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 절제된 로맨틱 · 클래식 복고 열풍
블랙&화이트 ·그레이 · 레드 ··· 핵심컬러 부상

이젠 과도한 장식이 식상해진 걸까…
이번 0607 F/W 서울컬렉션에 참가한 64명의 디자이너들의 동향은 지난시즌까지 지속돼온 중세 바로크 스타일과 60년대 꾸레쥬 룩에서 보여진 과하다 싶을 정도의 레이스와 러플들의 로맨틱 열풍의 수위를 잠시 가라앉혔다.
모두가 짜기라도 했듯 첫무대를 올 블랙의 의상들을 입은 모델들이 걸어나왔고 이어 블랙앤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그레이, 레드, 퍼플, 그린 등의 서브컬러를 응용한 작품들을 각자의 개성과 컨셉에 맞춰 창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디자이너들은 로맨틱 무드를 절제된 형태로 선보였으며, 색조의 대비를 통해 자수와 파이핑 등의 기법을 간간이 쓰거나, 재킷의 카라나 패턴을 변형하거나 독자적인 프린트 개발과 컬러의 믹스매치를 통해 그 어느 시즌보다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잘 보여준 무대였다.
첫 무대를 장식한 진태옥은 이번시즌 그 동안의 장식이 식상해짐을 보여주듯 모던하고 깔끔한 정돈된 이미지를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를 중심으로 H라인의 빅버튼 장식의 코트와 화이트 시스루 소재의 투피스와 플리츠 스커트 등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테일러드 수트를 재밌게 응용한 디자이너들도 눈에 띄었다.
디자이너 박윤수는 영국의 에드워디안 룩을 블랙앤화이트, 프로스트 그레이, 레드 마호가니 등의 컬러로 남성복의 스트럭처한 테일러 느낌과 플리츠, 러플, 레이스의 여성적인 장식으로 심플하게 선보여 가장 완성도 높은 의상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은환은 소재의 마법사라는 명성답게 각종 실크와 벨벳, 울 등을 플라워프린트와 블랙 앤 화이트의 대비, 자수와 레이스 파이핑 등을 이용한 디테일의 정교함을 클래식한 수트와 드레스로 표현했다.
디자이너 신장경과 황재복 등은 이번 컬렉션에서 로맨틱무드의 진수를 보여호평을 받았다. 빅토리안 고딕 무드를 블랙과 아이보리, 그레이, 누드핑크, 앤틱 골드와 실버 등의 화려한 컬러를 사용해 벌키하고 라이트한 소재를 통해 클래식한 무드를 보였으며, 디자이너 황재복은 스와롭스키의 인비테이션 다이아몬드를 1억원 상당을 지원받아 제작한 최고가의 로맨틱 드레스를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박동준은 화가 정점식의 추상화를 패션에 접목, 블루 그린 옐로우 등의 컬러로 제시해 패션과 그림의 코퍼레이션의 진수를 보여 찬사를 받았다.
또한 디자이너 이보미는 세련된 컬러감을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제시해 참석한 바이어들이 직접 카메라에 담는 모습이 가장 많았다.
디자이너 박춘무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테마를 담고 순수한 미니멀리즘을 퓨어 컬러들 즉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등 섬세함을 담은 무대를 선보였으며, 바이어들이 가장 감동적인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디자이너 조성경은 레트로 벨티드 재킷에 넓은 와이드팬츠, 주름이 다양하게 들어간 코트와 원피스 등 클래식하고 럭셔리한 라인을 제안해 50년대 배우들의 로맨틱을 우아하고 도발적인 무대로 선사했다,.
이와 함께 디자이너 안윤정은 실크소재를 다양하게 응용한 작품들을 이국적으로 제안했으며, 디자이너 문영자는 화려함의 극치를 수트와 드레스로 선보여 가장 아름다운 컬러의 진수를 보였다는 바이어들의 극찬을 받았다.
디자이너 이영선은 웨딩을 마친 신부를 위한 고급스러운 예복을 제안해 여성들이 가장 입고싶은 옷을 느끼게 해준 영국 귀족풍의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디자이너 조명례는 70년대 복고를 기본으로 모던룩을 다양한 컬러의 믹스매치로 제안했다.
개별디자이너들 중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은 곽현주는 이브닝 드레스와 고급 수트를 화려한 컬러로 제안했다.
매 시즌별 가장 이슈가 되어온 디자이너 지춘희의 무대는 이번 컬렉션에서도 발디딜 틈 없는 내방객들로 그 명성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지난시즌 화이트를 메인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이번 컬렉션에서는 보다 다양한 컬러 바리에이션을 중심으로 블랙과 화이트에 중심을 두었으며, 60년대 복고적인 느낌을 고급스럽게 제안, 실크소재의 수트와 알파카 코트, 지춘희만의 감성을 가진 독특하고 화려한 이브닝 드레스를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이와 함께 남성복의 경우 박시한 상의와 스키니 팬츠, 칼라와 패턴을 다양하게 응용한 재킷, 턱시도를 변형한 수트, 가죽 블루종과 보다 댄디해진 코트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
디자이너 장광효는 편안하고 캐주얼한 실루엣을 중심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울 재킷과 캐주얼 코트, 다양한 퍼의 활용, 세련되고 다양한 풀오버 등이 많이 보였으며, 컬러 니트웨어와 북유럽 풍의 장식적인 점퍼를 선보였다.
정욱준은 블랙과 그레이, 카키와 브론즈 골드를 중심으로 코튼울과 레더, 실크를 사용한 고급스러운 정장과 코트를 선보였는데, 칼라의 높이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깔끔한 H라인을 살린 화이트 코트와 세련된 트랜치코트, 더욱 얇고 좁아진 재킷 카라가 특징이었다.

<조정희 기자 silky@it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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