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라 기축년! 아듀 2009 ~’

다사다난했던 2009년을 보내고 경인년 새해가 이제 열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지난 1년간을 회고해보면 대한민국에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기에 더욱 힘들고 고단했던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등 한나라의 두 임금을 잇달아 하늘로 보냈으며,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 한파와 고통속에 신종 플루라는 최악의 재앙까지 겹치면서 올 한해 대한민국은 고통과 눈물에 잠겨있던 날이 유난히 많았던 해였다.
국내 패션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기한파로 자금난을 못이긴 토종 장수기업들이 연달아 매각되거나 사라졌다.
토종 패션기업 쌈지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올 들어 잇달아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산업폐기물 처리 등 신규사업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사정이 더 나빠졌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5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가까이 급감했고, 영업손실과 순 손실이 각각 87억원과 99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부도설과 위조어음이 잇달아 발생하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토종 패션 1호 기업인 톰보이도 올 하반기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토종 제화 브랜드 ‘엘칸토’와 ‘에스콰이어’ 역시 비운의 주인공으로 쓸쓸히 퇴조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시장을 잠식하는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마켓 판도가 크게 바뀌기도 했다.
대한민국 패션 1번지 서울 명동에 수년에서 수십년 전부터 터전을 잡고 매장을 키워오던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최근 해외 글로벌 브랜드들의 장악으로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이처럼 수입브랜드는 갈수록 강세를 띄고 내셔널 브랜드들은 갈수록 약해져 갔다.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수입브랜드 런칭에 앞장선 것도 요인이 됐다.
하지만, 우울한 뉴스만 있던 것은 아니다.
비 온 뒤에 더욱 단단해지듯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수 패션경기는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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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매출 점포 속속 출현
스포츠 및 발열소재 겨울 아이템 대박
롯데 百 광복점 오픈 첫날 70억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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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 국내 등산객은 역대 최대수치를 기록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주머니 사정이 얇아지면서 일명 공짜 스포츠로 통하는 등산을 즐기기 위한 합리파와 더불어 등산 레포츠를 즐기려는 고급 레저 인구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아웃도어와 스포츠 시장의 활기가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불황에도불구하고 20% 가까운 매출 신장율을 보였던 아웃도어는 올해 더욱 가속이 붙어 두자리수 신장율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아웃도어 시장을 1억8천억원에서 올해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가 올 한해 웃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가 대박행진을 기록하며 우울한 경기에 활력소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특히 노스페이스는 11월 매출결산에서 한 점포에서 15억 3천만원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매출파워를 기록하기도 했다.
20% 신장율을 기록한 코오롱 스포츠와 K2 컬럼비아, 네파, 아이더 등 아웃도어 전 브랜드에 걸쳐 발열 기능의 다운점퍼와 기능성 재킷 등 아우터의 판매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지칠줄 모르고 팔려나갔다.
토종 브랜드 ‘테이트’는 월 4억대 매장을 속속 출현시키며 캐주얼 조닝에서 최강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루비족을 겨냥해 탄생한 제일모직의 ‘르베이지’도 국내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최고의 퀄리티와 소비자 마케팅을 통한 국내 대표 명품 브랜드로 등극, 고급 소비자를 겨냥해 런칭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매출파워 1위를 기록했다.
이랜드는 최근 글로벌 SPA ‘스파오’를 런칭해 ‘유니클로’와 맞장을 뜨며 올 한해 최고의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국가의 글로벌 브랜드 육성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국내 내셔널 브랜드들이 앞장서 체질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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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브랜드 등극 향해 돌진
메가브랜드화 한국형 SPA 시스템 구축
국가 지원, 메가 브랜드 육성 프로젝트
내셔널 브랜드 체질개선 앞장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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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 코리아 패션브랜드를 올리자”
국내 패션기업과 리딩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존심을 건 싸움이 시작됐다.
영국의 컨설팅사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2009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를 보면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는 2000년부터 줄곧 1위를 지켜온 코카콜라였다. 브랜드 가치만 무려 687억 달러 즉, 83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IBM(602억 달러≒73조원)과 마이크로소프트(566억 달러≒68조원)가 그 뒤를 잇고 있으며,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175억 달러로 19위, 현대자동차가 46억 달러로 69위에 올라 있다.
세계 100대 브랜드의 순위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순위가 크게 상승한 기업은 단연 패션브랜드임을 알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같은 순위를 기록한 루이비통(211억달러, 16위)을 제외하고 H&M(21) 나이키(26) 구찌(41) 자라(50) 샤넬(59) 아디다스(62) 에르메스(70) 갭(78) 프라다(87) 조르지오 아르마니(89) 등이 모두 지난해 순위보다 크게 신장했다.
게다가 새롭게 100위에 진입한 기업은 퓨마, 버버리 폴로랄프로렌이 각각 97~99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무역 12대국 중 중국과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글로벌 패션브랜드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충격적인 현실을 이제 정부와 기업들이 직시하기 시작했다.
고부가가치 패션산업이 높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녹색산업이자 지식기반산업이라고 외치며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부르짖고 있다.
각종 정부지원 패션행사에서 지식경제부와 정부관계자들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식경제부 정재훈 국장은 최근 코리아패션대상 시상식에서 “패션업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글로벌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고의 뒷받침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지경부가 지원하는2009 글로벌브랜드 프로젝트가 지난 11월부터 총 12개 브랜드 ( 숲, 지이크, 코데즈컴바인, 유지아이지 등)를 선정해 국내 패션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위한 기반 구축에 돌입했다.
이미 체질개선을 마친 대기업들은 라인익스텐션, 메가브랜드육성, SPA 시스템구축, 중점 유통 전략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특화된 브랜드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 중 제일모직의 ‘르베이지’와 LG패션의 ‘TNGT’, 이랜드의 ‘SPAO’, 캠브리지코오롱의 ‘쿠아’ 등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에는 신규브랜드의 출현이 어느해보다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약 50여개가 넘는 신규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을 무기로 탄생한다.
모두가 “세계 100대 브랜드 안에 들겠다”는 자존심을 건 싸움이다.
의식주에서 의(衣)를 가장 먼저 꼽을 정도로 멋을 아는 민족인 한국은 이제 섬유수출 9위 국가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중심국가로 이름을 알리게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本紙조정희 국장 silk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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