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기가 이렇게 힘들었나. 그러나 힘든만큼 결과는 좋았다. 장장 4시간, 참석자들마다 섬유산업 입장을 밝히는 발언을 듣기 위해 한사람 한사람 소개될 때마다 눈과 귀는 쏠렸다.
소재·의류 국내 섬유산업 경쟁력을 보는 시각은 한마다로 풍전등화였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공유했다. 서로가 너무 몰랐을 뿐이었다.
지난 25일 섬유센터 17층 회의실, '의류와 소재의 만남' 주제로 마련된 대토론회 장은 한마디로 열기로 가득찼다. 서로 정보 부족으로 강 건너 불 구경하던 식으로 지켜만 봤던 국내 의류·소재 대표주자들이 한 곳에 모였다. 또 국내 의류 직물을 바잉하는 바잉오피스 지점장도 참석했다.
토의가 시작되면서 모든 시각은 비판적이었으나 상생을 위한 충언과 고언이라는 인식으로 증폭됐다. 그리고 한국 섬유산업이 나아갈 해법도 도출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그 자체였다. 그러나 상대방을 인정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이 갭을 줄일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다. 분기별로 이 같은 만남을 정례화하고 각 사간 핫라인 개통도 서로 약속했다. 정부도 단체도 이같은 모임에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의류와 소재의 만남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 섬유산업이 재도약 기틀을 구축할 때까지 이어져야 한다. 그날이 올 때까지 국제섬유신문은 이를 기록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의류와 소재의 만남' 대토론회를 지상중계한다.


▲사회(조영일 본지 발행인)= 아쉬운 감은 있습니다만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서울과 대구 그리고 의류수출이나 내수패션업계, 소재업체 모두가 교류하고 협력하는 장으로 승화시켜 공동 발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탄 없는 말씀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올해는 쿼터가 없어진 첫 해입니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어느 섬유인의 이야기가 "1월 한달 중국의 면니트셔츠 미국 선적량이 무려 800만타"라고 했습니다. 800만타는 우리나라 전체 쿼터량 130만타의 6배에 육박하고 또 파격적으로 많이 배정했다는 베트남의 1400만타 역시 한달 반 분량밖에 안 되는 엄청난 물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했던 세이프가드 역시 미국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중국산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지금 중국에서는 컨테이너 확보 전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로 상해인근에서 생산하던 의류가 이제는 연태 지방까지 확산돼 한국의 내수 물량마저 적기에 물량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중국은 호황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직물은 직물대로, 면방은 면방대로, 화섬은 화섬대로 따로 놀기에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오늘날 세계 제1의 기업으로 큰 것은 수천개 협력업체들과 동반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섬유업계 역시 그동안 협력하지 못했던 스트림간 협력체제 강화를 통해 이 어려운 난관을 같이 풀어나가자는 취지에서 새해 신년 인사 겸 이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오늘 바쁘신 와중에 참가해주신 섬유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산자부 섬유패션산업과 윤수영 과장님께서 직접 나오셨고 또 우리나라 섬유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시는 바잉 오피스 지점장님들도 참석하셨습니다. 이분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지점장들과 교류하면서 세계의 시장 경향과 한국의 장점과 단점을 가장 많이 아시는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윤수영 산업자원부 섬유패션산업과장= 해수로는 3년째가 됩니다만 2003년 말 섬유패션산업과장을 맡아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만 1년 1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제가 인사드린 분도 있고 못 드린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 바잉 오피스 지점장들을 제가 진작에 찾아 뵙고 인사드려야 했으나 여기서 뵈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 토론회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동안 몇몇 회사 방문을 통해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경세호 회장님 회사의 경우 '아 이 회사는 정말 천하무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박동호 사장님의 염색공장 방문에서도 참 좋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업계가 잘만하면 굉장한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부족한 것은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작년 11월말까지 2893개 섬유업체가 해외에 진출했고, 투자 금액으로는 약 29억불 규모예요. 그래서 오늘 늦은 감은 있지만 이런 자리를 통해 해외진출 국내업체들이 국산 소재나 직물을 쓰게 되면 앞으로 많은 비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년은 참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환율 당초 목표는 1150원이었습니다만 100원 이상 떨어져 섬유 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유 수출은 당초 목표인 전년도 153억불 수준으로 방어를 했습니다. 섬유수출은 2000년 188억불수출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강해 왔으나 지난해 2003년 수준을 보이면서 하락세를 멈췄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원화 절상뿐 아니라 화섬원료 가격도 급등해 우리 업계가 상상이상의 어려움을 겪었고 산자부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정유업계와의 협력기반 조성 등이지요. 다행히 작년 말 국제 화섬원료 가격이 인하돼 저희가 목표한 바는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화섬원료의 하나인 EG는 할당관세나 영세율을 적용시켰습니다. 올해부터 섬유교역은 자유화 됐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국산소재나 개발제품을 해외에 있는 우리 업체들이 많이 사용해주면 더할 나위가 없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산자부는 작년 말 대구에서 장관께서 섬유인과의 간담회도 갖는 등 지난해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역시 산자부는 경제장관 간담회에 섬유산업에 관한 보고를 드립니다. 대통령께서도 신년 인사를 통해 "섬유, 신발, 식음류 등 전통 산업에서 고부가가치화를 이루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산자부도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사회= 윤 과장님은 사실상 우리나라 섬유정책을 총괄하시는 정부의 야전 사령관입니다. 신문에서도 보셨겠습니다만 현재 국장님은 오신지 불과 일주일 남짓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국장 대부분이 3개월에서 6개월 주기로 교체됐습니다. 사실 윤 과장님은 서울과 대구 현장을 직접 다니시면서 정책을 만들기 위한 국장역할을 다하고 계십니다. 윤 과장님의 노고에 우리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바잉오피스 지점장님들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분들은 진정한 의미의 우리나라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한 톨의 오더 하나를 더 주기 위해 본사와 여러 가지 마찰을 겪고 오해를 받아가면서 애쓰고 계십니다. 오늘 저명하신 3분의 지점장님들께서 나오셨습니다. 3분께서 우선 세계 의류 봉제 시장의 패턴이나 흐름을 말씀해 주시지요.

▲전종현 JC페니 지점장=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섬유신문사 조영일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나 훼터레이티드, K마트도 그렇습니다만 70년대 초반 한국지사들이 설립됐습니다. 저희는 1973년도이니까 31년째 한국에서 바잉오피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해도 우리가 장사하기가 쉽다고 하면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들 기억하시지만 7,80년대는 진짜 거의 세일러스 마켓인 상황인데도 쿼터가 없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잘 안됐습니다. 금년에 와서도 역시 같은 상황이에요. 작년 7월 홍콩에서 JC 페니 아시아 지역 벤더 페어가 열렸습니다. 당시 JC 페니 구미 사장의 연설 제목이 뭐였냐 하면 'CHANGE or DIE' 였습니다. 근데 그 두 단어가 사실은 오늘의 섬유산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처해 있는 위치를 굉장히 잘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되어 말씀드립니다. 미국 시장도 전반적으로 스토어 숫자가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 다시 말해 'too many store'에 'too many shopper'에요. 필요한 양보다 매장 스페이스가 더 넓고 스토아도 인구 대비로 봐도 많은 상태입니다. 저희 본사가 있는 달라스 지역만 놓고 봐도 인구 대비 매장 스페이스가 2.5배 큽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상 미국 시장은 백화점 간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합니다. 신문에 k마트가 씨어스를 인수했다고 보도되고 또 최근에는 훼더레이티드가 메이 컴퍼니를 인수할 것이라는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포브 매거진을 보니 리테일러 간 살인적 경쟁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는 쪽으로 기사도 있더군요. 그렇다면 이런 미국쪽의 변화가 수출을 하는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거죠. 이런 경쟁 속에서 스토어간 서바이벌 게임을 하다보니 지난 3,4년 동안 동일 품목의 가격이 25%에서 심하면 40%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어려운 거예요. 소재건 봉제건 말이죠. 사실 저는 중소기업, 특히 섬유 하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지난 83·4년 저희 지사 생긴 이래 제일 많은 2억천만불을 수출했습니다. 2억천만불 중에 전자가 1억불, 섬유가 7600만불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섬유로만 2억천만불 수출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한참 잘나가던 80년대 초 7600만불과 지금 모든 여건이 다 어렵다는 시대의 2억천만불하고는 3배에요.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오프쇼어라는 것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말씀드리는 그런 볼륨은 할 재간도 없었고 아마 우리 지사도 문을 닫거나 굉장히 축소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오프쇼어라는 돌파구를 통해 지난 수년간 아주 잘 되 왔습니다만 2005년부터 쿼터가 없어지면서 엄청난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 사장이 'CHANGE or DIE'라는 제목을 끄집어냈던 걸로 생각합니다.
여기 앉아 계신 분들이 듣기 거북하실 얘기 같지만, 예를 들어 폴리에스테르얀 가격이 25%가 오르고 또 다른 자재가 크게 올랐습니다만 제품가격 올리는 것을 받아들이는 바이어는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합섬원단이 포함된 가먼트 가격으로 어떻게 하든지 맞추라며 밀어 부치는 분위기입니다.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각종 원단에 따른 스펙시피케이션-색상 견뢰도, 슈링케이지 등에 추호도 양보를 않고 오히려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면초가죠. 가격은 안 올려주면서 요구조건은 더 까다로워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는 것이죠. 제가 서두에 미국백화점 업계의 큰 문제는 매장이 수요보다 더 크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만, 똑같은 논리로 우리 섬유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 역시 봉제를 포함해 소재 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커버린 것이예요. 그러니까 누구를 탓할 수도 없어요. 과당 경쟁이 발단이 되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거기다 중국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폭풍 전야 같은 상황이지요. 잘 아시겠지만 재작년까지도 대부분의 미국 리테일러 바이어들은 중국에 바잉오피스를 갖고 있는 곳이 없었어요. 중국이라는 나라가 매우 크지만, 대개 품질관리 오피스는 있어도 바잉오피스를 가지고 있는 리테일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거의 대부분의 미국 리테일러들이 상하이에 지사를 내고 있습니다. 저희도 작년 4월 지사를 열었습니다만, 전세계 지사 중 제일 큰 규모로 결정을 내리고 진행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할거고 또 그만큼 우리가 장사할 수 있는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큰 걱정입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수요보다 공급이 워낙 크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바이어스 마켓은 존재는 하지만 앞으로 더욱더 부담스럽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저희와 가먼트 거래를 해보신 분들은 경험을 하셨습니다만 JC 페니뿐만 아니라 다른 미국 리테일러들도 어떤 실수에 대해 관용을 베푸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이를테면 딜리버리가 3일 늦었다 일주일 늦었다하면 옛날 같으면 "다음에 잘해" 라고 넘어갈 수 있었으나 요즘은 그것이 통하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는 하루 빨리 싣는 것도 허용을 안 합니다. 아마 지금부터 4,5년 전부터 미국 회사들은 소위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도입하면서 그것이 곧 돈이다라고 생각한 이후 딜리버리에 대해 칼같이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또 15년 전처럼 선박회사와 날짜를 조작해서 데이터를 바꿀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모든 것이 컴퓨터로 관리가 되기 때문에 날자와 시간까지 지금 찍히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대부분 가먼트 수출업체들은 가격에서 스퀴지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떠한 실수도 비용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딜리버리 일수도 슈링케이지일 수도 있고 다른 어떤 이유도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원단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이를 더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품질 생산이 뒷받침 안되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원단의 문제 때문에 가먼트 업체가 클레임을 받았을 때 혼자서 짊어지지는 않을 거거든요. 그리고 잘못은 돈으로 갚아라 하는 것이 리테일러들의 전체적인 분위기입니다. 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 쉬워지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가끔 북한 문제 특히 개성공단에 대한 이야기가 신문에 보도되는 것을 관심을 가지고 봅니다. 하나 걱정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개성공단 건설은 불가합니다. 다시말해 우리나라 소재산업의 경쟁력이 완전히 잃은 뒤 해결될 경우 무용지물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개성공단은 앞으로 2,3년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하나도 혜택을 못 볼지도 모릅니다. 저는 미국 입장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국내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참 바보스러운 결과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을 해봅니다.

▲사회= 새해 초부터 가급적이면 듣기 거북한 말씀 안 하시려고 굉장히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신 것 같습니다만 대충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송항규 K마트 지점장 말씀 듣겠습니다.

▲송항규 K마트 지점장= 사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변하듯이 미국의 리테일러들도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두드러진 것이 숏 딜리버리입니다. 모든 오더가 작년 대비 납기가 1개월 정도 단축됐습니다. 시스템 보완이 시급합니다.
가격적인 측면은 더 심각해요. 다리가 떨릴 정도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한국의 경쟁력이 갈수록 좋은 위치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홍콩의 파운틴셋·패스틱은 중국에 국제적 규모의 원단공급체제를 구축, 국제기준에 맞는 공급에 나서고 있습니다만 한국은 그렇지 못해요. 국내 성수동·안산·포천에 위치한 공장을 보면 품질·작업환경·가격문제 등 구조적으로 이길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살아남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어요.
올해 두드러진 소재 트렌드는 코튼 수요 약화입니다. 합섬 붐이 강하게 일면서 전체 수요 35∼38% 선에 이를 정도로 소재 변화가 극심합니다.

▲사회= 합섬쪽으로 소재 변화가 있다는 말씀은 합섬직물업계나 화섬업계 입장에서 보면 호재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언론인 출신으로 시어즈 로벅을 거쳐 니트보다 우븐오더가 많은 노순옥 훼더레이티트 지점장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노순옥 훼더레이티트 지점장= 사실 저는 좋은 말 못할게 뻔해 불참을 완강히 고집했어요. 앞서 두분 지점장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현재 저희 사무실 분위기는 존립위기를 느낄 정도로 쿼터 보호막 상실감을 맛보고 있습니다.
메이씨는 미국의 고급 스토어지만 백화점들의 전략이 고급품목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어요.
Better 브랜드 치중현상 때문에 소량·단납기로 버티는 형국입니다.
지난해 1억5천만불어치 선적했고 스타일당 3∼400장씩 오더를 모아 진행했어요. 10년 전부터 소량·다품종 전략을 펴 왔습니다만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신물산을 통해 패션아이템을 45일만에 선적하는 성과를 올렸어요.
올해 들어 국내 작은 규모 봉제업체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이제 우리도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소재의 경우 한국내 소싱은 20%도 안돼요. 나머지는 일본 아니면 중국입니다.
가격때문이 아니고 서비스 때문이지요. 중국 샘플 서비스는 엄청 좋습니다. 3주일 시간 주면 모두 해 줍니다. 그러나 한국업체는 스와치를 줘도 안돼요. 양이 우선이니까요. 솔직히 물건을 팔아봐야 양이 결정되는 것 아닙니까.
중국은 10가지 스와치를 주면 군소리없이 서비스합니다. 훼더레이티트 오더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으로 팔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컬러의 경우 앞으로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본사 컬러하우스에 BT를 보내면 대부분 거절당합니다. 이유를 묻기 전에 컬러부스에 걸린 BT 블랙을 보면 당장 표시가 나요. 한국 것만 블랙이 아닌 것이죠. 우리 제품실력 형편없습니다. 우리도 한국소재 쓰면 편하고 좋잖아요. 서비스·품질 이제 중국보다 못합니다.
쿼터장벽이 없어지면서 이제 어디에서나 소싱이 가능합니다. 공급자수도 반으로 줄이고 있어요. 값싼 가격으로 사겠다는 한마디로 바잉파워를 키운다는 뜻입니다.
설 땅이 점점 좁아지는 추세예요. 훼더레이티트 본사의 전략은 중국과 인도에만 오피스가 있으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사회= 세분 지점장님의 말씀을 금과 옥조로 여겼으면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은 세계 최고 수준 품질의 소재를 생산하시는 분들입니다.
아마 이분들과 거래를 해보시면 오해는 불식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중국보다 한국에 바잉오피스 헤드쿼터 설치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WU봅니다.
연간 4억불 규모 의류수출업체로 성장한 (주)세아상역 황오영 부사장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황오영 (주)세아상역 부사장= 외형적으로 많은 신장을 했습니다만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시장원리나 미국 바이어들의 요구에 맞췄고 새로운 지역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전략이 매출증대 요인으로 생각합니다. 작년 세아상역 원사수요는 1350만㎏에 이릅니다. 이중 수입원사 700만㎏ 52.8%, 미국산 면사 350만㎏ 26%, 국내면사는 300만㎏으로 22.2%를 차지했어요. 미국의 리테일러 구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고가, 소량·다품종이나 월마트같은 디스카운트 제품만 있는-미들클래스가 붕괴된-양극화 현상이지요. 미국내 중산충 붕괴가 원인으로 봅니다. 앞으로 바이어들의 가격에 맞추는 현상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원단 생산업체들도 이 추세에 맞춰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숏 딜리버리 오더를 진행하는 시스템 구축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국내 편직, 염색설비로는 바이어 오더 맞추기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지면서 중국, 홍콩을 통한 구매가 확대될 수밖에 없어요. 품질문제 대응차원에서 국내 업체의 경우 생산과 커미션 워킹 시스템 분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봅니다. 결론적으로 국내생산이 중국보다 못합니다. 중국의 Big4 생산업체로 불리는 패스틱·키핑·파운틴셋의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생산력을 자랑합니다.
세 분 지점장께서 지적하신 가격이외 품질, 서비스 충족은 벤더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중국과의 차이입니다. 미국면사를 사용하는 것은 Duty Free아이템을 정책적으로 바잉하는 바이어들 때문이지요. 국내 원사구매를 줄이기보다는 좋은 품질의 원사만 공급해 주시면 구매를 늘려가겠습니다.

▲사회= 한솔 섬유도 같은 여건이신지, 박부사장님 말씀을 듣겠습니다.

▲박의중 한솔섬유(주)부사장= 세아상역 황부사장님과는 동종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호 성장발전을 도모해 나가고 있습니다. 92년 설립이후 97년부터 오프쇼어 진출에 나섰어요. 자의반 타의반 바이어니즈에 부응하다보니 사이판,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죠. 97년부터 99년까지 3년간 집중적으로 해외공장 구축에 나섰어요. 그리고 이제는 베트남에도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요. 바이어들에게 다양한 바잉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베트남 이후입니다. 아프리카는 한국진출기업이 별로 많지 않아 앞으로 다소 걱정됩니다. 그래서 스탠다드'공장매트릭스'조성을 과제로 삼았어요. 앞으로 시설·퀄리티가 뒤따르지 않으면 클레임 그 자체입니다. 양질의 바이어로부터 살아남는 생존전략이예요. 지난해 피니싱까지 갖춘 25만SM 가공규모 염색공장을 베트남에 착공했습니다. 오는 4월 준공예정입니다. 이제 각 공정별 특성을 최대한 살린 버티컬시스템 확충이 시급합니다. 봉제업계가 염색을 갖는 것, 필요에 의한 선택으로 생각해요. 한마디로 큰 비즈니스 계기를 삼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5·6년 전부터 사내 전산화 MIS시스템 개발 및 웹사이트 환경구축에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본사·해외공장간 실시간 정보공유 차원이지요. 또 베트남공장에 대한 ERP시스템 구축에도 나섭니다. 시스템이 오는 10월경 완료되면 전체 해외공장의 정보공유가 가능해 안정된 관리가 정착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회= 한솔섬유의 베트남 진출 역시 큰 의의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2억 6천만불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올해는 더욱 의욕적으로 9천만불이나 신장시킨 3억 5천만불 수출을 목표로 삼는 한편 우븐봉제까지 진출한다는 소식입니다. 박정운 한세실업(주) 전무님 나오셨습니다.

▲박정운 한세실업(주)전무= 봉제기업이 살 방안은 경쟁우위 요소를 찾아가는 것뿐입니다. 지금 모든 원부자재가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중입니다. 한세 역시 OEM 생산업체예요. 우리가 맞춰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원부자재의 경우 가격요인과 부가원가 발생에 따른 상대방과의 경쟁력 저하현상 방지도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파살롯트나 물류관계 등 하드웨어의 생산원가 맞추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 쪽으로 집중화시키고 있습니다. 삼성핸드폰 애니콜이나 현대차 소나타의 경우 한국, 중국, 동구 어디에서 만들던 브랜드를 보고 사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경쟁우위에 있는 특화제품 개발한이나 마케팅을 강화하는게 과제지요. 이에 따른 정부의 지원도 시급하다고 봅니다. 컨소시엄형태로 대단위 투자를 진행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회= 공동발전을 위한 기탄없는 의견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글로벌시대에 국산품 애용을 강요하는 의미가 결코 아니예요. 외할머니 떡도 싸고 맛있어야 사는 것 아닙니까. 경쟁력있는 차별화 국산 소재가 많습니다. 국산소재 사용 비중을 늘리려면 기탄없는 의견개진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종면 (주)신원 사장께서 나오셨습니다.

▲김종면 (주)신원 사장= 04년 전체 자재 해외비중은 28%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5%포인트 증가한 43%까지 확대됩니다. 미국시장 디스카운트 스토어 월마트의 저가공세는 어려운 환경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쿼터프리는 제조업체의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을 진행하는 업체는 채산성 악화로 극심한 몸살을 앓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품질요구는 갈수록 높아져만가요. 국내 소재개발 업체를 보면 전문성이 부족합니다. 대만, 일본과 같은 기획능력도 크게 뒤져요. 저희도 가격경쟁 때문에 인도네시아 스웨터, 중국 핸드백, 베트남·과테말라는 니트공장식으로 가격을 맞추는 소싱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업종간의 협력이 시급합니다. 특히 정부차원의 지원도 요구됩니다. 유럽 등 선진국 바이어들은 한국의 기술개발 능력은 인정하고 있어요. 서비스, 마케팅, 브랜드, 디자인능력등 비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보교환의 장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사회= 다음은 까다로운 일본시장 수출의 기수 최영주 (주)팬코 회장님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최영주 (주)팬코 회장= 오늘 의류, 소재의 만남의 장에 참석해보니 앞으로 어떻게 하든 자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대구에서 먼길도 마다않고 참석해주신 섬유인 여러분을 만나뵙게 돼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참석하신 섬유, 의류봉제 Big3를 비롯 영원무역, 메리야스 니트업체는 지금껏 화섬직물과는 연결되지 않았습니다만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소재를 제시해 주시면 의류제품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같은 자리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섬유신문사가 주관이 돼 대구 직물공장 방문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고 직접 프로모션으로 이어질 수 있게끔 시스템화해야 합니다. 또 섬산련은 대구 직물소재 담당 부서를 발족시켜 직물, 의류업계가 정보를 교환하는 기반을 구축해야됩니다. 한국에서 섬유제조업 하는 것 너무 어렵습니다. 저는 10년 전 중국으로 진출했습니다. 중국의 스케일이나 품목별 성장을 보면 언제까지 섬유를 할 수 있느냐는 회의를 갖습니다. 그래서 면방, 화섬, 원단, 의류업계가 모여 정보교환을 통해 잘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지향해 나아간다면 영원히 영위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냐는 생각도 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자리가 수시로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회= 최 회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이 나왔으니까 오늘의 간담회가 분기별로 열릴 수 있도록 섬산련, 산업자원부에 요청하겠습니다. 모두 정보부재 상황입니다. 대구에서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산업자원부, 섬산련이 컬러북을 제작해 의류 생산업체들에게 제시해 줬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 말씀은 최신물산(주) 홍성표 고문이십니다. 홍 고문은 바잉오피스 지점장 출신으로 수출 전문업체 최고 경영자를 맡아 연간 1950스타일, 3500만불 수출업체로 성장시킨 주역입니다. 전략적으로 고급제품생산과 틈새시장 개척에 나서다 보니 최신물산의 경쟁력은 중국, 인도보다 높다는 이야기가 업계에 파다합니다.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성표 최신물산(주) 고문= 과찬의 말씀입니다. 일찍부터 소량 다품종 생산시스템 구축에 주력하다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수량기준이 선 상태입니다. 조금 전 노순옥 지점장께서도 스타일당 300장, 500장 오더를 수두룩하게 진행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최신물산의 작년 한국수출 3500만불 가운데 스탕일당 평균 수량은 2500장입니다. 가장 작은 롯트는 14장, 최고 큰 수량은 4만4000장에 이르렀습니다. 과테말라 공장은 2600만불 수출에 최소 롯트가 24장, 최고 물량은 13만장을 보였으니까 스타일당 평균 롯트는 7400장 수준입니다. 항상 '메이드 인 코리아'를 고수해 왔으나 원가저항을 받다보니 저희도 중남미로 생산을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건비 싼 곳으로 공장을 옮기다 보니 '한국에서 오더를 진행하면 참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생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만 바이어의 가격저항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이다 보니 제 고집으로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저는 'FOB가격+기타비용'을 원가비용으로 삼고있어요. 원가절감은 속전 속결과 소량 다품종에 의한 스토어의 재고를 줄이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한국서 생산하려면 속전속결과 소량 다품종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스와치로는 할 수 없습니다. 미국시장 바이어 매장을 찾아 브랜드별 고객들의 성향을 캐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갈 길은 커스토머 고객들의 특성을 파악해 소재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이런 경우 한국내 30~40명 규모의 의류공장에서 스타일당 1만장 규모의 오더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속 상하는 것은 바이어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국내에서 이 같은 의류생산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회= 오프쇼어 공장을 운영하는 의류 수출업체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내수패션업체들의 국산 소재 사용 여부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주)형지어패럴은 국산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국내 소싱도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김명호 (주)형지어패럴 전무= 잠깐 저희 회사를 소개하면 '크로커다일' 브랜드 여성복으로 작년 매출 1200억원을 올렸고 매장 수는 300개 정도 됩니다.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수출을 하시는 분들이니 해외출장도 자주 가시고 해외 벤치마킹도 많이 하시겠지만 저는 국내 패션 트렌드를 좀 아시는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조금 전 최신물산 홍 고문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만, 모든 원자재를 사용하는 것은 패션 브랜드예요. 또 결국은 고객 만족이라는 차원에서 모든 걸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너무 제조 지향적이지 않았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우선 제가 수출하시는 사장님께 내수 브랜드를 물어보면 대부분 모르십니다. 해외 브랜드들엔 관심이 많으신 반면, 내수동향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으신 거죠. 그러나 우리 패션은 글로벌화 돼있습니다. 모든 패션 인력들이 해외로 나가 시장조사를 합니다. 내수브랜드들의 흐름을 이해하신다면 결국은 해외 바이어들을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현재 저희는 니트셔츠 쪽은 100% 국내 생산합니다. 그리고 스웨터는 70%를 중국 생산하고 30%를 국내 생산입니다. 우븐 쪽은 95%는 국내 원단을 사용하고 있고 5%는 일본 원단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5%의 일본 원단을 사용한 제품 판매율을 여러분께서 귀담아 들으셨으면 합니다. 5%의 일본 원단을 사용한 제품의 국내 판매율이 가장 높습니다.
이 원단을 생산하는 일본회사는 직접 제조를 하는 회사예요. 제직에서 염색가공까지 갖춘데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가 직접 한국에 영업하러 나온다는 겁니다.
저희는 야드당 평균 3,4000원 대의 원단을 쓰고 있으나 일산 원단은 5,6000원이더라도 그 원단으로 만든 제품이 잘 팔리더란 얘기죠. 저희가 중저가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높여도 팔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제가 11년 전 일본의 제직공장, 염색가공공장을 보고 그 다음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공장을 보고 느낀 겁니다만 일본 가서 느낀 것은 우리의 염색가공, 제직 공장이 약 10년 이상이 뒤졌구나 하는 거였죠.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은 이미 다품종 소량생산을 준비했고 소재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했는데, 그냥 한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개발실은 업무 능력이 조금 뒤쳐지는 사람들을 배치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그들은 최우수 인력에 마케팅적 사고를 가진 사람을 배치하더라구요. 실험실 또는 개발실의 개발소재를 최종 고객들한테 어떻게 보여줄까, 상품기획하는 사람들이 어떤 디자인을 사용할까 라는 것을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일본 백화점에 가면 원단의 특성을 붙여 놓은 택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개발한 원단의 특성을 고객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같은 개념의 원단생산이 11년 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손익계산에만 급급하고 원가절감이나 인력을 줄이는 데만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개발은 않더라구요. 제가 하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소위 환편니트셔츠류 원단만 해도 과거에는 정말 개발이 많이 됐어요. 요즘은 편직 현장에서 수백가지 수천가지 조직이 나올 수 있는데도 단순한 조직으로 국내 내수 시장에 그냥 공급시키고 있어요. 경편을 예를 들면 과거 화인상사의 경우 전세계 정보를 수집해 경편 원단을 개발·생산했으나 지금 우리나라 경편은 거의 단순한 원단을 생산성 위주로 생산만 하지 개발을 안합니다.
저가의 경우 동남아시아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신소재에 대한 개발이 끊임없이 국내에서 이뤄진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수에서 가능성이 있으면 수출에서도 결국 같은 고객이므로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개발멤버는 최고의 인력인 동시에 적어도 마케팅적인 사고로 상품기획을 하는 사람들, 매장 고객들이 상품의 특성을 어떻게 이해할까를 연계해 멤버를 구성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투자의 개념은 손익개념과는 다른 것 같아요. 손익에 맞춰서 인원 줄이는 것보다 더 늘려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니트셔츠 공장을 방문했더니 그 공장은 원단부터 자수까지 30분안에 옷을 생산했어요. 그 공장의 특성은 우리나라 재단방 인원을 4~5명 쓴다면 그 곳은 15명을 쓰더라구요. 그 이유를 물어보니 손익 개념을 떠난 품질도 좋고 봉제에서 실수하지 않고 빨리 하기 위해 시스템화했다고 했습니다. 투자의 개념은 이제 원가 계산으로 해서는 안될 것 같아요. 인원을 줄이고 현장 여건을 열악하게만 할게 아니라 투자를 더 한다면 개발이나 고객들이 만족하는 원단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회= 오늘 대구에서도 많이 참석하셨습니다만 니트 업체 참석자가 많다고 우리와 상관없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요즘 패션은 니트셔츠에 우븐이 부착되는 여러 가지 스타일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점을 인지하시고 참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구에서 오신 분들께 제가 최근에 들은 업계의 소리를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대규모 오프쇼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자재담당 임직원들이 말씀하시는 게 대구와 대화할 채널이 없다는 것입니다. 회장이나 사장과는 접촉도 어렵고, 중간 간부들과의 접촉 채널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대화채널이 없으니 정보도 없고 가격이나 품질, 서비스에 대한 것을 백안시하면서 '대구는 안돼' 하는 생각으로 눈을 해외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특히 대구는 대량오더만 취급해 우리와 가격이 맞지 않으니 거래를 않겠다며 포기한다고 했어요. 빨리 대화채널을 마련해 따져보고 접촉을 하다 보면 필요한 원단도 많고 거래도 많아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앞으로 3월말이나 4월 예정으로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 현장을 보시고 인프라가 어느정도 강화됐는지, 어느 회사에서 얼마나 좋은 원단이 나오는지 보시면 깜짝 놀랄 일들도 많으실 것으로 봅니다. 지금 단순히 대구는 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대구도 각고의 노력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최근 영원무역에 노스페이스 원단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한 일이 있습니다. 왜 일본 원단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합니다.

▲박동호 (주)파카사장= 지금 하시는 좋은 이야기들은 오래 전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현재 오더를 주시는 분들의 오더가 브랜드 장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명한 브랜드는 미국이나 유럽에 다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고가품들을 팔 기회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니트 역사는 최근 몇년동안 갑자기 시설이 늘어나 대형화되었지만 대부분 아주 영세합니다. 특히 염색 쪽이 굉장히 영세해요. 왜냐하면 갑자기 붐이 불어 시설이 확장되는 와중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나타나 더 이상 시설투자가 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 지점장님도 문제점을 제기하셨지만 니트나 염색쪽은 실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세계적인 흐름을 본다면 일본은 현재 자국생산량이 1/2밖에 안됩니다. 우리나라는 생산 자체가 4,50% 오버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원사 생산은 많습니다만 제직 이후 염색이나 후가공 면에서 우리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알아야 할 것은 일본은 6~7년 전 혹은 10년 전부터 섬유업에 손을 놓아 발전이 안됐습니다. 사실 화섬은 앞서가지만 자체 생산량은 적다는 것이죠.
중요한 건 한국입니다. 한국의 섬유 기술은 인정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소롯트 생산, 품질 문제, 단납기 등을 말씀하시지만 사실 이는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화섬직물 생산은 매년 10% 증가하고 있고 천연섬유는 3~5%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화섬직물이 일본 다음으로 품질이 좋다고하면 그것을 인정해주시고, 정보교환에 나서야합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자주 뵈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고급 원자재를 쓰는 브랜드 봉제업체가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저는 미국 고급 스포츠웨어 대부분 업체에 원단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인비스타의 원사도 사가공을 통해 제품을 공급합니다.
나이키에서 쓰는 원단은 대만에서나 가격을 맞출수 있는 중저가 수준입니다. 일본 소재를 수입해서 쓰는 노스페이스나 컬럼비아스포츠 원단들은 일본의 미스비시가 핸드링하는 특별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일본과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그렇지 품질 때문에 저희가 거래를 못한 것은 아닙니다. 유명 스포츠웨어 대부분 대만에 원단 소싱 본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섬유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선하 (주)영원무역 상무= 우선 우리나라 원단의 위치가 어디 있는가를 가장 먼저 파악해봐야 합니다. 품질은 전체는 아니지만 국제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원단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하나 그게 없다는 것이죠. 바이어 입장에서는 다른 원단보다 50전을 더주더라도 구매해 제품으로 팔아야 합니다. 1000원을 주고 1500원을 받아야 하는데 1000원을 주고 800원 받는다면 아무도 그 원단은 안씁니다. 또 하나는 너무 고부가가치 고부가가치 하면서 기본 품목이 죽어버렸어요. 한국은 더 이상 섬유마켓이 아니라는 인식이 바이어들에게 각인돼 있습니다. 그래서 원단을 사기 위해 일본을 가고 대만을 가고 마지막으로 한국에 오죠. 예전에는 한국에 먼저 오고 대만가고 일본가는 이런 순서였는데. 지금은 그런 기본이 깨졌습니다. 전체 30~40% 수준은 기본으로 채워져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희 영원무역을 고급 의류만 하는 회사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체의 30% 정도는 이미 아주 싼 옷으로 기본이 깔려 있어요. 점퍼 등 롯트가 큰 오더, 아주 싼 옷이 30% 물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70%가 소량 오더, 고품질 고가격으로 채워져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기본을 충실하게 하면서 그 위에 고부가가치가 얹혀져야 더 빛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지난 연말로 기억됩니다만 미국 타겟 소싱 전문 컴퍼니 AMC 지점장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타겟의 본사가 한국의 거래선을 방문하면서 한국 원단업체들의 현황을 나름대로 조사했는데 "한국의 원단 업체들의 투자가 너무 안돼 있다. 다른 곳은 순발력이 있고 의류봉제수출업체들은 대형화와 함께 해외투자도 하며 잘 나가고 있는데 한국 원단업체들의 투자가 미약하기 때문에 이런 점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김호영 AMC 지점장께 조사결과를 말했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이런 점은 우리가 생각해도 부인 못할 사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경세호 (주)가희 회장= 저는 40여년 동안 섬유산업에 줄곧 종사해 왔습니다. 면방회사 입사와 함께 직포, 모방, 염색가공, 경편, 환편 등을 거쳤고 65년 이후에는 주로 봉제 메리야스 등 큰 기업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주)가희는 88년도 설립과 함께 90년부터 공장 가동에 들어가 오픈앤드 면사 생산에 이어 지금은 링 콤팩트사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 흐름은 과거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 단납기, 고객위주, 국제 수준의 고품질 생산입니다. 이렇다 보니 분야를 차별화나 자기 영역을 정해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계속하지 않으면 품질 고급화도 안되고 대외 경쟁력도 제고시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섬유산업의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이를 도입하는데 앞장서고 있어요. 저는 동종의 제품을 자신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아래 세계 품질 랭킹에서 링방적사는 10% 이내, OE방적사는 20% 이내의 품질로 특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늘 문제가 되는 것은 더 좋은 것을 만들려고 해도 그것에 상응하는 시장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고급화하면 할수록 마켓이 점점 좁아지기 때문에 우리의 시장을 넓혀가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면방적이 있습니다만 우리 틈새시장도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 아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비교적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양 위주 공급은 어렵기 때문에 고품질 차별화된 제품을 단납기로 공급해주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면사를 중국 청도에 팔아보니 시간적으로 왕래하는데 1시간 20분이면 충분하고 운임도 15불 밑이예요. 국내 운송비가 8~10불이니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야할 길은 전략적으로 전문화시키고 모든 것을 공급한다는 입장보다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공급하는 노력과 함께 그 분야에 대한 시장과 기술, 품질, 서비스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높혀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장 초보적인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고객 위주의 경영이 필수적이 아니냐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과 실천에서 상당히 차이가 있을 수가 있고 우리가 여러 채널과 방법을 통해 대화와 인식을 새로이 할 기회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경우 전시장을 만들어놓았습니다만 직물전시회를 찾아 사고 보고 연구하고 검토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 수출 위주로 타겟을 삼다보니 내수 패션동향에 대해서도 소홀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앞으로 해 나갈 과제는 계속해서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또 총이 좋아야지 기술만 가지고 안되니까 좋은 기술에 좋은 총까지 갖추어 놓으면 더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회= 다 아시겠지만 경 회장님은 서울 공대 섬유과 출신이고 효성에서 오래 근무하시는 등 70세가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180억을 들여서 충주에 첨단 공장을 지으신 분입니다. 그리고 이론과 실전에서 대단한 지도자이십니다. 최근에 들은 얘기지만 산자부 윤수영 과장께서도 그 공장을 방문, 참관한 후 탄복했다고 들었습니다.
다음은 다양한 사가공을 통해 많은 변화를 주면서 고급화와 차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정우영 회장님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정우영 제원화섬(주)회장= 오늘 이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들으니까 선생님들께 꾸중듣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꾸중듣는 것만이 다는 아니지' 하는 생각도 가져봤습니다.
일찍이 이런 자리를 만들어 산지와 소비자간에 많은 얘기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늦게나마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국제섬유신문과 섬산련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구미 공단에서 제원화섬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효성·코오롱·휴비스 원사를 복합, 새로운 신섬유를 만드는 것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고객의 전 단계는 원사메이커이고 후단계는 직물업체이니까 중간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대구산지는 최근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8·90년대, 2000년대 초까지는 자본 중심의 직물공장이었으나 대형화되면서 몇 개사만 남고 나머지는 다 없어졌어요. 그 다음에는 전문가 집단으로 바뀌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많았을 때는 워터 제트룸 대수가 5만5천대 였다가 지금은 만5천대 수준입니다. 85~95년까지 일본의 직물 산업은 지금의 우리처럼 어려웠어요. 그 당시 한국의 경쟁력이 좋았기 때문이지요. 대략 일본, 한국, 중국하면 10년 단위로 변화가 생깁니다만 현재 한국이 가장 밑바닥 수준이지만 앞으로 상승무드로 변할 기회가 마련되고 있어요. 바로 기능성 레저 스포츠 부분에서 세계적으로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시작됐다는 것이죠. 또 이는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밝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드느냐입니다. 네트워크만 잘 구축하면 원하는 제품은 거의 만들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그게 문제예요.
산자부나 섬산련이 앞장서 네트워크 구축 역할만 잘해주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특히 자본중심에서 기술중심으로 바뀌면서 제직이나 염색 등 모든 부분이 소량·단납기 체제로 변했습니다.
이런 부분만 잘 돼 대량 생산·저가 위주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나 인도에 넘기는 등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능성 부문 원사생산은 상당한 수준에 와있으나 상업화가 안되고 있습니다. 상업화하는 것이 과제예요.
조금 전 말씀 중에서 대구산지를 봤으면 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만, 금년 3월초 PID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립니다. 제가 대구에 내려가서 협의를 갖고 여기 계신 분들을 초청,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PID 전시 제품과 연구소를 보시고 또 산지와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면 저희는 더 이상 바라는 게 없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도록 힘껏 노력해 보겠습니다.

▲사회= PID 개최 시점을 맞아 대구 산지 방문은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합섬직물 수출기업인 박상태 (주)성안사장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박상태 (주) 성안사장= 오늘 업계의 기라성 같은 많은 분들을 뵙게돼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봉제업계가 저희 폴리에스터 직물업계보다 진취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간담회의 목적대로 의류 수출업계와 내수패션업계, 소재업계 스트림간의 직무교류가 실제로 현실화되도록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전 팬코의 최회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만 실제로 이 자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상설화 내지 고정화되었으면 합니다.

▲사회=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상설화로 이어져 서로가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정례화 시켜 나가겠습니다.
염색쪽의 얘기도 듣고 싶습니다. 엄광빈 (주)선광염직 사장님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폴리에스터 감량가공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 국제적인 마인드가 뚜렷한데다 전세계의 전시회나 쇼 참관을 통해 패션감각이나 유행의 흐름을 직접 파악하고 계시는 열정적인 분이십니다. 말씀 부탁드립니다.

▲엄광빈 (주)선광염직 사장= 오늘 이 자리에서 대두된 것을 집약해 보면 가격에 대한 문제, 소재개발에 대한 R&D부분, 서비스 분야의 품질인증 부분 등 세가지로 나뉘어질 것 같습니다. 가격과 R&D부분은 전체적인 시각으로 말씀드리고 컬러는 다른 부분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현재 입장은 저가는 개발국에 밀리고 고가 제품은 선진국에 쳐지는 중가제품에 머물러 있습니다.
조금전 30%는 국내소재, 70%는 외국소재라고 했으며 또 95%는 국내소재, 5%는 일본 소재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실제 우리 타겟으로 볼 때 향후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중간부분에서도 상당부분 상위의 고가제품 쪽으로 치중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R&D 부분이 선행되야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유통업자가 가격에 대한 마케팅 정책을 세운다고 봤을 때 언젠가는 제품의 질이 떨어질 것이고 소비자는 외면할 것입니다. 그럴 경우 의류산업의 대변혁도 예고됩니다.
지금 의류를 하시는 분이나 바잉오피스에 계시는 분들은 외국에서 주는 샘플을 갖고 대량 생산체제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미국 유통업체에게 우리가 디자인과 소재까지 제공하고 판매전략을 구상해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으로 전환은 결국 생산업자와 유통업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티가 이루어져야 가능합니다. 이렇게 돼야 가격면 해소와 함께 R&D 부분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최근 컬러부분 어프로치와 관련 씨어즈에 다녀왔습니다만 지금 생산업체들은 이 부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모든게 퍼포먼스로 결정이 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가 한국에서 일류라고 해도 퍼포먼스를 보니까 일류가 아니더라구요. 이런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바이어들과 생산업자가 같은 프로세스를 가야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퍼포먼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니 프로세스만 같으면 상당 부분 가능했고 또 숏딜리버리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졌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바잉오피스나 봉제업체, 저희 생산업체와의 커뮤니티 부족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불만보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것인가, 어떻게 프로세스를 같이 갈 것이냐에 집중되어진다면 우리 섬유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바이어들은 "숏납기다, 재고를 가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밴더들이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겠다는 뜻입니다. 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것들도 결국 같은 프로세스를 갖는 것이고 이런 부분은 생산업자보다 의류업체나 바잉오피스에 계신 분들의 역할이 더 커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측면만 보고 가격만 보고 옮겨다닌다면 결국 한국 섬유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사회= 그동안 들어서 잘 아시겠지만 대구에서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사장 자신이 하루종일 연구실에 박혀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계시는 대표적인 기업인이 계십니다.
아무리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해도 전혀 문제없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서광물산의 김대균 사장님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김대균 서광물산(주) 사장=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7~8년 전 일본원사 '제이10'을 수입, 생산했습니다만 원사가격이 너무 비싸 국내 모 원사업체에 개발을 의뢰해 원단생산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막상 개발을 해놓은 뒤 브랜드 가치가 없다보니 가격에 결정적으로 밀려 상품화도 못하고 딴 쪽으로 개발한 적이 있어요.
현재 내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원단 대부분이 일본 원단이나 트렌드, 이태리가 개발한 샘플을 가져와 저희 임의대로 개발한 제품입니다. 지금 내수시장의 판매를 보면 저희들의 물건 품질은 좋은데 브랜드 가치가 낮다보니 가격에 엄청난 저항을 받습니다.
여기에 계신 지점장님들이나 회장님·이사님, 대구에 가시면 정말 좋은 원단이 많이 있습니다. 가격에 밀려서 그렇죠. 예를 들면 '메이드 인 재팬'은 10불짜리라도 거부가 없는데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 4불, 5불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보면 대동소이하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앞서 모 지점장님께서 지적을 하셨습니다만 지금은 시직을 하면 기본 BT 작업 20컬러는 한꺼번에 진행됩니다. 옛날처럼 한 컬러만 하는 것이 아니죠. 저희들은 200야드던 300야드던 오더를 가리지 않습니다만, 대구 모든 회사들 역시 이같은 상황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봉제하시는 분들도 대구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산지의 원단은 정말 좋습니다. 외면하시면 안됩니다.

▲사회= 대구가 이렇게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시고 새롭게 대구를 바라봐 주시길 기대합니다.
경영학 박사이시면서 우리 화섬직물 중견업체 모임인 직물수출협의회 회장을 맞고 계시는 민은기 동성교역 사장님께 마이크를 돌리겠습니다.

▲민은기 동성교역(주)사장= 서광의 김 사장님께서 한국산 화섬직물 품질이 일본이나 다른 선진국 제품보다 좋다고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가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한국의 가격이 중국과 인도네시아 물건에 비해 상당히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화섬직물 속을 들여다보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전 직물업 자체가 노동집약산업이라 해서 인력투입이 많으니까 원가가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시자만 지금 제직공장은 제트룸이 대부분인 완전 자동화 공장입니다. 또 원사 가격은 중국보다 한국이 더 쌉니다. 반면 중국의 전기료는 한국보다 1.5배나 비쌉니다. 따라서 원단 1야드를 만드는데 원가자체가 한국이 약세에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화섬직물 경기가 괜찮았기 때문에 관리비라던지 루즈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예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은 최근 5년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원가가 30~40% 정도 떨어졌어요.
저는 한국과 청도에 제직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원가를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똑같은 재료를 넣고 똑같은 공정을 거쳐 똑같은 물건을 만들었을 때 한국이 원가가 절대 비싼게 아닙니다. 다만 중국의 경우 공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연사를 해야하는데 하지 않는다던지, 감량을 해야되는데 하지 않는다던지, 축률을 많이 줘야 하는데 축률을 주지 않는다던지 이런 공정의 생략 부분 때문에 원가가 싸지는 것이지 똑같은 물건을 만들때는 절대 한국의 원가가 비싼게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을 이해하시면 원단의 품질이 중국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확신할 것입니다.
또 앞으로 중국의 위완화가 올 분기 내로 15% 이상 평가절상될 것으로 봅니다. 이같은 면을 주지하시면 한국 화섬직물 경쟁력은 앞으로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지금 상당히 놀랐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이어가 중국으로 구매선을 돌린 이유가 가격 때문이 아니라 품질 때문이었다는 것과, 한국산 품질이 공신력 없다는 말씀도 지금 듣고보니 공정을 빼먹는건 우리가 아니라 중국인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의 진가를 정확히 아시고 그동안 컨버터 중간 에이전트의 정보에 의존하셨습니다만 이 부분을 참고하셔서 믿고 거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막스앤스팬서·조지아르마니 등으로 직물을 대량공급하고 있는 차별화 전문기업입니다. 해동의 유성열 사장님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성열 (주)해동 사장= 봉제 의류업체의 좋은 의견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서로 실질적인 포인트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것은 견해차이라기 보다는 서로간의 정보의 부재 또는 현업에 있다보니 스펙트럼을 서로가 넓히지 못한데서 오는 의견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봉제시장은 잘 모르지만 의류시장의 경우 유럽과 미국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도 물론 현실적이고 리즈너블한 측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감성에 치중을 많이 하고 이에 대해 가치를 보장해준다면 미국은 코스트 부분 경쟁이 많은 비즈니스 형태로 의류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볼때 컬러나 여러 서비스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그것 없이 우리가 어떻게 코스트를 이겨낼 것이며 중국과 차별화를 어떻게 이룰 것이냐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의류를 수출하시는 분들이 중국 원단구매에 나서는 것은 OEM에 따른 코스트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나쁘면 우리는 설 땅이 없습니다. 저희 원단업계의 서비스나 퀄리티를 우선 믿어보시고 만약 나중에 확인해도 안되면 정말 길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의류업체의 이야기 부분에서 두 가지만 지적 하겠습니다. 첫째는 그쪽에서 가지고 있는 SCM 때문에 정보의 부재라던가 한계, 또는 의류수출업체들의비즈니스가 어느정도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안보신게 아니냐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의류수출업계가 이제는 OEM과 코스트를 넘어 R&D와 마케팅으로 가야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지금 사용하는 소재나 원단들과 폴리에스테르와 니트, 우븐의 차이 또는 천연소재, 합섬의 차이를 살펴보시기를 기대합니다. 한마디로 R&D와 마케팅 단계에서 현재 있는 정보들을 일단 받아들여 보시고 그것을 오히려 R&D나 마케팅에서 크리에이션 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같이 노력을 하는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고정적인 만남은 현재 우리 시스템 속에 다 있습니다. 대구의 PID, 서울의 PIS 등 또는 시즌별로 저희가 기획도 합니다. 업체별, 시즌별로 공집합을 만들어 일단 서로에 대해 알고 모르는 부분은 들여봐 주시길 바랍니다.

▲노순옥 훼더레이티드 지점장= 바이어들은 이렇게 얘기를 해요. 프린트 패턴을 보내달라고 하면 대만에서는 일주일에 한 박스씩 온데요. 인도에서는 일주일에 한 트럭씩 온데요.(웃음) 그런데 우리는 프린트를 모으려고 하면 우선 이게 오픈 프린트인지 아닌지, 쓸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고… 하여간 굉장히 힘들다고 바이어들은 이야기를 해요.

▲유성열 (주)해동 사장= 여기 참석하신 직물업체들 대부분은 유수한 쇼에 2004년에도 나갔었고 2005년 미국의 텍스월드나 화인텍스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유럽 바이어나 다른 바이어들을 위해 마케팅도 합니다. 문제는 시즌 기획 해주면서 국내에 있는 업체들은 왜 안해주나 반성을 요구한다면 그쪽은 우리를 왜 보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반성을 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노순옥 훼더레이티드 지점장= 사실 말이 나온 김에 서울패션위크에서 바이어를 꼭 좀 데리고 와달라고 해 저희가 마침 그 시기에 온 바이어를 데리고 간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도 너무 민망할 정도로 행사가 부실했어요. 나중에 바이어가 나오면서 하는 말이 "It's a joke"라고 하더라구요. 너무너무 볼게 없다는 뜻이죠. 이 바이어는 홍콩 등 여러 곳의 트레이드 페어를 보는 사람이예요.

▲유성열 (주)해동 사장= 만약 그분을 저희한테 데리고 오면 아마 "It's a magic" 이라고 할 것입니다.

▲송항규 K-마트 지점장= 대개 미국 바이어들은 전문 디자인팀들이 포진되어 있는 바잉오피스와 바이어가 사에서부터 패턴, 컬러 거의 다하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리테일러 중에도 디자인하우스가 별도로 있는 곳은 직접 유럽 출입도 하고 자기들 나름대로 컬러, 얀, 원단들을 미리 컬렉션을 해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주죠. 그러나 대게 미국 바이어들과 일반 리테일러들은 그런 기능이 없습니다. 그들의 스타일은 "너 가지고 있는 게 뭐야?", 손가락 하나, 고개 끄떡끄덕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밥상을 다 차려 놓고 가져다가 뭘 드실건지, 그것도 숟가락을 집어서 "입벌리십시오" 해서 떠 넣어줘야 하는 그런 형국입니다.
그래서 디자인하우스가 있는 고급브랜드는 일하기가 굉장히 편합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내 준비만 철저히 해주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거의 "디렉션은 봤지요, 너희는 뭘 원하느냐, 내년 소재는 어떤 것이냐"는 식이어서 사실 너무 막막해요. 저희들도 정말 바이어 입맛에 맞는 것부터 해드려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저부터도 큰 줄기는 아는데 세부사항은 모른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노지점장의 얘기를 이런 이유라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저희는 완전히 중저가 품목임에도 이번에 디자인하우스를 102명 정도 인원으로 오픈했습니다. 패브릭팀 멤버들은 해외를 돌아다니며 원단 개발업체나 원단 메이커들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팀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모를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디자인에 대한 눈은 굉장히 높은데 원가에 미치는 영향을 몰라요. 실제 판매가격은 99불인데 얀 가격은 파운드당 2, 3불짜리를 가져온다구요. 그것도 우리 미국 리테일러들이 공부를 해야할 점 같구요. 그래서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앞으로 바이어가 올 경우 십분 활용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민은기 동성교역(주) 사장= 조금 전 노 지점장님께서 프린트 디자인 얘기를 하셔서 잠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최근 프린트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만 많이 할 때는 미국에만 월간 100만야드를 했어요. 그때는 주로 미국에 있는 컨버터들이 디자인에 대해 공부를 하고, 직접 수입을 해 장사를 했어요. 그런데 장사가 안되니까 중간 채널이 다 없어지고 스토어에서 직접 디자인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도 직접 공급해 줬어요. 그런데 채택된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우리가 아무리 보내줘도 결국은 자기들이 어디에서 사온 걸 쓰더라구요.
걱정하지 마시라는 것은 이런 이유로 중국이나 인도에서 아무리 보내도 절대로 선택되지 않을 겁니다.

▲노순옥 훼더레이티드 지점장= 아니예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프린트는 절대적으로 저희가 못하는 분야인데 대만에서 다 하더라구요.

▲민은기 동성교역(주) 사장= 그러면 디자인 모두 셀렉터 되나요?

▲노순옥 훼더레티드 지점장= 대만에서 보낸걸 골라 써요. 왜냐하면 프린트 디자인은 돈이 많이 드는 것이라 스토어들이 프린트디자인을 직접 안해요. 아니면 직접 사와야 되는데 그것도 돈 든다고 안해요. 보내준 것에서 골라 쓰겠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한국이 프린트를 얼마나 잘하는데 엉뚱한데서 하냐고 물으면 거기서 일주일에 한 박스씩 프린트 패턴이 온대요. 그러면서 한국에서 많이 보내주면 사용할텐데 우리가 보내줄 것이 별로 없더라구요.
사실 고유 브랜드가 없어서 제값을 못 받는다는 말씀들 하시는데 OEM도 OEM이지만 지금은 모든 디자인 인풋이 로컬에서 이루어지는 상황이예요. 요즘 바이어들은 샘플도 안 보내줘요. 우리에게 요구하면 저희가 동대문을 가거나 내수 브랜드 중에서 선택합니다. 무역회사들도 디자이너를 고용해 샘플을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동대문이나 백화점 가서 사오라고 해요. 그래서 바이어와 상담할 때마다 샘플을 수십개씩 사고 있어요.

▲홍성표 최신물산(주) 고문= 우리 디자인 실력 좋아요. 그런데 이는 우리 생각입니다. 바이어에게 필요한 걸 제공해 주면 사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는 것이니까 실력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대만이 잘한다는 것은 미국에 자주 디자인을 보낸다는 것이죠. 고객에 맞춰서 제공하는 것같은데 우리는 "야 이거 예쁘다. 사" 이러니까 안되는 것이죠.

▲사회= 우븐, 합성쪽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편직원단쪽 의견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ITY 싱글스판 개발을 통해 수출에 기여하고 있는 (주)승연무역 김상규 사장께서 한말씀 해주시지요.


▲김상규 사장 (주)승연무역 사장= 오늘 자리는 섬유박람회를 방불케 합니다. 대한민국 섬유대가들을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저는 ITY 싱글스판 원단을 개발, 니트 수출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주옥같은 말씀들을 하셔서 제가 딱히 패션이니 소재니, 경영이니 개발보다는 우리 직원이 저에게 항변했던 말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섬유수출을 대표한다는 기업을 두드리기 위해 우리회사 영업부 직원이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얼굴은 물론 샘플도 보지 않고 그냥 내보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회장님과 사장님 여러 간부들이 계시는데 혹시 내 밑의 직원이 그런 우를 범하고 있지 않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연 학연이 없으면 그냥 내보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속담에 '어느 구름에 비올 줄 모른다'고 했어요. 그렇듯 아무리 보잘것없는 샘플이라도 그 샘플이 앞으로 어떤 기여를 할지 모르지 않습니까. 직원의 너무 지나친 우월감 때문에 시시한 회사에서 샘플을 가져왔다고 보지도 않고 보내는 그런 우를 범하는 직원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내 제품을 최고로 만들자는 것이 주관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20년전 일신방직 제품을 가장 많이 썼습니다 왜냐하면 언제 어느 때 써도 품질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광택이나 실의 질김, 꼬임이 항상 일정해 면방사가 필요하면 언제나 일신방직 것을 사용했어요.
어느 회사 제품을 막론하고 제가 만드는 제품을 최고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최고의 품질을 추구한다면 살아남지 않겠습니까. 싱글스판은 승연무역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어요. 염색공장에 가보면 우리 원단이 없으면 작업이 안된다고 합니다. "원단을 어디서 사와라. 그러면 작업하겠다" 는 등 오히려 염색공장에서 세일즈를 다해줍니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해요.

▲사회= 면방업계는 어떻습니까? 일신방 김웅규 이사님 한 말씀 해주십시오.

▲김웅규 (주)일신방직 이사= 국내 현재 24개 방직회사가 있으나 아마 이익을 내고 있는 업체는 두세개 회사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는 그동안의 안일함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설 투자는 물론 원가절감을 통해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했구요.
조금전 여러분이 말씀하셨지만 저희들도 개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모달을 이용한 것과 화섬을 이용한 쿨맥스 등도 있습니다. 최근 저희 회사에서 KOTITI와 합작, 개발한 복합구조사라는 특이한 원사가 있습니다. 메란지사를 좀더 특이하게 만든 제품이예요. 그 제품을 생산한지 얼마 안됐지만 첫 오더가 홍콩에서 왔어요. 그것도 풀오더 상태였어요. 저희가 바잉오피스를 직접 컨텍해 홍보를 했으면 우리나라 벤더들이 오더를 받고 같이 이익을 낼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텐데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지점잠님들께서 담당바이어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저희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벤더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의 방직산업이 도산을 하듯 염색업체들의 도산도 많습니다. 올해도 많은 염색업체가 채산성 문제로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돼요. 그래서 부탁드린다면 바이어들이 소싱 국가나 업체를 축소하듯 어느정도 업체를 축소시켜 대형화시키면 가격면이나 품질 문제가 해결돼 다시 한국의 섬유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성공단 조성은 빨리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조성이 5,6년 이상 장기화되면 그전에 한국의 인프라 자체가 없어지게 됩니다. 방직이나 편직·염색 모두 없어지고 나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입장이 됩니다. 정부 차원에서 신속한 진행을 통해 한국의 기간산업들이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전종현 JC페니 지점장= 제가 잠시 말씀드릴께요. 과거 미국 바이어들은 옷을 만든는 업체까지 제한했어요. 그런데 요즘 리테일러들은 이윤 창출을 위해 자체적으로 자기 옷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디자인팀들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스스로 디자인 능력을 가진 벤더업체를 찾습니다. 그렇다보니 세아상역이나 일부 큰 회사들의 디자인팀이 전보다 많이 강화됐어요. 게다가 각 리테일러들은 패브릭 소싱팀을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저희도 몇 년 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어요. 김웅규 이사님이 오신다면 제가 100%로 개런티 해드릴게요. 못 만나게 한다던지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저희들도 사활이 달린 문제예요. 좋은 패브릭이 발견이 되면 백만장 짜리가 될지 우리도 모르는 것이거든요. 저희도 항상 새로운 소재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습니다. 그동안 가먼트 업체를 통해서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다이렉트 소싱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저희 지사 원단 소싱 파트는 니트·우븐 합쳐서 55개 정도 업체를 매일 컨텍하고 있습니다.

▲민은기 동성교역(주) 사장= JC페니와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고 지금도 공급하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서울 지점보다는 매뉴팩쳐를 통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 서울지점에 블라우스 소싱 담당자가 계셨습니다만 지금은 담당이 없어졌나요?

▲전종현 JC페니 지점장= 블라우스를 많이 할 때는 한국 쿼터의 33%까지 썼습니다. 한국 646쿼터가 100만타였어요. 그런데 최근 7,8년 사이에 폴리에스터 블라우스 디멘드가 뚝 떨어졌어요. 셔츠 스타일쪽으로 변형이 되서 그렇습니다. 블라우스 쪽을 전혀 안하지는 않으나 국내 생산은 지금 거의 전무한 상태입니다.

▲노순옥 훼더레이티드 지점장= 저희가 원단 소싱을 무역회사에서 하면서 직접 듣는 불평이 있어요. 저희가 원단을 고를 때는 가격을 물어보거든요. 근데 바잉오피스에서 지정한 건 절대로 가격을 안 깍아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무역회사에서 저희에게 부탁을 해요. 가격을 못 맞추니 제발 좀 바잉오피스에서 "이 원단 좋다고 하지 말라 달라"고 합니다.

▲사회= 대구가 회생하는 방법은 제직 기술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소재나 후가공 개발이 관건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섬메이커가 신소재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나 화섬메이커 가운데 효성의 연구소를 제외하고 여건이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소재개발을 위해 연구소 지원과 후가공 기술 개발을 위한 금액에 제한하지 않는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어야 대구가 살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조봉규 (주)효성 전무= 효성의 섬유 생산은 스판덱스의 경우 5만톤에 달하고 인비스타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나일론은 연간 10만톤, 폴리에스터는 18만톤 정도 캐퍼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이어코드는 효성의 캐퍼가 전세계에서 가장 큽니다.
지난해 국내 폴리에스터 1월 생산량은 십만톤에 달했으나 12월에는 7만톤으로 30% 생산이 감소됐습니다. 뿐만아니라 작년 재작년 천문학적인 숫자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향후 작게는 저희 사업, 넓게는 대한민국 전체 섬유업계를 위해 뭘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근본적으로 중국을 피해야한다고 봅니다. 중국과의 가격경쟁은 아예 안돼요. 예를들어 효성 폴리에스터 필라멘트 중국 공장의 경우 중국의 인건비는 12~13만원정도 밖에 안되지만 국내공장은 연봉 4000만원이 넘어요. 근본적으로 경쟁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보다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자는 것이 기본 생각입니다.
지난해 흡한속건사를 3000톤 팔았습니다. 또 요즘 흔히 쓰이는 향균사-세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실-도 작년에 6~700톤 정도 팔았고 자외선 차단이나 난연성소재 등 기능성 소재를 개발, 상품화시키고 있습니다. 기능성 소재는 실제 의류로 생산돼 유통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능성 소재가 인기예요. 한가지 기능성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기능성이 한꺼번에 발현되는 소재 즉, 웰빙충족형 소재로 보시면 됩니다.
이제 R&D를 기본으로 새로운 실을 많이 만들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 일본을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이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원사와 직물 모두 흑자를 냈다고 합니다.
여러 원인이 있으나 그중 하나가 차별화제품 생산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실에도 브랜드를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듀퐁의 라이크라 딱지가 붙으면 원단가격이 보통의 2·3배, 유럽의 난연사 트레베라 딱지가 붙은 원단도 국내 원단가의 두배쯤 됩니다. 원단구매자는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러나 기술적으로 난연성이 높은지 검사하면 효성제품이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브랜드 때문에 인정을 못 받고 있어요.
작년 해외전시회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 비용으로 25억정도 썼습니다. 전세계 전시장에 우리 브랜드를 걸어놓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나섰습니다만 그정도 돈은 굉장히 적은 돈이예요. 시작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브랜드를 알려 다운스트림의 직물이나 편물하시는 분들이 쉽게 장사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대한민국 전체 섬유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꾸준한 R&D와 브랜드 알리는 작업을 힘 닿는데까지 한다는 게 효성의 생각입니다.

▲사회= 어려움 속에서 효성이 투자를 많이 하시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매우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장장 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이 자리에 앉아서 토의를 했습니다. 처음 저희가 토론회를 시도할 때 사실 두려움과 망설임이 교차했습니다. 바쁘신 시간에 오셔서 괜히 소득없이 시간만 보내고 갔다는 후회스런 입장이 되지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만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진지하고 솔직담백한 좋은 말씀, 금과옥조 같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오늘 나온 모든 이야기가 정책에도 반영이 되고 또 한쪽의 일방적인 협조와 양보보다 서로 윈윈전략으로 공동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섬유수출을 위해 헌신적으로 애쓰시는 바잉오피스 지점장님, 정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충격적입니다만 자칫 중국과 인도만 바잉오피스가 남는다는 그런 가상적인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섬유업계가 더 잘해야하고 한국 서울에서 바잉오피스가 더욱 번창하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여러 가지 해주신 말씀 모두 잘 참고하시고 또 앞으로 서로 교류하시면서 정보도 나누십시오. 가급적 분기별로 부담감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자리를 후원해준 섬유산업연합회에 감사드립니다.
윤수영 과장님의 말씀을 듣고 토론회를 마무리 지었으면 합니다.

▲윤수영 산업자원부 섬유패션과장= 고맙습니다. 오늘 A4 용지 17페이지에 걸쳐 많은 사항을 기록했습니다.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개성공단 이야기가 나왔기에 의견을 구하고자 합니다. 시범단지 조성에는 15개 업체가 선정됐으나 그중 섬유업체는 2개업체에 불과했습니다. 본격적으로 1백만평 규모 1차사업이 시행됩니다.
시범단지는 토지공사 기준에 따랐지만 앞으로는 우리입장을 넣을 생각입니다. 5만평 가운데 섬유만 하느냐, 아니면 가죽·가방 같은 봉제형태를 하느냐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봉제 섬유 위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만 추이를 봐가며 결정해 나가겠습니다.
1차 5만평 조성은 1사분기 중 시작됩니다. 문제는 내수업체위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수출업체 병행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수출업체의 경우 미국수출에 따른 쿼터가 문제입니다. 북한에도 미국 쿼터가 있습니다만 미국과 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다음 문제는 관세예요. 미국의 관세는 50~90%에 이르고 패널티 관세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7~10%대, 평균 30~50%가 더 비싸요. 유럽은 특혜관세가 아니라 일반 협정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또 원산지 문제도 있습니다.
이제 1차 사업이 본격화되면 섬유위주로 공단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점은 그렇게 했을 때 참여업체가 내수도 안되고 수출도 뜻한데로 안될 시에 따른 문제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저희에게 많은 의견을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나름대로 혹시 있을지 모를 여러 가지 예기치못한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국제법 쪽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계에서 바라시는 게 있으면 저희가 최대한 반영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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