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디자이너 41인의 2009 S/S 패션이 드디어 그 모습을 공개했다.
서울시가 개최하는 8일간의 패션축제 「서울패션위크 S/S 09」가 국내외 바이어 및 프레스, 일반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지난 18일부터 학여울역 SETEC과 강남일대 지역에서 열렸다.
‘디스커버 패션 시티, 서울’ 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막된「서울패션위크 S/S 09」는 ‘서울컬렉션’과 ‘서울패션페어’, ‘해외패션교류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내외 패션문화프로그램들로 이뤄졌다.
특히 「서울패션위크 S/S 09」의 하이라이트인 ‘서울컬렉션’은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들이 2009 S/S 패션을 미리 선보이며 많은 패션업체들과 해외 유력 바이어를 비롯, 소지섭ㆍ이정재ㆍ심은진ㆍ크라운제이ㆍ노홍철 등 유명 연예인과 300여명의 미디어, 일반인까지 많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 속에 진행됐다.
박종철, 박혜린, 송혜명, 김서룡, 손성근, 송지오, 박성철, 강동준, 윤기석, 이주영, 서은길, 안윤정, 조성경, 안선영, 정훈종, 서승희, 박윤정, 김시양, 문경래, 최창호, 송자인, 서상영, 전미영, 양희득, 조명례, 정희석, 고태용, 우영미, 유현진/김민경, 하상백, 이석태, 이보미, 곽현주, 이영희, 이문희, 김영주, 홍은주, 신영재, 지춘희까지 41명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무대연출을 비롯해 독특한 색상과 소재, 디테일을 선보이며 화려한 향연을 펼쳤다.

미리 보는 2009 S/S 남성복 트렌드

「서울패션위크 S/S 09」 첫째 날인 18일에는 학여울역 SETEC에서 남성복 디자이너 송지오, 박종철, 박혜린, 손성근, 김서룡, 송혜명 6명의 패션쇼가 진행돼 남성복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재조명했다.
자연스러운 색상과 소재를 주로 사용해 가벼움과 편안함을 나타낸 남성복들과,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남성복의 다양한 매력이 표현됐다.
‘슬링스톤’의 디자이너 박종철은 ‘코리아니즘’이라는 주제를 갖고 오리엔탈 소재와 색상, 패턴을 믹스매치한 스타일로 에스닉룩을 재해석했다. 그는 블랙, 화이트, 베이지 색상을 기본으로 동양적인 감성을 실루엣과 디테일에도 접목시켜 곡선 활용의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강조한 감각적인 테일러링을 소개했다. 특히, 오감나무의 섬유조직을 활용한 의상들은 화려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표현했다.
박혜린 디자이너는 ‘카리브섬의 여행기’를 테마로 스포츠웨어와 청바지를 하이캐주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깔끔한 깅엄체크ㆍ스트라이프 등이 활용됐고, 화려하고 경쾌한 느낌의 광택 소재를 차분한 색상의 니트, 면, 진 등의 소재를 매치했다. 베이직, 블루, 옐로우, 핑크, 그레이 컬러를 위트 있게 표현했다.
‘도미닉스웨이’의 송혜명 디자이너는 ‘Disjoint custom-7 from 6’라는 컨셉을 통해 소매, 라펠, 포켓 등의 한가지 의상을 구체화 시키는 모든 디테일 요소들을 각기 다른 한가지의 객체로 표현했다. 블랙과 화이트의 강렬한 대비를 비롯해 실버ㆍ그레이 등의 무채색과 베이지ㆍ블루 등의 색상이 조화를 이루며 남성의 상체를 강조하는 의상을 통해 남성의 강인함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송혜명 디자이너는 오토바이를 타고 런어웨이에 등장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김서룡 디자이너는 ‘몽상가들’을 주제로 블랙, 화이트와 밝은 색감을 사용해 자유로운 남성을 표현했다. 자연적인 느낌의 소재와 루스한 실루엣을 사용한 재킷이 메인 아이템이었고, 여성의 원피스와 셔츠를 차용하여 부드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거친 느낌의 니트셔츠를 통해 자연스러운 문양을 표현했고, 가볍고 얇은 소재를 사용해 반투명한 룩을 보여줬다.
‘엠므’의 디자이너 손성근은 ‘큐비즘(Cubism)’을 컨셉으로 정형화 된 기존의 복식의 틀을 깨고, 큐비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무채색의 컬러에 울과 코튼 소재를 사용해 추상적인 미술 양식을 입을 수 있는 의상으로 표현했고, 레이스를 이용한 슬림한 팬츠에 드레이퍼리 된 상의를 매치시켜 남성복에 로맨틱한 감각을 불어넣었다. 또한 몸에 흐르는 듯 자연스럽게 피트된 수트에 셔링과 절개선 등을 사용해 인체의 곡선을 강조했다.
‘송지오옴므’의 송지오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에서 ‘파이브 스타 스토리’, ‘아키라’ 등 사이버펑크 애니매이션의 영웅적인 소년상을 표현했다. ‘Blackout’이라는 테마로 아방가르드한 커팅과 볼륨감있는 아이템을 강조했고, 스트링과 서스펜더 디테일을 사용해 스포티함을 드러냈다. 또한 메시지가 담긴 프린트 문양을 통해 주제를 표현했다.
이틀째인 19일에는 남성복 디자이너 박성철, 강동준, 윤기석, 이주영, 서은길, 장광효 6명의 패션쇼가 진행됐다. 펑크 감각과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부각시키는 의상들이 주로 등장했으며 영상과 댄스, 음악공연 퍼포먼스 등을 사용하는 창의력이 돋보이는 무대를 선보였다.
‘제스(XESS)’의 박성철 디자이너는 “BBIIGG BIBIBIG”이라는 주제로 철저하게 살아가는 남성의 모습을 따뜻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어긋난 톤과 색상을 조화시켜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했다. 변형된 재킷과 자연적인 소재의 팬츠를 매치했으며, 광택이 나는 소재를 동시에 사용해 세련미를 부각시켰고, 재킷과 셔츠, 팬츠에 트임을 줘 체크패턴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도록 했다. 차분한 회색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한편, 핑크와 아이보리, 블루 등의 파스텔 색상으로 동화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다그낙(D.GNAK)’의 강동준 디자이너는 전체적으로 뉴트럴한 컬러와 짙은 블루, 레드를 베이스로 강조된 어깨라인과 피트된 허리선으로 남성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슈퍼맨의 다이아몬드형태의 프린트와 망토의 변형된 형태의 아이템 등을 통해 슈퍼맨의 영웅성을 드러냈고, 블루와 화이트 티셔츠로 통일된 의상의 피날레를 통해 다시 일반인으로 돌아온 친근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로토코’의 윤기석 디자이너는 ‘자신감’을 주제로 1940년대 해군을 재해석한 강렬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블랙과 네이비 색상에 비비드한 옐로우와 오렌지, 화이트를 매치했으며, 크리스피한 느낌의 데님과 짙은 색상의 가죽 소재를 활용해 남성의 강인함을 표현했다. 조직이 굵은 니트와 망사 소재를 활용해 근육의 굴곡을 거침없이 드러냈으며, 펑크적인 장식이 가미된 가죽 빅백과 화이트, 블랙 색상의 플라워 코사지 등의 액세서리가 활용됐다.
런어웨이 한 가운데 락 그룹의 공연으로 시작된 ‘리쥬렉션’의 이주영 디자이너의 패션쇼는 전율의 락 사운드와 강렬하고 자극적인 의상들로 관객들을 쇼에 몰입하게 했다. 블랙을 기본으로 레드, 코발트 블루, 핑크 등을 매치했고 망사, 비닐, 가죽 그리고 태프타 소재를 사용해 강령한 대비 효과를 표현했다.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하기 위해 피트되는 실루엣이 활용됐고, 기존 의복 형태에 대한 해체와 변형을 반복적으로 표현, 실험적인 트렌드를 소개했다.
‘내안의 섬’이라는 테마로 주제를 잡은 ‘길옴므’의 서은길 디자이너의 패션쇼에는 계절성을 표현한 얇은 소재를 바탕으로 구조적이면서 넓고 박시한 실루렛의 상의가 등장했다. 재킷과 셔츠에 얇은 소재를 겹겹이 사용함으로써 모델의 움직임에 따라 셔츠와 재킷이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또한 팬츠와 재킷의 곡선, 고쟁이를 변형시키 팬츠 등 곳곳에서 한국적인 요소가 사용됐다.
‘카루소’의 장광효 디자이너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디자이너로써 느끼는 유토피아를 펼쳐보였다. 여성성이 강조된 누트 스킨톤과 페일한 파스텔톤이 사용됐으며, 경쾌한 느낌의 비비드한 신발과 빅백이 매치됐다. 재킷의 경우 베스트와 결합된 듯한 스타일, 스포티한 요소의 사용, 단순하고 깔끔한 체크 무의 등 위트 있는 디테일이 사용돼 편안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또한 여성스런 기업의 핸드메이트 손뜨게 느낌의 니트와 로맨틱한 자수 느낌의 소재도 등장했다.
한편, 22일 남성복 디자이너 서상영은 ‘실체’라는 테마아래 빛바랜 느낌의 컬러와 텍스처 형태의 다양하면서도 미세한 차이 사이에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느낌들을 디자이너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뉴트럴한 컬러들을 기본으로 한 코튼 및 나일론 혼방의 소재가 주를 이뤘다. 여러 종류의 후가공 공정을 거친 소재는 거칠지만 따뜻한 느낌이 묻어나도록 해 릴렉스한 실루엣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23일에는 청담동 ‘TOM N SPACE’에서 ‘비욘드클로짓’의 디자이너 고태용과 삼성동 코엑스 3층 컨벤셜 홀에서 ‘솔리드 옴므’의 디자이너 우영미의 무대가 펼쳐졌다.
고태용은 ‘일기’라는 테마 아래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프레피 룩을 선보였다. 기본적으로 클래식한 네이비와 베이지로 다양한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가 비비드 컬러의 트리밍 장식이 매치됐다. 또한 밝은 브라운 컬러의 체크 패턴과 스트라이프 패턴이 사용돼 학생들의 자유롭고 밝은 분위기를 강조했다. 시간표 일정대로 벽면 칠판에 놓여진 스크린에서는 해당 시간에 맞는 영상이 틀어졌고, 수업에 맞는 의상들이 펼쳐지면서 학창시절의 그리움을 느끼게 했다.
‘솔리드 옴므’의 우영미는 올해로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맞아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2천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8 F/W 컬렉션에서 발표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무대가 시작됐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모델들은 우산을 쓰고 런어웨이에 등장했다. 이후 무대 벽을 이루고 있던 스크린이 벗겨지며 반투명한 비닐 소재의 무대가 그 모습을 나타냈고, 관람객들은 무대 뒤에서의 모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투명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번 2009 S/S 디자인들은 비칠 듯 비치지 않는 반투명한 비닐 소재를 의상을 비롯해 모자와 신발에도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슬림하고 편안한 실루엣이 사용됐고, 점퍼 및 밴드를 활용한 바지, 짧은 팬츠 등으로 스포티한 감각도 반영됐다. 오경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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