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섬유산업의 부활방안조환(한국염색기술연구소 소장/공박)1. 머리말대구시가 '밀라노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 중의 하나로, 대구광역시 동구 봉무동 일대 35만여평에 추진하고 있는 '패션 어패럴 밸리'가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산업연구원(KIET)의 부정적인 보고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문화재발굴비용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대구시는 이미 국비 700억원 지원이 완료돼 추진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으나 민자유치에 다소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패션 어패럴 밸리' 추진 난항은 대구시의 장기발전계획의 중요한 한 축인 섬유산업의 진흥·부활에 타격을 입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섬유산업은 대구시의 미래가 달려 있는 가장 큰 산업의 한 축인 만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특히 섬유산업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기본산업인 동시에 문화인으로서 자기표현을 하기 위한 최선의 방편임을 누구나가 다 수긍하는 사실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섬유산업은 인류가 이 지구상에 생존하는 이상 '영원불멸한 산업'이라 단언할 수 있다.2. 섬유산업의 어려움을 쉽게 풀어갈 방안한국의 국민소득은 1만불 전후, 이웃 일본은 2만 5천∼3만불, 섬유선진국인 이태리는 3만불 에 이른다. 일본과 이태리의 섬유산업을 보고 올바르게 잘 배워 실천에 옮기기만 한다면, 우리 섬유산업의 어려움은 너무나도 쉽게 풀릴 문제를 왜 이렇게 어렵게 생각하고 있을까? 국민소득 3만불이나 되는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번영하고 있는 섬유산업을 한국은 왜 쉽게 포기하려고 하는가?한국의 섬유산업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제3의 섬유수출대국의 지위를 자랑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이젠 선진 각국에 있어서의 '어패럴 수출실적' 통계자료에 등재되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이 어려운 처지의 섬유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구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해결한 방안이 결코 없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엄청나게 더 높은 선진 각국들의 섬유산업을 참되게 공부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다시 말해 '선진 섬유산업체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 가장 쉬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또 섬유산업을 현시대의 총아격인 'IT-산업과 접목' 하는 방안을 고안해 내어야 한다. 이 분야의 일부는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한국·대구·경북지역의 섬유산업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등 선진 세계수준으로 실용화되고 있다. 그 실례로 digital textile printing(DTP) 기술을 들 수 있다. 종래의 기술로는 주어진 무늬를 날염하는데 2∼4개월이나 걸리던 상품을 빠르게는 2시간, 늦어도 4시간 이내에 날염해 내는 기술로서, 지금까지 아무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다품종 소량생산' 기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금의 DTP기술을 더욱더 발전시키면 섬유산업의 꽃이라고 일컫는 염색기술에 꿈같은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그리고 분자단위의 차원에서 물질을 다루는 이른바, nano-기술을 섬유산업에 도입하면,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마음대로 색깔을 내는 'Morphotex '와 같은 섬유소재를 제조하는 등 명실상부한 무공해·친환경 섬유산업 전개도 기대된다. 특히 nano-silver(Ag) '향균·방취 가공'으로 질병 전염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여 생활환경을 쾌적하게 할 수 있도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광촉매를 응용하면 세탁을 하지 않고도 언제나 깨끗하게 입을 수 있는 옷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섬유산업 가운데 특히, 섬유가공기술은 일취월장격의 첨단기술 구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창제상품'들이 줄줄이 그 모습을 드러내 섬유산업의 앞날에 장미빛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3. 웰빙시대의 선구자격인 Livos사를 본받자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진화·발달 해 온 사실에는 아무도 반론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에는 인간의 삶을 직접 도와 온 것이 있는가 하면, 인간을 죽음으로 유도하는 물질도 있다. Deutschland Livos사는 일찍이 인간이 꿈꾸는 웰빙소재를 자연에서 구하고 있다. 그들은 과거 동독이라 부르던 넓은 들판에 약초·꽃을 재배하여 꿀벌을 키워 꿀을 얻고 꽃밭의 장관을 자랑하여 관광객을 모아 관광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또 그 꽃·풀을 거두어 BT-기술을 응용하여, 웰빙소재인 향료와 의약 및 '풀물재료'를 얻고 있다. 더 나아가 그 찌꺼기를 원료로 BT-기술을 이용, 메탄가스를 생산해 연료로 또는 연료전지의 연료로 사용하는, 이른바 '무공해 고소득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렇듯 첨단기술과 전통산업인 농업과의 접목은 타의 모범이 되지 않을 수 없다.대구·경북 지역의 환경도 이와 유사하다. 이 고장의 자랑이요 소중한 문화유산인 '동화사 관광' 가는 길목에 꽃길이 조성되어 있고, 팔공산 골짜기에 관광조경이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코앞에 동대구역과 대구비행장이 있어 관광길목으로서는 금상첨화 격이다. 고개 넘어 군위군 들판에 산수유 농원이 조성되고 있고, 의성군 넓은 들판에 홍화 재배단지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의성군은 문익점 선생께서 이 땅에 목화 씨앗을 처음 가져 오셔서 그 씨앗을 손자이신 분께서 의성 땅에 뿌려 재배하셨던, 고려 때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목화의 고장이기도 하다. 바로 대구·경북에 한국 섬유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길쌈의 성지'가 소재하고 있다. 그 가는 길 오는 길 역에 'Livos사'가 엄선·재배하여 큰 소득을 올리고 있는 kamile(들국화의 일종) 꽃 전개를 통해 섬유소재를 최고가상품으로 발전시킬 '웰빙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연다면 대구·경북섬유제품을 소비자들이 스스로 골라 입고 돌아가는 선전의 기회도 제공하게 된다.또 '웰빙소재'를 공업화 할 BT-산업과 연계시켜 농촌 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하고 그 원료에서 얻어지는 귀중한 자원으로 이 고장 섬유산업의 질을 한 차원 높이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길도 트일 것이다. 바로 농업과 공업이,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의 윈-윈 하고 문화·관광사업도 자연스럽게 진흥시킬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 4. 섬유산업의 '경영혁신 모델 벤치마킹' 방안필자는 경영인이 아니다. 그래서 경영에 관한 한 스스로 문외한인 것도 인정한다. 그래도 섬유산업에 종사하시는 전문 경영인 여러분께 몇 마디 진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는 충동을 받는다."어려우시거든 잘 되고 있는 기업을 모델로 삼아 배워야 한다"는 충동 때문에 여러분은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을 모델로 삼고자 희망 하실까? 필자는 일본 'SEIREN사' 추천에 서슴지 않는다. 이 회사는 지난 10여년간 일본의 그 어렵던 불황을 가장 슬기롭게 극복하고 승승장구한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여러분께서는 한마디로 "그 회사의 기술은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필자는 그 회사의 기술을 배우기에 앞서 경영기법을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지금 대구·경북 지역 섬유산업 CEO 여러분께서는 'SEIREN사'의 경영기법을 배워 실천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고를 혁신하지 않고는 받아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여기서 권장하는 경영방침은 생각하기에 따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섬유소재를 생산하는 CEO 여러분 서슴지 마시고 자그마한 옷가게를 내세요." 'SEIREN사'는 일본 전역에 56개의 직영점포를 갖고 장사하고 있다. 이 경영기법은 오늘의 'SEIREN'사를 만들어 낸 원동력이다. '패션 산업은 정보산업'이라는 말은 모두 쉽게 하면서 대구·경북지역 섬유 CEO들은 그 중요한 정보를 남에게 의뢰해 놓고 뒷짐을 지고 있는 격이다. 다시 말하면 섬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외국 바이어에게 맡겨 놓고 장사를 해 왔다. 이는 잘못됐다. 바이어가 가져오는 정보는 빨라도 6개월, 늦으면 1년전 정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SEIREN'사는 이점에 착안, 직영점포로부터 날마다 살아 숨쉬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상품제조에 반영하여 타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이 생산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제품을 'SEIREN사'의 brand name으로 판매하여, 자사(自社)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선전했다. 이 경영기법이 이른바 'SPA(제조 소매업)' 이다.'SPA' 경영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오늘의 대구·경북 섬유산업, 아니 한국 섬유산업을 부활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바로 살아있는 소비자의 트랜드를 정확하게 파악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고, 불량소재를 가장 합리적으로 처리하면서 '자기 고유의 brand name'을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염색산업을 경영하는 CEO들은 이른바, C-단만 발생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SPA' 경영을 받아들이면, C-단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brand name'을 가꾸어 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이득을 얻게 된다.이를 바탕으로 봉제기술 및 봉제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면 대구·경북 섬유산업은 다시 한번 재도약의 기틀을 확고히 할 것으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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