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금강산·천안함·연평도 피습 대형악재 극복
폐쇄위기 고비고비 넘어 단한차례도 조업중단 안해
가동 6년째 121개 업체 북측근로자 4만 7천명으로 증가
남측 협력업체 4000개. 종업원 2만8천명 고용유발 효과
전직 안돼 북축 근로자 숙련도 세계 정상급 명품생산능력
섬유봉제기업 오더 넘쳐 선별수주 표정관리소문
국내브랜드 업체 불안감 털어 오더집중 캐퍼부족
기본임금 70불 물류비 싸고 무관세 내수용 경쟁력 최고
남북 간 유일한 대화통로, 정치 경제?군사적 가치 중시해야

피말리는 대형악재극복 이젠 무풍지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개성공단이 간당간당 칼날 위를 걷는 위험부담을 헤치고 안정 가동되고 있다. 지난 2005년 15개 시범업체의 첫 가동을 시발로 올해로 6년째를 맞는 개성공단은 그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도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입주업체수가 122개사로 늘어났고 북측 근로자수가 4만 7000명으로 증가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태인데도 올 들어 매월 500~1000여명 가까이 북측근로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섬유봉제를 중심으로 전자 전기?신발 등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개성공단은 요즈음 전 공장이 거의 풀가동하고 있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내 내수브랜드 업체들이 거래선을 돌려 입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오더가 넘쳐 선별 오더를 받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지난 6년간 이따금 살얼음판을 걷는 남북긴장국면에서도 용케 견디어 냈다는 점에서 이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남북 모두에게 필요충족요건인 개성공단 존속 이야말로 필연적인 논리이고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사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지난 6년 동안 간·쓸개 모두 녹아내린 고통을 감내했다.
얼핏 하면 폐쇄위협이 불거지고, 정치적·군사적 인계철선(trip wire)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가슴을 쓸어안을 수밖에 없었다.
북측에서는 강경군부의 폐쇄엄포가 나오고 남쪽에서는 대규모 인질사태를 걱정하는 폐쇄론을 주장해 입주기업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개성공단 폐쇄론을 군부뿐 아니라 정치권에서까지 들고 나올 때는 입주기업들이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개성공단이 그 많은 질곡 속에서도 지난 6년간 단한차례도 조업을 중단해본 사실이 없다는 점이다. 북측의 국방위원회 소속 강경파들이 서슬 시퍼렇게 그것도 수차례 폐쇄가능성을 제기했어도 단한차례 조업을 중단한 사례가 없었다. 우리 남측에서도 일부 사시적인 시각으로 퍼주기 논리를 내세우고 대규모 인질사태를 우려해 폐쇄론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조업을 막는 일은 없었다.

가동개시 6년 동안 단 한차례 가동중단 없어

금강산 관광객 박여인 피격사건과 금강산 관광폐쇄·천안함·연평도사건은 물론 북한의 미사일·핵실험의 고비고비 마다 예상과는 달리 개성공단은 무풍지대였다. 남북 간의 대치국면이 심할 때는 5ㆍ24조치처럼 우리 측이 체류인원을 제한한 경우는 있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원상으로 회복시켰다. 5ㆍ24조치로 1000명의 우리 측 체류인원을 절반으로 줄였다가 작년 9월 850명 수준으로 80%이상 해제시켰다. 연평도포격사건으로 격앙된 우리 국민과 정부의 강경조치로 체류인원을 다시 축소했지만 현재 850명 수준으로 다시 완화시켰다.
당초 1000명 수준보다는 떨어졌지만 입주기업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개성을 오가며 공장관리를 하고 있다. 천안함이나 연평도사건 같은 최악의 돌발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당장 폐쇄될 것 같던 개성공단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악재가 북측에 의해 수없이 자행됐지만 이상하리만큼 개성공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천안함, 연평도사건이 터진 후 남북 간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벌어졌는데도 개성공단은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평온했다는 것이 입주기업주의 설명이다.
남측 입주기업주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안절부절 할 때는 북측관계자들이 “절대 문제없으니 안심하시라”고 위로하더라는 것이다. 북측근로자들은 아예 낌새도 모른채 묵묵부답으로 주어진 일에 몰두했고 남북 간의 긴장상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북측간부들은 “이럴 때 저희가 더 열심히 일하겠노라”고 남측기업인들의 눈치를 살피더라는 것이다.
어찌됐건 남북관계가 좋으면 좋은 대로, 긴장이 고조되면 된 대로 개성공단은 아무것도 모르는척 정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지난6년의 이 같은 궤적을 겪으면서 이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고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자신감을 찾은 것은 앞에서 지적하듯이 그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단 한 번도 가동중단 상황이 없었다는 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확고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적어도 제약을 받고 있는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은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서울에서 부산가면 출장이지만 개성공단 가는 길은 외출이다.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한 지척에 있다. 중국은 최소4일, 베트남 등과 비교하면 안방이나 다름없다.

품질?가격경쟁력·숙련도 최고

또 남북 간 교역은 내국인 거래라서 관세가 없다. 물류비도 부산에서 서울 오는 것보다 개성에서 서울 오는 것이 훨씬 싸다.
더욱 강한 장점은 개성공단 인력은 전직이 안된다. 옆 공장에서 월급을 더 준다 해도 옮기지 못하도록 남북이 협약했다. 벌써 6년째 이어지는 개성공단에서 작업하는 북측근로자들의 숙련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아졌다.
중국이나 베트남은 명절휴가로 고향에 다녀오면 30~40%가 이직한다. 월5~10달러만 더 줘도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우리말이 통하는 북측근로자들의 기술숙련도가 어느덧 한석봉의 어머니 떡 자르듯이 훈련 돼있다.
명품을 생산해도 손색이 없다. 또 임금은 고작해야 8시간 기준 62.5 달러에 사회보장비 15%를 합계 70달러 수준이다. 하루 2시간 연장근무는 기본으로 이를 포함해도 100달러 수준이다.
중국의 200달러 이상 되고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비싸지 않다. 요즈음은 오더가 넘치면 밤샘 철야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만큼 수입이 늘어나는 맛에 북측 근로자들이 오히려 야근을 선호한다.
그래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요즘 표정관리 한다. 지난 6년간 위태위태한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도 단한차례 조업이 중단된 일이 없는데 대한 자신감이다. 또 다시 무슨 긴장상태가 생겨도 개성공단만은 양측 모두 존속이 필요하다는 공통인식에 따라 문 닫을 일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비고비하다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위험부담을 우려해 오더를 기피하거나 전환했던 국내브랜드 업체들도 태도가 달라졌다. 경험측상 개성공단을 쉽게 문 닫을 곳이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이제 오더걱정을 안한다. 돈 남는 유리한 오더를 선별 수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 군사적인 면을 떠나 단순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개성공단의 당위성은 충분히 검증되고 있다. 금년 초 정부의 산하기관 한 곳에서 전문기관에 의뢰해 ‘개성공단의 남한산업 파급효과’에 대한 용역보고서를 낸 일이 있다. 남북관계의 경쟁을 이유로 대외비로 부쳤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급효과가 확인됐다. 2005년에 ‘시작된 개성공단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은 2010년까지 47억 달러 상당의 남한경제 생산유발 및 이에 따른 27만 7547명의 고용창출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성공단 진출 1개 기업 평균 남한협력업체는 34.4개사로 당시 가동기업 121개를 기준할 때 약 4000개의 협력업체가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4000개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종업원도 2만 7547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부자재 100% 남한산 협력업체 4000개

또 개성공단의 연도별 반출 현황을 보면 개성공단에서 남한으로 반입된 제품의 규모는 개성공단이 시작된 첫 해인 2005년의 1979만 4000달러에서 2010년 말 기준 25배가 늘어난 7억 5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사업이 시작된 2005년부터 2010년 말 현재까지 반입된 누적규모는 16억 1610만 달러에 달한다. 또 남한경제에서 개성공단으로 반출된 제품의 규모는 2005년 1억 5694만 3000달러에서 2010년에는 7억 38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이 시작된 2005년 이후 2010 말 현재 반출의 누적규모는 약 25억 달러 규모이며, 이 같은 반출규모는 공장 건설자재와 생산설비 때문으로 보여지고 있다. 사업초기인 2005년에는 반출규모가 반입규모보다 7.9배나 많았지만 2010년에는 반출규모와 반입규모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공단 반입의 품목별 현황을 보면 2005년부터 2010년 말까지 개성공단에서 남한경제로 반입된 품목비중은 섬유류가 39%로 가장 많고 전기 전자제품이 27.1%, 기계류 13.3%, 생활용품 10.4% 순으로 나타났다.
2010년 현재 섬유류 비중은 더욱 높아져 전체 반입의 50%에 달하고 전기전자제품 27.1%, 기계류 13.3%, 생활용품 10%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남한경제에서 개성공단으로 반출된 총규모는 연평균 35.1% 성장하여 반입보다 성장률이 낮은 편이며 반출규모가 가장 크게 성장한 품목은 섬유류 172.0%이고 전자전기 91%, 생활용품 67.1% 플라스틱, 가죽제품 5% 순이다.
실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개성공단에서 남한으로 반입된 품목별 현황을 보면 섬유류가 6억 1300만 달러로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화학 1억 1500만 달러, 기계금속 2100만 달러, 전기전자 2130만 달러, 식품 600만 달러, 종이금속 300만 달러 순이다.

남북 유일한 대화채널 폐쇄론 등 위험천만
이 같은 경제적인 파급효과뿐 아니라 정치·군사적인 면을 고려해도 개성공단은 남북긴장완화의 완충지대 이며 북한에 처음으로 시도되는 자본주의 실험장이다.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도 개성공단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제 개성공단 사업으로 북한의 요새로 알려진 개성주둔 북한군 6사단과 64사단이 북서쪽으로 약 10Km 후방으로 후퇴했다. 공산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가 우월하다는 황색바람은 아무리 3인조, 5인조 감시를 해도 어쩔 수 없어 개성공단근로자의 60~70%는 남한의식이 몸에 베어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총칼로도 안되고 권력자나 정치인의 선언적 논리로 할 수 없는 천지개벽이다. 기업이 아니면 할 수없는 엄청난 변곡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에 매장된 엄청난 지하자원의 제3국 진입효과도 기대되는 곳이다. 북한에는 약2700조원으로 추정되는 마크네트 사이트와 2600조원에 달하는 석탄매장을 포함해 북한보유 200개 이상의 광물 중 주요광물 20개 기준 7000조원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라늄은 세계 매장량의 약 5배인 2600만 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지하자원을 우리가 활용해야 되며 그 단초는 개성공단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국외자 들은 개성공단 인건비로 연간 4300만 달러 (약 500억 원)가 지급 되는 것을 퍼주기로 매도하지만 중국이나 베트남 어딜 가건 우리 돈으로 공장 짓고 인건비 주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이다.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남북 간에는 대화의 통로가 전부 막혀 사실상 전쟁상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5년간 가르쳐놓은 5만 명 가까운 숙련공은 중국 좋은 일 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우리 측 체류인원을 인질로 잡는다는 것은 전면전을 의미한다, 북측이 과연 전면전을 치를 수 있는 능력이 있겠는가? 오히려 개성공단을 더욱 확대시켜 기업의 제3국 탈출을 막고 북한근로자를 통한 남측의식 전환을 유도하는 그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월 500만개에 육박하는 초코파이 파급효과가 개성 시내 뿐 아니라 북한전역으로 뻗어나갈 때 북한당국도 죽의 장막 철권통치의 한계에 부닥칠 것이기 때문이다.<조>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