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AR3 BY SAEN, HAYLEY KIEL, JACEY CHAE, 슈콤마보니, 수작

“이 가방 가격이 얼마에요? 어디 가면 살 수 있나요?” 대학생 이윤성씨가 ‘GEAR3 BY SAEN’ (기어3 바이 센)쇼룸에 찾아왔다.
남학생의 발길을 붙잡은 주인공은 기계적인 소재를 활용해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가방 브랜드다. 가방 손잡이 부분에 진짜 볼트나 전기 줄을 이용하는 등 발상이 독특하다. 색상 역시 블랙 위주라 20대 남학생들이 주로 찾는다. 2008년 뉴욕, 홍콩 등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작년 4월부터 국내 두타, 눈스퀘어 등에서 유통을 시작했고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단계이다. 쇼룸을 지키고 있던 이 브랜드 백미선 디자이너는 “이번 서울 패션 위크를 통해서 레바논 바이어와 계약이 성사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큰 수확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개성 강한 가방 브랜드 ‘HAYLEY KIEL(헤일리 길)’가 발걸음을 붙잡았다. 이곳은 비비드한 색상에 장어가죽, 물뱀가죽, 악어가죽 등 독특한 가죽 소재를 활용해 심플하면서 완성도 높은 작품이 전시됐다. 이 브랜드 대표이자 디자이너 길현주씨는“희소성 있는 장어 가죽을 이용해서인지 러시아 모스크바, 두바이, 쿠웨이트, 영국 바이어들의 오더가 잦다”며 “특히 중동 바이어들은 보라색 칼라에 코사지 장식이 달린 화려한 제품을 좋아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20대 젊은층이 주소비자라면 국내에서는 40~50대가 찾는다고 한다. 이 브랜드는 2007년 런칭, 2008년에 홍콩 패션 위크, Pret A Porte에서 뜨거운 반응을 받는 등 해외에서는 두각을 나타냈지만 길현주 디자이너에게 한국은 아직 정복해야 할 시장이다. “해외에서 인지도를 얻은 만큼 국내에서 독립된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기 위해 이번 패션 위크를 찾았다”며 “해외에서는 장어 가죽의 인기가 대단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아직은 생소하기에 이 자리를 통해 친숙함과 인지도를 각인 시킬 것”이라 말했다.
이번 패션 위크에서 일본, 레바논에서 수주 받는 등 수확을 거둔 가방브랜드 ‘JACEY CHAE(제이시 채)’는 디자인 발상이 남다르다. 자연과 생활 속 제품 및 소품을 가방 디자인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 매력적이다. 카메라 모양의 가방, 넥타이를 맨 가방, 양복 포켓에 꽃을 꽂은 가방 등이 반응이 좋다.
디자이너 구두 ‘슈콤마보니’는 지난 29일 PT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초반에는 글레디 에이터, 밴드형 스트랩 슈즈, 싸이 하이 부츠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후 코사지와 크레비즈, 크리스털 장식의 로맨틱하고 화려한 슈즈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낸 것. 슈콤마보니 관계자는 이번 패션 위크를 계기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원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에 입점한 액세서리 브랜드 ‘수작’이 쇼룸에서 단연 돋보였다. 2005년에 런칭해 미국, 프랑스, 일본, 중동, 인도네시아 등에서 큰 호응을 받은 수작은 국내에서 드라마 ‘궁’으로 브랜드 이름을 알린바 있다. 수작은 이번 패션 위크를 위해 ‘패턴’라인을 새롭게 선보여 특히 인도네시아 바이어들의 호응을 받았다. 수작은 브랜드 홈페이지와 단독 매장이 없지만 해외 바이어들의 입 소문을 통해 주문전화가 많다. 한윤주 디자이너는“이번 패션 위크를 통해서 수작의 두터운 매니아층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서울 패션 위크에 모인 잡화 브랜드는 하나 같이 디자이너 개성이 강했다. 이들 모두 입을 모아 “개성 강한 디자이너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의 더 큰 호응이 필요하다” 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개성이 강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기 때문에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보다 더 편하지만 국내 역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것. 또한 이들은 국내 잡화는 다른 패션 분야 보다 소비자들이 해외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하며 “해외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독립된 디자이너 브랜드로 인정받도록 SBA(서울 산업통상 진흥원), 지경부, 국내 유통 업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현 기자 mihyun@itnk.co.kr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