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패션기업은 브랜드 중심의 전문기업 특성상 상당기간 기존의 기업공개와는 다소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IT부문 등 벤처기업의 공개투자 시장 진입러시와 더불어 이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패션 기업이라면 누구나 기업공개 과정을 그 시기가 문제일 뿐 이를 기업발전의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기 하강세로 패션시장 전체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 예상 패션업체들은 계획대로 IPO (Initial Public Open)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찌 되었거나 내년 한해는 이들 기업의 상장/등록 과 함께 기업공개는 그 어느 때보다 패션업계의 중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업계 전반의 관심 고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이와 관련된 개별 기업 차원의 구체적인 지식이나 투자시장에 대한 정보 수준은 여전히 상당히 낮은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패션기업의 조직 특성상 IPO 관련 역량이 초기단계부터 기업공개를 염두에 두고 설립된 벤처형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어느 한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패션기업들 또한 기업공개가 기업 발전의 결정적인 모멘텀이 되고 있는 최근의 경영환경 하에서 IPO관련 정보와 지식은 더 이상 무지해도 좋을 대상은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최근의 사례들이 입증하듯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배제된 기능적인 조력자 (주간사, CFO) 의 역할만으로는 투자시장에서 패션기업의 제 값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 가치와 가치평가의 괴리 (Gap between Value & Valuation)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거래소시장 및 코스닥에 신규로 상장, 등록된 패션기업의 수는 2002년 분사를 통해 새롭게 패션전문회사 대기업 포함 모두 6개사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기업 외견상 투자시장이 요구하는 모든 요건을 만족하였고 패션업계 내부적으로 나름대로 해당 세그먼트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브랜드로 무장된 비교적 양질의 패션기업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현재 주가 시세는 대부분 공모가 대비 현저한 차이로 내려 앉아 버렸다. 왜 그럴까? 2000년 이후 최근까지 패션산업은 현저히 부진하였는가? 아니면 이들 기업들이 그 동안 현저히 경영상태가 악화되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힘이 사실과(Value) 다른 또 다른 사실(Valuation)을 낳게 하였을까? 최근 발표된 MPI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가치와 가치평가의 괴리는 무엇보다 우선 패션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각과 투자시장을 기대하는 패션업계의 시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패션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시각 ㆍDeclining (섬유산업 부문)ㆍ기복이심함 (Fluctuating)ㆍ거품이심함 (Bubbles)ㆍ전문인집단 (Specialist group)ㆍ소규모기업 (Small corporate)ㆍ파생산업부문 (Side Area)ㆍ상장등록사 결과저조 (Poor practice)ㆍ감성산업 (Emotion-oriented)ㆍ유형자산중심 (Tangible Asset)ㆍ일시적유행 (Fad)패션산업에 대한 패션업계의 시각ㆍEmerging (브랜드 유통산업)ㆍ고성장 (Fast growing)ㆍ고수익산업 (High profitabillity)ㆍ전문가조직 (Expert organization)ㆍ우량기업 (Excellent company)ㆍ차별화 산업부문 (Differentianed Area)ㆍ높은 기업가치 (Potential benefits)ㆍ지식산업 (Knowledge-oriented)ㆍ브랜드가치자산 (Brand Equity)ㆍ객관적 시장평가 (Reputation)(표1 기업가치와 가치평가) 즉, 표1에서 보여지듯 상반된 패션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패션기업이 투자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2. 가치평가 선순환 (Virtuous circle of valuation) 최근 이른 바 IR이란 용어는 우리패션 업계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보통명사가 되고 있다. 공개기업은 물론이고 미공개 기업들의 경우에도 기업web의 항목에는 어김없이 IR란이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 IR코너에서 발견되는 그 내용은 사뭇 진정 누구를 대상으로 또 어떠한 목표로 무엇을 설득하고자 하는지 분명한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심하게 말하면, 이들의 경우 IR을 마치 PR의 고급스런 별칭으로 오해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패션 브랜드 사업의 런칭 과정에서 특정 고객집단이나 바이어 등 여론선도계층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호의도 획득은 당연시하면서도 이렇듯 정작 IPO 과정에서는 사실상 아무런 IR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패션산업 부문만도 아닌 여러 산업부문 기업들과의 비교에서 기업가치 평가 여론의 흐름단계별로 정교하고 전략적인 IR의 전개없이 패션기업의 투자매력이 과연 어떻게 제대로 평가될 수 있을까? {{}} (표2 가치평가 선순환Map) 투자시장 속성에 대한 상대적인 지식부족으로 IPO과정에서 패션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IR활동을 주간사에 일임하고 있는데, 이제까지의 이러한 방식이 분명 만족스럽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음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표 2에서 나타나듯, 투자시장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IR의 주 대상은 가치평가 척도를 생산하는 패션부문 담당 애널리스트 들이다. 하지만, 최근 당사(MPI)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정작 해당 패션기업으로부터 매력적인 정보를 제공받은 경험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패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보고서가 그 내용은 논외로 하더라도 단순 노출 건수 면에서도 다른 산업 부문에 비해 상당히 적음이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패션산업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기초정보조차 제대로 획득하기 힘든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척박한 정보인프라 환경에서 그저 해당 패션기업의 기본적인 재무제표 분석만으로 그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투자시장 최고의 전문가 집단인 애널리스트들 조차도 이처럼 패션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접근이 어려울진대 일반 투자자의 경우는 어떠할 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이렇듯 기본적인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패션기업에 대해 투자자의 관심과 투자를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 아닐까? 패션기업의 입장에서 투자자의 제대로 된 평가를 원한다면, 먼저 투자자가 얻고 싶어하는 제대로 된 평가척도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3. 공모가 결정방법의 변화 최근 발효된 IPO 제도 개선은 그 동안 일정 준거기준으로 구속되었던 공모가산정의 획일적 방법의 제한성을 풀어 앞으로는 유사회사와의 비교가치를 통한 공모가 산정이 더욱 더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먼저 상장된 패션기업의 투자시장 내 참조지표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패션기업 가치평가의 가장 대표적인 기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비교가치 준용 결정방법은 일단 논외로 하더라도 이는 곧 참조비교 대상기업, 즉 기 상장/등록된 유사기업을 누구로 또는 어느 범위까지 하는가 하는 문제가 현실적으로 매우 첨예한 사안으로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패션업계 시각으로 보면 투자시장 실제상황의 가치평가 결과가 선뜻 이해되지 않은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 지금과 같이 세분시장별로도 그 시장 속성이 매우 다른 패션시장의 구조 특성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배제된 평면적 유사기업의 선정은 가치평가 왜곡의 가능성을 늘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표3 주요패션기업 주가추이) (표4 유사 패션기업군 평균 배수현황) *지수는 주가/액면가 평균1 지엔코&오브제 평균2 평균1&화림&네티션닷컴 평균3 평균2&데코 4. 패션기업 회계의 특수성 지난 11월 한 패션기업의 클린 회계 선언은 한동안 정체되었던 해당사의 주가에 적잖은 활력을 가져다 주었다. 이 기업은 과거 경영실적 중 재고평가손을 반영 이익률을 낮게 수정하였음에도, 투자시장은 도리어 이 기업에 대한 가치를 더욱 높이 평가하였던 것이다. 즉, 기업의 적극적인 투명경영 의지가 투자시장의 기업신뢰로 이어진 것이다. 대체로 투자시장의 패션기업에 대한 재무제표 내용분석 기준은 일반 기업의 그것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 이는 간단히 생각하면 별 다른 문제가 없는 듯 보이기도 하나, 실제로 그 결과는 패션업계의 일반적인 평가와는 전혀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다. 왜냐하면, 일반 분석방법에서는 유통형태 차이에 따른 매출이익율 차이가 전혀 감안되지 않으며, 특히 별도의 2차판매 회사 유뮤에 따른 재고 변수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배제되는 등 패션기업 경영분석에 필요한 기본적인 고려사항 조차도 무시되어 경영지표의 왜곡을 도리어 감싸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왜곡된 패션기업의 경영성과 분석은 단기적으로는 기업별 가치평가 불일치로 나타나고, 이는 장기적으로 패션기업 전체에 대한 투자시장의 불신 심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드러내 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투자시장 내 기업분석 전문가들은 정도의 차이일 뿐 패션기업의 경영지표는 신뢰할수 없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패션기업의 경우 경영지표와 기업의 경쟁역량간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는 패션기업이 정당한 경영지표를 제공했음에도 투명성 자체를 의심받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이어져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제 기업공개 명제는 패션기업의 제 1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분명 개별 기업차원에서 뿐만이 아니라 패션산업 전체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변화로 보여진다. 투자시장의 새로운 활력으로, 대다수 투자자들의 신뢰할 수 있는 투자대상으로 패션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 새로운 시장과 고객들에(투자시장) 대한 지식과 정보가 선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기업에 대한 투자가치는 그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패션산업의 미래가 밝고 패션기업의 미래가 밝다면, 그것을 그와 같은 결과로 이끌어 내는 것은 당연히 패션기업과 패션업계 전체의 몫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또한 브랜드 비즈니스의 과정처럼 패션산업에 대한 가치를 바탕으로 목표대상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분석과 보다 정교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함께 수반될 때 비로소 만족스런 결과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엠피아이컨설팅 (MP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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