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피티전시회에서 본 2010/11 추동 남성복 유행경향
- 패딩재킷, 가디건, 스니커즈, 그레이 컬러가 키워드

2010/11 F/W 남성복 시장은 '크로스오버룩(corss over look)'이 지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15일까지 이태리 피렌체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남성복 브랜드 전시회인 '피티 워모(FITI UOMO)'에서 이 같은 동향이 전망됐다.
출품 아이템을 보면 패딩재킷이 코트를 제치고 올해 겨울에도 남성재킷의 핵심으로 부각됐다. 또한 다양한 하이테크 소재와 디자인의 패딩재킷뿐만 아니라 가디건과 캐주얼한 신발의 매칭으로 전체적인 크로스오버룩이 남성복을 지배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작년 한해 전 세계 의류패션시장이 불황을 만회하기 위해 이탈리아가 미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 패션은 전시회를 통해 '창조'와 '전통'의 두 가지 카드를 들고 나와 의류패션산업의 황금기를 되찾으려는 의욕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 남성복패션업체 765개사가 참가했으며 외국브랜드 305개를 포함한 총 936개의 브랜드가 소개됐다.
지난 1월 전시회를 속속들이 점검, 새해 남성복 트렌드를 전망했다.

패딩점퍼/ 앵클부츠 대세
패딩점퍼나 보머재킷이 클래식한 코트를 누르고 청장년층 직장 남성들의 지속적인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특히 대도시 교통혼잡으로 스쿠터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보온효과가 높아 실용적이고 패셔너블한 패딩점퍼나 보머재킷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반영한 듯 피티전시회에 참가한 국내·외 남성복 패션업체 중 패딩재킷을 제시하지 않은 업체가 없을 정도이며, 실제로 이 품목의 시장수요가 높아서 다양한 디자인과 스타일의 독특한 제품이 계속 출시될 전망이다. 또한 패팅점퍼나 보머재킷에는 캐주얼한 앵클부츠나 심지어 스니커를 착용해 아이러니한 멋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고무소재 패셔너블 스니커즈 두각
전시회에 참가한 타이어 제조로 유명한 피렐리 그룹은 산하 패션 브랜드인 ‘피렐리 피제로’를 통해 새로운 패션스타일을 기업 이미지와 결합시켰다.
이 브랜드는 고무소재를 통한 혁신적이고 하이테크한 스타일의 재창조를 추구하고 있는데, 일명 고무재킷으로 불리는 제품의 경우 단춧구멍, 지퍼, 주머니 테두리를 고무로 처리했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스니커의 경우 표면 전체가 고무소재로 처리돼, 고무와 패션의 훌륭한 결합을 보여준다.

가디건의 화려한 복귀
이번 전시회에서 남성복부문에 캐주얼한 크로스오버룩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외로 포멀한 가디건이 눈길을 끌었다.
남성용 가디건은 클래식한 정장과 비슷하게 재단이나 소재 선택 및 디테일한 라인 디자인에 있어 공이 많이 드는 제품이지만, 2010년 유행할 신세대 가디건은 재킷과 겸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캐시미어를 소재로 한 남성의류 전문 쿠치넬리사는 총 180g의 가볍고 부드러우며, 미세한 재킷으로 흡사 가디건으로도 착각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최상급 소재로 표현하면서 어떠한 장소나 행사에도 입고 나갈 수 있는 캐주얼함과 클래식함을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파스텔 가고 그레이컬러 온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시즌 남성복을 지배했던 파스텔 색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패딩재킷에서도 각도에 따라 다른 색조를 발하는 기법이 도입돼 인기를 끌었다.
일례로 전체적으로 강렬한 레드를 발하는 몬테코어의 스노우블랙 패딩재킷이 주목을 받았고 겐조의 경우 그린이나 오렌지색으로 크로마틱한 효과를 냈으며, 프트리의 캡슐 컬렉션은 화이트에서 블랙으로 서서히 그러데이션 효과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그레이컬러를 나타냈다.

다른 소재ㆍ스타일을 섞여 새로운 룩 창조
세계적 경제위기가 만든 새 패션 트렌드도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 패션업계로 하여금 서로 동떨어진 소재나 스타일을 섞어 새로운 룩을 창조하게 만든 것이며, 이는 남성복에 있어서도 올해 주요한 유행경향으로 부상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이 전시회를 통해 다양하게 변형된 패딩재킷과 보머재킷에서 실용성과 우아함을 동시에 추구하고, 정장바지에 스니커를 신고 블레이저 겸용 가디건을 선택함으로써 어려운 세계 경제환경 속에서 활동성, 경제성을 강조한 패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트렌드를 예견한 듯 세계적인 패션업체들은 2010년/2011년 F/W 대비 남성복으로 하이테크 신소재를 이용한 패딩재킷 및 보머재킷, 클래식한 가디건과 캐주얼화 등 전체적인 크로스오버룩 스타일이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이태리 남성복 마켓- 지난해 매출 9.7%↓, 남성복 소비 7.1%↓
한편 이탈리아 남성복업계는 지난해 힘든 경제 한파를 겪어야 했다.
이탈리아 섬유패션연합에 따르면 작년 매출액은 82억78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 이 중 수출은 14% 하락하고 수입은 2.9% 감소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미국시장마저 이탈리아 남성복 수출은 22.8%나 하락했다.
남성복 소비 또한 위축돼 전년 대비 7.1%나 소비가 하락하는 상황을 맞았고 이에 연쇄적으로 남성복 제조에 필요한 직물산업까지 타격을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이탈리아 직물산업은 2009년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22%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도산에 이른 직물업체도 상당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적 경제위기로 창조된 이질적인 소재나 스타일이 융합된 스타일, 크로스오버룩이 올해 남성복 트렌드를 견인할 것이다.
자료제공: Il sole 24 ore, Corriere Della Sera, Pirelli PZero, 코트라 밀라노KBC 자체 분석
이준혁기자 inmasat@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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