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임기만료된 섬유단체장의 후임인선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부분적이나마 유임여부와 후임인선의 윤곽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올 2월 정기 총회를 계기로 임기만료된 굵직굵직한 섬유단체는 중앙과 대구를 합쳐 줄잡아 10여곳에 달해 후임인사를 놓고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임기만료로 임원개선대상이 되는 곳은 섬유업계 수장인 섬산련 회장을 비롯 방직협회, 화섬협회, 의류산업협회, 섬유소재협회 등이며 대구는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3월)와 섬유개발연구원,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3월) 등이다.
먼저 섬산련은 지난 6년간 섬산련 회장을 맡아 헌신적인 자세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해온 박성철 회장의 고사에도 불구, 그의 유임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본지 1월3일자 기사참조) 2월 25일 총회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회장단과 이사진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결론을 내릴 듯.
방직협회는 회장임기가 타 단체와 달리 1년으로 못 박혀 있어 매년 회장선출이라는 진통을 겪어야 하지만 현 김정수 회장이 1년밖에 재임하지 않았고 그동안 방협회장으로서 훌륭하게 지도력을 과시해온 김회장의 유임이 기정사실화 된 듯. 방협은 전문경영인도 회장을 맡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 임기를 1년으로 개정했으나 매년 회장선출을 위한 번거로운 절차를 감안해 올해 총회에서 임기를 다른 단체와 동일하게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듯.
화섬협회는 현 이원호 회장의 임기가 만료돼 유임여부에 관심이 집중. 화섬협회는 전임 이만용 회장 재임시 회장임기 3년을 2년으로 단축시켜 이원호 회장이 연임은 했지만 실제 재임기간은 6년이 아닌 4년에 불과.
중기청 차장과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화려한 경력과 능력 등을 감안할 때 본인으로서는 중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는 산자부가 변수.
전통적으로 화섬협회 상근 책임자는 산자부가 인사를 해왔다는 점에서 산자부가 어떤 낙하산 인사를 할지가 관건. 또 과거와 달리 산자부의 입김이 많이 약화된 화섬협회 회원사들이 산자부의 낙하산인사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변수가 되고 있다.

김운렴 회장 33억 적립, 빈립에도 공로
의류산업협회의 경우 현 김운렴 회장이 연임을 통해 6년간 재임해온 가운데 김 회장이 중임을 완강히 고사하면서 후임 회장을 사실상 내정한 상태.
당초 탁월한 능력과 합리적인 성격에 친화력을 두루 갖춘 이의석 서천무역회장(의류산업협 부회장)이 유력시 됐으나 이 회장이 끝내 손사래를 쳐 능력과 인품이 뛰어나고 수출과 내수를 병행하고 있는 최형로 부회장(톰보이 회장)이 바통을 받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출단체가 격동을 겪으면서 가장 어려움이 큰 가운데 협회 현금유보규모를 퇴직금을 공제하고도 현재 33억원 규모나 적립해놓을 정도로 큰 업적을 남긴 김운렴 회장은 2월 18일로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고문이자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지만 후임 최형로 회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

또 한국패션소재협회도 현 이해옥 회장(두리텍스타일 대표)의 3년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2월23일에 열리게 될 정기총회에서 린넨 전문업체인 한수섬유 임영훈 사장이 바통을 받기도 하고 이미 이사진들이 사전 조율을 끝낸 상태.
패션소재협회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무국 직원 2~3명 정도의 영세단체이었으나 윤영상 상근부회장 취임이후 정부로부터 많은 사업예산을 지원받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올해도 산자부 전체 해외 전시사업중 건수는 10%, 금액은 16%나 배정받는 등 맹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중앙단체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곳은 섬유산지 대구단체장들의 거취문제.
우선 지난 6년간 헌신적으로 일해온 대구섬유업계의 수장격인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민병오 회장의 유임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회장은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며 헌신적으로 협회를 이끌어와 그에 대적할만한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본인은 한사코 중임을 고사하고 있어 변수요인이 있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법무부 산하 지역범죄예방위원회장을 다년간 맡아온데 이어 지난해 말 다시 중임한 점을 감안하면 업계의 유임요청을 뿌리치기 힘들 듯.
만약 민회장이 끝내 고사할 경우 안도상 직련회장과 이지철 섬유개발연구원이사장, 조복제 동성교역회장, 정우영 개발연구원 전임이사장 등 덕망있는 인사들이 거명되기도. 그러나 대구 섬유단체의 핵심리더인 함정웅 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이 민병오 회장의 유임을 전폭 지지하고 있어 중임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

대구 거물들 거취 주목
다만 민회장이 끝내 고사하고 안도상 회장이 후임을 맡을 경우 능력과 지도력이 탁월한 것으로 검증이 된 정우영 회장(제원화섬 회장)의 직련회장 차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정우영 회장이 펄쩍뛰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
이같은 상황에서 대구 섬유업계의 비중이 가장 큰 대구견직물조합측이 차기 섬유산업협회장 선출과정에서 어떤 형태이건 영향력을 행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정우영 전임 이사장의 바통을 받아 3년간 재임해온 이지철 이사장이 연임요구를 거절하고 단임을 고집해 후임을 둘러싸고 대구업계 중진들 사이에 벌써부터 막후에서 조정작업이 진행중.
현재까지 누구라고 딱 집어 거론되는 인사는 없지만 일각에서는 능력과 인격을 겸비한 이지철 이사장이 끝내 연임을 거부할 경우 차제에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자는 여론이 나돌기도. 따라서 젊고 유능한 이사장을 선출하자는 일부 여론이 실현될 경우 성안의 부사장이자 별도법인의 대표이사인 박호생씨가 유력한 인사중의 한사람으로 거명되고 있다.

대구 섬유업계 지도자의 간판스타인 함정웅 대구염색산업관리공단 이사장도 오는 3월이 임기이지만 한마디도 대안부재란 점에서 그의 유임은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비상근이면서도 사실상 아침부터 저녁 퇴근시까지 상근을 생활화하고 있는 함 이사장은 지난 90년대초 폐수방류사건으로 폐쇄직전에 있던 대구염색공단을 맡아 세계적인 전문단지로 키운 탁월한 지도자란 점에서 입주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어 공판과 연구소간 업무지원의 효율성 때문에 향후에도 수년간은 불가피하게 겸직할 수밖에 없지만 후진을 키우기 위해 공단 운영시스템을 부이사장 체제도 과감히 개편할 계획인 듯.
바로 열병합 발전부문과 폐수처리부문, 관리부문 등의 3개분야 부이사장을 두어 해당 부이사장들이 책임관리를 맡도록 권한을 과감히 이양해 만에 하나라도 제기될 수 있는 장기집권(?)의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함이사장은 대구섬유업계는 물론 국내 전체 단체장중 가장 헌신적이고 유능한 단체장으로 정평이 나있어 탁월한 소명의식에 공단입주업체를 모두가 찬사와 갈채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어서 임기에 대한 개념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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