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섬유 시장에 브랜드 마케팅 각축전이 한창이다. 언필칭 브랜드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다.일반적으로 브랜드 마케팅하면 떠올리는 것은 최종 완제품이다. 그러나 요즘 원사·직물시장에서 브랜드 마케팅이 더 뜨겁다. 중간재에도 얼굴이 있고 이름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제 원사·직물마다 고유의 이름표가 붙어 다닌다. 세계적인 업체일수록 그리고 품질을 바탕으로 연륜을 쌓아온 원사·직물 브랜드일수록 고가로 불티나게 팔린다.엔트란트·심파텍스·고어텍스 등은 대표적인 글로벌 직물 브랜드다. 또 라이크라는 대표적인 원사브랜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외국 브랜드들이다.우리나라에도 이에 못지않은 직물브랜드가 있다. 세계 150개국에서 지명도가 각인된 브랜드다. 바로 '스타텍스'다. 그리고 '스타텍스'는 한국 합섬직물의 자존심으로 불린다.세계 합섬직물시장에서의 등식은 '스타텍스=성안'이다. '스타텍스'는 세계 합섬직물 시장의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라는 뜻이다. 또 한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이기도 하다. '스타텍스'는 성안이 지난 73년 서울에 무역부를 개설하고 합섬직물 수출에 본격 나서면서 근 31년간에 걸쳐 구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한마디로 국내최대 합섬직물 간판기업 성안은 브랜드 투자로 수출시장에서 신화를 창조해온 국내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물론 수출증가에 맞춰 설비투자도 뒤따랐지만 성안의 원동력은 브랜드 투자로 함축된다.주식회사 성안은 올해로 창립 반세기를 넘긴 국내최고 직물 장수기업이다. 반세기전 목직기로 시작해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합섬전문 섬유그룹의 지주회사로 성장했다. 원사메이커 성안합섬을 비롯 진안섬유·한명통상·성안직물·성안염직·한미통상·서진화섬 등은 성안그룹을 구성하는 핵심사업장들이다. 특히 원사→직물→염색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은 성안의 경쟁력을 반석위로 올리는 인프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 명품 '스타텍스' 브랜드가 나부끼는 원동력인 것이다.지난 51년간 합섬직물 산지 대구지역에서 수많은 직물업체들이 영멸생성을 거듭했으나 성안은 성장가도를 치달아 왔다. 성안은 오늘 이순간에도 합섬직물 단일품목에서 경편·환편을 비롯 산업용 섬유사업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시키는 등 끝없는 변신을 통한 무한 성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그리고 자체 브랜드 '스타텍스'는 이를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중국에서 두바이에서 '스타텍스' 카피제품이 범람하는 것도 그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명품을 상징하는 셈이다. 브랜드 파워에 걸맞게 2등 브랜드제품보다 가격이 평균 20%이상 더 비싸다. 성안의 브랜드 투자요체는 1등 품질주의 전략이다. 이를위해 자신에 대한 냉혹한 채찍질을 마다 않았다. '스타텍스'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자체 완벽 검사 시스템은 한치의 착오도 허용치 않는다. 불량품이 없다는 의미다. 경쟁사들이 '스타텍스'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지만 끝내 두손든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자기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채찍질... '스타텍스'는 이같은 장인정신이 녹아있다.그리고 최상 제품생산을 위한 자원투자도 인색함이 없다. 최고 제품생산은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또 클레임처리만큼은 이유를 불문하고 신속한 처리를 최우선으로 삼는대신 원인문제만큼은 분명하게 규명한다. 동일한 원인으로 인력·자원·시간 등 쓸데없는 낭비를 줄이자는 뜻에서다.이와함께 신제품 개발에 대한 부단한 투자다. 대구본사 정예개발인력 10명이 한달에 100건 이상 신제품을 개발해 낸다. 상품화 성공률이 20%수준에 이르는 빼어난 기획력을 발휘하는 시스템이다.1등 품질주의 전략은 합섬직물 글로벌브랜드 대명사 '스타텍스' 탄생 요체다. 그리고 지난 73년 직수출로 전환한 이후 31년간 장기투자가 일구어 낸 결실이다.브랜드인지도 제고는 품질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성안은 그냥 만들면 팔려나가는 8-90년대에도 1등품질 전략을 고수해왔다. 수출주문이 쇄도해 물건이 동이나도 타협생산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성안의 품질 1등주의 전략은 시대가 변하고 시황이 바뀐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장기불황 속에서 중국 등 후발국의 급속한 시장잠식에도 성안이 구축한 품질의 성은 난공불락 그 자체다.바로 가격이 주는 상징성이 이를 반증한다. 사실 성안도 수출외형은 줄었다. 그러나 판매이익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루어내기가 어려운 부분이다.97년 터진 IMF는 성안의 진로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모멘트였다.성안은 97년 사상최고 2억5천만 달러 수출실적과 150억원을 상회하는 순익구조를 과시했다. 일반적으로 정상에 올랐으면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 또 자신은 정상을 지키고 싶어도 주위에서 가만 내버려두지도 않는다.98년 IMF 시작과 함께 한국 PET산업의 경쟁력은 삽시간에 추락의 길로 들어섰다. 성안도 예외가 아니었다.내실위주의 축소지향 전략으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01년 하반기부터 몰아친 수출경기 악화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앞선 구조조정은 외형과 순이익의 급속한 추락으로 나타났다. 2002년 수출 1억800만달러, 이익 30억원 규모로 감소했다. 또 2003년 성안의 합섬직물 수출실적은 1억달러 남짓 하는데 그쳤다. 지난 2,3년간 외형은 피크를 보였던 97년에 비해 60%정도 감소했다.그러나 2002년 30억원 규모로 감소했던 순익은 2003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지난해 수출경기 역시 사상최악 상황을 나타냈지만 외형감소세 중단으로 이어졌고 이에 힘입어 이익규모가 증가세로 전환됐다.뼈를 깎는 자구노력에다 고단가 전략이 적중했다. 그리고 '스타텍스'의 저력도 가세됐다.현재 '스타텍스'가 부착된 원단가격은 기본적으로 2달러가 넘는다. 이같은 고가전략은 수출경기가 본격 악화된 지난 2001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2002년들면서 야드당 1달러 50센트 미만 제품은 아예 오더로 취급도 하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2002년 평균단가는 1달러80센트를 넘어섰고 2003년에는 2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단가로 수출하는데 여념이 없다.합섬직물 수출 업계가 오더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성안은 고가오더만 받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그리고 안정성장도 일궈내고 있다.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박상태 사장은 "좋은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가투입액이 높아야 한다"는게 대전제라고 말했다. 아주 기본적인 생산원리를 실현한 것뿐이라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다.타사에 비해 관리비가 훨씬 많은 이유인 동시에 고가전략을 수행하는 비결 아닌 비결인 셈이다. 박사장은 "안 팔면 그만이지 절대 가격을 깎아주는 경우가 없다"는 지론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성안 '스타텍스' 직물가격 지탱력은 세계곳곳에서 발휘하고 있다. 국산 합섬직물가격이 크게 휘둘리지 않고 그나마 지켜지고 있는 것은 박사장 즉 성안의 고집 때문이다.시황이 나쁘다고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후려쳐도 해외바이어들은 '스타텍스'를 상대로 가격장난질을 않는다. 뿐만 아니라 바이어들은 '스타텍스'가 마진폭이 적다는 것도 감수한다. 대신 절대 손해볼일 없다는 것도 그들의 오랜 경험이다. 그만큼 '스타텍스'의 브랜드 명성을 인정한다는 셈이다."중국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 생산 즉 특화전략이 합섬직물산업의 승부수라고 생각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각사가 역량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시켜 이를 실천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박사장은 "역량있는 합섬직물업계 인사들이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력에 밀리자 너무쉽게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며 애석해 하면서도 결코 길은 없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2천야드 오더를 수행할 수 있는 다품종 소롯트 생산과 이를 조직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체제에서 길을 찾자는 것이다. 부서장에게 권한을 위임하되 책임을 지게해 창의력과 혁신이 넘치는 조직으로 전환해야 특화전략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요소라는 의미다.박사장은 성안을 합섬직물 단일 아이템에서 경편·환편에 이어 산업용섬유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플렉시불 생산체제로 전환하는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있다.물론 이들 생산제품은 '스타텍스'가 뒷받침된다. 이제 '스타텍스'의 명성은 성안의 변신과 성장을 강하게 견인하는 채찍질이다. (전상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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