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WJL직기 600대 대규모 증설 파문 타결임박

공멸위기 반대운동 대구직물업계와 회동 통보
심각한 중소업계 정서감안 400대로 축소키로

지난 연말부터 태광산업의 대규모 혁신 직기 증설을 둘러싸고 대구 직물업계와 태광간에 첨예한 대립을 보여온 갈등현상이 수습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태광측이 당초 계획한 600대 규모의 증설규모를 대구 직물업계가 양해하기로한 400대 규모로 계획을 축소하기로 방침을 전격 변경하고 대구 직물업계에 이를 정식 통보함으로써 4개월 가까이 끌어온 양측의 대결국면이 수습단계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백용진 대구경북섬유수출협의회장, 호신섬유 이석기사장, 유환우 조합상무 등 대구섬유업계 대표와 태광산업 직물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회철 상무 등 태광측 대표, 그리고 중기중앙회 유광수 동반성장실장, 사업조정팀 추민호 과장, 중기청 김진수 주무관 등은 지난 17일 오전 대구 섬유회관 내 조합사무실에서 작년 12월 1차 회의에 이어 2차 회동을 갖고 그동안 태광측이 추진한 일본 쯔타코마산 최신형 혁신직기 600대 개체 및 증설계획을 대구직물업계가 당초 제시한 400대 규모로 축소하겠다고 정식 통보했다.
이 자리에서 태광측은 “당초 일본 쯔타코마, 혁신직기 600대와 연사기 300대 등을 기존 경주공장에 도입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방침아래 이미 일부 수입 L/C를 개설했고, 국내 제작 설비에 따른 선수금까지 지급하며 준비해왔으나 지역 섬유업계의 반대여론을 감안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광측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태광이 경주공장에 혁신직기 600대를 도입가동하는 것은 아무런 제약조건이 없으나 실제 상황여부를 떠나 대구 중소업계의 시장잠식 우려와 인력난 가중등의 염려를 앞세운 강력한 반대여론을 대기업인 태광이 양보하며 수용하는 것이 대의를 위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방침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대해 대구 직물업계측은 측은 “대기업인 태광이 중소기업 전문업종인 직물산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발상부터 잘 못된 것이었으나 다행히 직기 도입규모를 400대 규모로 축소하겠다는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현명한 판단”이라고 수용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 날 회동에서 대구 직물업계는 경주공장의 기존 직기 398대에 대한 매각 방침과 인력난이 심각한 대구경북직물업계로부터 인력스카웃을 하지 않겠다는 보장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반면 태광측은 당초 600대 규모의 혁신직기를 도입키로한 방침을 변경한데 따른 경제적 손실 보전책 등을 주장했으나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판을 깨는 수준으로 격렬한 논쟁의 대상은 아니었다.
실제 태광측은 “기존 직기의 매각방침은 이미 결정됐지만 언제 어떻게 매각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벌써 직기를 구입하겠다는 원매자가 줄을 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혀 국내 매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력은 기존 경주공장 인력과 자체양성등으로 해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태광측은 “600대 규모의 혁신직기 도입을 계획하고 일본 쯔타코마와 자카드 기계 및 관련연관기계 발주까지 끝난 상태에서 이를 축소 변경한데 따른 기계 메이커의 강력한 항의와 손해배상등의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며 “손해배상을 대구 직물업계가 감당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이 또한 끝가지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작년 말부터 태광의 대규모 혁신직기 증설을 둘러싸고 빚어온 대구직물업계와의 첨예한 대립구도는 수습국면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날 양측과 중기중앙회 관계자가 배석한 회동에서 최종합의는 뒤로 미룬채 이날 협의된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 중기중앙회가 한번 더 양측의견을 청취해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나 이 같은 대원칙이 확인된 이상 곧 수습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 동안 대구직물업계는 원사 메이커이자 대기업인 태광이 대규모 직기증설을 단행하면 중소직물업계의 수출시장 잠식은 물론 가뜩이나 부족한 기능 인력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청원하는 한편 1000명 이상의 지역 섬유기업인의 반대 서명을 받아 중기 중앙회에 제출하는 전방위 압박을 강화해왔다.
여기에 처음 관망상태이던 대구 지역염색업계도 “태광이 600대의 최신형 혁신직기를 가동하면 대구 비산염색공단소재 태광 소유 대형 염색공장 2개소를 풀가동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일본을 따라 잡으며 천신만고 끝에 기술을 개발한 포멀블랙업체부터 무더기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직물업계와 공조하며 강한 반발을 보여 왔다.
이 같은 사실이 본지를 통해 수차례 대서특필된 가운데 섬유로 재벌을 축성한 태광측이 대구 산지의 여론동향을 끝까지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초계획보다 축소한 대승적인 카드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따라서 섬유업계 내부문제를 중소기업중앙회에 이어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 심의회까지 상정될뻔한 볼썽사나운 대립현상이 늦었지만 자율적으로 해결국면을 보인데 대해 많은 섬유기업인들은 안도하고 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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