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회현동·충무로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최대 섬유류 비즈니스 타운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섬유 수출메카로 불리면서 크고 작은 섬유류 수출업체가 밀집된 이 지역은 최근 몇 년간 섬유 수출부진 장기화와 함께 비즈니스 기능이 급속히 상실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이 지역을 떠나는 섬유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특히 화섬직물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기능이 빠른 속도로 약화되면서 이 곳을 찾는 바이어들의 발길도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최대 섬유류 비즈니스 타운은 더 이상 수출요람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현재 비즈니스 타운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 섬유류 수출업체들 역시 이 지역을 떠나는 것을 본격 고려하는 등 앞으로 대규모 엑소더스 현상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진다.명동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비즈니스 타운 지각변동은 사무실 규모축소 및 이전, 부도·도산으로 이어지는 업체 퇴출 등으로 요약된다. 화섬직물 수출부진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올들어 대광·서광·한국합섬 등 직물 및 원사메이커를 중심으로 사무실 규모 축소 현상이 몰아친 데 이어 조금이라도 관리비가 싼 빌딩으로 옮기는 현상도 빈번해지고 있다.또 동국합섬·SK케미칼·대하합섬 등 원사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비즈니스 타운이 원사업체가 떠나거나 문을 닫으면서 기능과 역할이 급속히 상실해진 것도 엑소더스 현상의 원인으로 대두됐다. 이와 함께 화섬직물 수출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면서 이 곳을 찾는 바이어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것도 비즈니스 타운을 떠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명동 대연각 빌딩에 입주해 있는 모 섬유업체의 경우 "임대비 등 사무실 운영에 따르는 관리비용은 전국 어느 지역을 비교하더라도 최상 수준인데 반해 수출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새 사무실 이전지역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충무로 조양빌딩에 사무실을 둔 섬유업체들 역시 "한달 내내 바이어 한명 찾지 않는 이곳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친분이 있거나 업무와 연계되는 업체가 이 곳을 떠나면 같이 움직일 생각"이라고 말했다.섬유수출 메카를 떠나는 엑소더스 현상은 최근 한국섬유직물수출입조합이 명동·충무로에 주소를 둔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공문발송 현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조합은 회비독촉과 관련 비즈니스 타운에 사무실을 둔 20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공문을 발송했으나 사무실 이전에 따른 주소변경 등으로 반송분이 50%를 상회한 것으로 밝혔다.조합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주소불명 등으로 공문이 반송되는 경우는 더러 있기는 했으나 올해처럼 50%를 상회하는 경우는 초유의 일이라며 명동을 중심으로 한 섬유 비즈니스 타운 붕괴현상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지적했다.서울 중심부에 형성된 섬유 비즈니스 타운이 섬유수출 장기불황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능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현재 명동·회현동·충무로 일대 건물마다 섬유업체 수 감소 및 사무공간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이 일대 건물관리 관계자들은"올해 섬유업체들의 사무실 이전 및 축소현상이 예년에 비해 급증한 가운데 건물의 공실률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하고"최근 사무실을 이전하겠다며 빌딩관리실에 통고하는 업체 대부분이 섬유업체들"이라고 밝히는 등 국내최대 섬유 비즈니스 타운의 조락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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