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3일부터 17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된 2005∼2006 F/W런던패션위크. 이번 시즌 새롭게 런던패션위크의 보금자리가 된 배터시 파크에서는 디자이너 47명의 공식 스케줄과 프리젠테이션이 열렸다. 지난 시즌에 이어 톱 숍의 후원을 받는 뉴 제너레이션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은 런던패션위크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워풀한 캣워크로 5일간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번 시즌 런던의 트렌드 포인트는 다양한 문화속에서 런던 특유의 감수성을 찾은 듯했다. 스코틀랜드인인 조나단 선더스는 아프리칸 무드와 일본에서 영감을, 인도에서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아쉬시, 영국인인 템펄리의 스페인 무드, 프랑스인인 니콜 파리의 러시안 감성, 미국인 이나시오 리베이로와 영국인 클레멘츠 듀오는 멕시코를 그들의 영감베이스로 삼았다. 또한 다양한 문화가 뒤엉켜 커팅 에지의 중심지인 런던의 패션위크는 주축 디자이너인 폴 스미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패턴들이 강하게 어필됐고, 로맨틱무드는 런던에 맞는 색깔로 고딕무드가 더해져 캣워크에 올려졌다.

Style
이번 런던 컬렉션은 웨어러블과 언웨어러블 스타일이 공존, 도시 특유의 독창적이고 강한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엘리건트한 여성미를 어필한 로맨틱 고딕 스타일은 굴직한 디자이너들에 의해 제안되었는데 블랙, 그레이 등 다크 톤의 컬러 팔레트와 벨벳, 실크 저지 등 고급스러운 소재의 매치가 돋보였다. 또한 브리티시 감성의 트렌디한 룩은 복고풍 걸리시 스타일과 만나 감각적으로 재해석되었다. 그 외에도 런던 트렌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런던 에지의 독창적인 스타일은 이번 시즌 역시 다른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실루엣과 디자인으로 런던의 젊은 힘을 과시하였다. 그밖에 매니시한 요소가 가미된 유니섹스룩, 글래머러스한 여성미가 연출된 섹시 페미닌 룩 등이 선보였다.

Fabric
이번 캣워크는 F/W 시즌의 메인 패브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퍼, 벨벳, 니트 아이템의 물결로 넘쳐났다. 퍼 소재는 베이식하게 제안되는 럭셔리하고 페미닌한 아이템 외에도 퍼 특유의 부담스러움을 줄이고 캐주얼 터치를 가미한 실용적인 디자인이 등장하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벨벳은 주로 심플한 라인으로 선보여져 소재 자체의 광택과 소프트한 질감이 부각되었는데, 특히 페미닌한 아이템과 결합으로 여성스러움이 더욱 강조되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니트 소재는 풀 오버나 원피스, 숄 등의 아이템부터 머플러, 모자 등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었다.

ltem
이번 시즌 런던은 레트로 풍의 엘리건트한 스타일과 여성스러움이 강조된 트렌디한 아이템들로 한층 웨어러블해진 런웨이를 선보였다. 디자이너들은 서로 짜기라도 한 듯, 윈터코트의 허리를 단정히 묶어 A라인의 복고풍 실루엣을 만들었고, 블라우스와 니트의 어깨는 셔링이 잡힌 사랑스러운 벨, 퍼프 슬리브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타이트한 펜슬 스커트, 스키니 팬츠 등이 이와 함께 매치되어 볼륨감이 더욱 강조되었다. 벨 슬리브에 이어 볼륨 스커트는 풍성한 스커트 라인의 물결을 만들면서 날씬한 런더너들을 겨낭한 트렌디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 외에 타이트한 내로우 크롭트 팬츠, 베이비돌 드레스, 큐트한 볼레로 등이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뒤를 이었다.

Color
런던 컬렉션에는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블랙이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트렌드 컬러의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런던에서의 블랙 아이템들은 타 도시에 비해 심플한 느낌이 다소 강한 듯. 블랙 외의 컬러로는 브라운과 올리브 그린의 활약이 여느 도시보다 돋보였는데, 다크 컬러 특유의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지닌 이 두 가지 컬러는 페미닌 룩과 매니시 룩을 넘나들면서 자신들의 매력을 발산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4대 도시 전반에 걸쳐 액센트 컬러로 두각을 나타낸 레드와 퍼플 역시 런던 캣워크 곳곳에 등장하여 활기를 더했다.

Pattern
레트로 감성이 주도한 이번 시즌 런던 컬렉션은 런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성적인 패턴들이 대거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하우스의 특성을 살린 개성있는 체크는 컬러와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포멀한 스타일링을 좀더 시크하게 완성했고 회화적이고 추상적인 플라워 모티프는 옷을 캔버스 삼아 한 폭의 그림을 그린 듯 유려하게 표현되었다. 그 밖에 런더너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 크리에이티브한 프린트들은 제미있는 런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제안하면서 런웨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역동적인 그래픽컬 프린트뿐만 아니라 지오메트릭, 도트 프린트 등이 제안되어 잔잔하게 의상의 포인트로 활용되었다.

Accessory
런던의 액세서리 아이템은 액센트를 위한 요소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매치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시즌 트렌드인 레트로 무드가 가미된 페미닌 스타일이 많이 선보였는데, 이는 주로 니트나 레더 등 보편적인 소재로 웨어러블하게 표현되었다. 소재, 패턴, 컬러 등 디자인 요소의 한 부분을 의상과 통일시키거나 액세서리 자체의 디자인을 절제한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느낌의 퍼 사용 빈도가 타 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도 이러한 기류 편승에 일조를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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