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의류수출업계뿐 아니라 니트직물과 화섬직물 업계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바이어들의 원사값 내린 사실을 먼저 알고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니트직물 수출업계에 그 많던 프린트 오더가 최근 급격히 줄었고 물량처리가 어려울 정도로 넘치던 치폰오더도 주춤해 7월부터 제직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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